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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말을 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김형수 사무처장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말을 하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김형수 사무처장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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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9월 2일부터 10월 23일까지 광주비엔날레관 일대에서 열린다. 44개국 작가 129명(한국작가 26명)과 74개 기업과 디자이너 작품 132점을 선보인다. 이에 참여 작가 및 작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이 1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번 주제는 노자의 '도덕경' 첫 문구인 '도가도비상도(道可道非常道) 명가명비상명(名可名非常名)'에서 왔다. 이를 재해석해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로 바꿨다.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라는 말은 디자인의 본질이 뭔지 탐구하겠다는 뜻이다.

인적 구성은 김형수 사무처장을 비롯하여 건축가 승효상과 중국설치작가 아이웨이웨이를 공동감독으로 하고 배형민 수석큐레이터를 비롯하여 조민석, 안토니 폰테노(미국), 브렌단 맥게트릭(미국), 김영준, 라몬 프랫(스페인), 비아트리스 갈리리(영국), 최혜정 큐레이터가 실무를 맡는다.

"디자인의 본질 끊임없이 묻기"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대해 설명하는 승효상 총감독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대해 설명하는 승효상 총감독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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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효상 총감독은 주제인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라는 것은 디자인을 한 마디로 규정할 수 없고 그러기에 문명사적 변화를 전제로 디자인의 본질에 대한 끊임없이 묻는 것이다."

또 한 가지 강조하는 것은 확장된 디자인 개념이다. 디자인의 범위와 스펙트럼이 넓게 잡는다. 보는 디자인, 듣는 디자인, 맛보는 디자인, 인문적이고 건축적인 디자인 그리고 일상과 연관성을 가지는 디자인 등을 기치를 내세운다.

그러면서 먼저 '주제 전'이 있고 디자인뿐만 아니라 예술, 건축, 패션 등에서 알려진 혹은 덜 알려진 작가의 '유명(有名)'전과 '무명(無名)'전과 장소와 장소 아닌 것의 관계를 고찰하는 '커뮤니티전', 일제강점기 사라진 광주읍성 위치를 복원하는 '어반 폴리(Urban Folly)'와 광주를 디자인도시로 변화시키는 '비엔날레 시티' 등이 소개되었다. 

그래서 "관객이 이번 전시에 좀 당황하고 혼란을 느낄 수도 있지만 모두 관객들이 디자인에 대해서 새로운 사유를 하게 하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삶의 질을 높이고 범죄율을 낮추는 그런 인간적 디자인이랄까. 서양에서 들어오는 것만 아니라 그곳으로 흘러들어가는, 관객의 참여와 전 과정도 중시해 도록도 행사가 다 끝난 후에 나온다고 한다.

아이웨이웨이 대작 '필드(Field)' 이번에 광주에서 소개

아이웨이웨이 I '필드(Field)' 74×74×11.5cm 2010
 아이웨이웨이 I '필드(Field)' 74×74×11.5cm 2010
ⓒ 광주디자인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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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승효상 총감독은 지난 9일(토) 중국당국에 구금되어 있다가 81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난 아이웨이웨이를 그의 베이징작업실에서 만났단다. 그가 광주에 오기를 열망하나 1년간 외부로 나갈 수 없는 상태라 참가가 어려울 것 같다고 전한다.

다행히 아이웨이웨이의 대작 '필드(Field)'를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 선보인다. 이 작품은 그려 넣은 백자관을 한자 '전(田)'자 형태로 만든 것으로 중국 명나라 초기 청화백자 무늬로 되어 있다. 도자기파이프 유닛형인 이 설치작품은 정육면체 구조로 크기가 74×74×11.5cm인 대형설치작품이다. 2010년 바젤아트페어에 출품되기도 했다.

범죄율 90%까지 낮춘 도시개선 프로젝트

세르지오 파하르도(Sergio Fajardo 콜롬비아) I '도시개선프로젝트' 2003-2011. 메데인 시 전경
 세르지오 파하르도(Sergio Fajardo 콜롬비아) I '도시개선프로젝트' 2003-2011. 메데인 시 전경
ⓒ 광주디자인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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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이번 '유명(有名)'전에서는 수학박사로서 2003-2007년 콜롬비아 메데인 시장을 역임한 세르지오 파하르도(Sergio Fajardo 1956-)의 작품도 소개된다. 그는 시장 재임 시 범죄도시인 메디인을 4년간 도시개선 프로젝트(Urban Reformation)로 폭력과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도시디자인을 해 범죄율을 90%까지 줄였다고 한다.

이 밖에도 프랑스 미테랑국립도서관과 이화여대 학생회관건물을 설계해 우리에게도 친숙한 프랑스 건축가 도미니크 페로(D. Perrault 1953-) 등을 비롯하여 스페인의 후안 헤레로스, 독일의 폴리안 베이겔 등 세계적 건축가들도 참가한다.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장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장면
ⓒ 김형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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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폴리에서 읍성복원과 관련해 알고 싶은데
"[김영준 큐레이터] 도시마다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는데 광주 폴리에서도 마찬가지다. 1910년대 무너진 광주읍성은 지금 도로가 변했기에 복원보다는 장소에 대한 표시작업(marking)에 더 가깝다. 공공미술과는 다르다. 10개의 폴리가 규모는 작지만 광주라는 구체적 도시 속에서 이루어지기에 생각보다 의외의 성과가 나올 수도 있다."

- 소리로 하는 디자인을 언급했는데
"[배형민 수석큐레이터] 통념적으로 디자인하면 예쁜 물건을 만드는 것으로만 생각하는데 음식디자인도 그렇지만 이번 전을 통해 시각만 아니라 촉각, 미각, 후각 등이 디자인에 중요한 매개체임을 알려주고 싶다. 예컨대 '커뮤니티전'에선 전화박스에선 광주의 특유한 소리들 판소리나 광주항쟁목소리가 나오도록 디자인했다. '주제 전'에선 숲의 음향이 디자인되고 중국의 왕펭은 3천년된 고궁에 변하지 않는 소리도 그렇게 장치되었다."

- 페스티벌만이 아닌 비엔날레가 되려면
"[조민석 큐레이터] 산업적인 전시장과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다. 인간적이고 환경적 요인 등을 도입해 도시를 재생시키는 통합하는 디자인개념을 보일 것이다. 따라서 전시선정은 선별적일 수밖에 없다. 한국은 지금 왕성하게 디자인을 생산하고 소비하면서 어느 나라보다 역동적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서구주도적인 것과는 거리를 두면서 멀리 보려 한다."

- 아이웨이웨인는 그동안 뭘 했고 한국에 올 가능성은
"[승효상 감독] 아이웨이웨이는 저보다 나중에 선정되었는데 주제에 대해서 강한 공감을 표시했고 작가선정이나 성격전시 등에 대해서 굉장히 여러 번 만난 논의했다. 특히 '무명전'에서는 그가 관심이 높은 분야라 그가 주도했다. 법적으로 1년간 거주지를 못 옮기게 돼 있어 공식적으로는 참석 못할 것 같다"

"덜 미학적인 것 더 윤리적이다"

질문하는 CBS 김영태기자
 질문하는 CBS 김영태기자
ⓒ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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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트비엔날레와 다른 점은 예산은
"[승효상 감독] 아트와 디자인은 총감독 따라 그 내용이 확 달라질 수 있다. 다만 시설이나 인력에선 기존의 운영체제를 공유할 수 있어 편리하다,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역시 예산(현재 예산 약 46억 정도)이다. 보시면 알겠지만 거론된 작가들 이름값이 대단한데 작품 하나에 포함하여 몇 백만 원에 해결하려니 많은 고통 받는다. 많이 도와주시기 바란다. 앞으로 한 달간 기업과도 접촉하며 열심히 뛰겠다."

- 관객 참여적 차별화전략은 뭔가
"[승효상 감독] 이번에 시민참여프로그램 많다. 예컨대 외부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디자인학교도 있고 관객들이 만드는 디자인신문도 있고 음식을 먹으면서 하는 디자인행사 등 아까 배형민 큐레이터가 언급한 오감을 동원하는 디자인이 많다. 그래서 이번에 책 도록도 전시가 끝나야 나온다. 시의 중간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고 전시 중 변화되는 과정도 담으려 한다. [배 큐레이터(보충설명)] SNS을 통해 시민의견을 바로 피드백 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 전체적으로 간단한 총평을 한다면
"[승효상 감독] 근래에 우리는 물신적인 면이 강하다. 시각적인 집착에도 빠져 있다. 디자인의 본질적 문제에 접근하면서 천박함을 극복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새 지평을 열고자 한다. 눈에 보이는 디자인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디자인을 강조하고 싶다. 이번 주제 또한 아시아적 가치와도 통한다. 최근 외국 비엔날레 주제가 <덜 미학적인 것이 윤리적이다>인데 이와 같은 맥락이다. 미학적 그 이상의 윤리적 관점도 중요하다."

'제4회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두 총감독은 누구인가?

아이웨이웨이 총감독
 아이웨이웨이 총감독
ⓒ 광주디자인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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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웨이웨이 총감독] 아이웨이웨이(艾未未 1957-)는 베이징 출신으로 설치예술가 겸 건축가, 영화제작자, 인권운동가, 독립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동시대 예술가들 가운데 가장 영향력 있고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다. 그는 파격적인 퍼포먼스와 인권운동으로 세계적 명성을 쌓아왔다.

새의 둥지를 본 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인 베이징 국립경기장 예술 컨설턴트를 맡아 스위스의 건축가 헤르초크 & 드 메롱과 협업하여 경기장을 공동설계했다. 1979년 아방가르드 예술단체인 스타즈(Stars)를 결성했으며, 1982년부터 뉴욕에서 행위예술과 기성품을 변형한 개념미술 작품 창작을 하다 1993년 베이징에 복귀했다. 이후 중앙집권체제, 중국문화사, 현대성의 모순(contradictions of modernity) 등에 관한 혁신적 작품 활동에 주력해왔다.

그의 작품은 1999년 제48회 베니스비엔날레, 2002년 중국의 광저우 트리엔날레, 2006년 시드니비엔날레와 2007년 독일 카셀 도큐멘타, 2010년 바젤 아트페어 등에 전시되었다. 최근에는 유니레버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국 테이트 모던에서 수공으로 만든 해바리기씨 1억 개를 바닥에 설치한 개인전으로 최근 주목을 받았다. 저서로는 젊은 예술가들을 다룬 세 권의 책, '검은 표지의 책'(1994), '하얀 표지의 책'(1995), '회색 표지의 책'(1997)이 있다.

승효상 총감독
 승효상 총감독
ⓒ 광주디자인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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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효상 총감독] 승효상 감독(1952-)은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비엔나 공과대학에서 수학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건축가중 한명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현대건축가 1세대로 꼽히는 김수근 문하에서 15년간 일하며 '공간연구소'를 중심으로 활동하던 승효상감독은 1989년 건축사무소 '이로재'를 개설, 현재까지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업으로 수졸당, 수백당, 웰콤시티, 파주 출판도시, 베이징 장성호텔, 아부다비 문화지구 전시관, 콸라룸푸르 복합빌딩 등이 있으며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다.

2008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기획 등 국내외 크고 작은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파주 출판도시 프로젝트에서는 코디네이터로 참여, 건축지침과 마스터플랜을 기획하고 건설을 총지휘했다 2002년 미국건축가협회로부터 '명예 펠로우'(Honorary Fellowship)' 자격을 부여받기도 했다. 그해 건축가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 주관 '올해의 작가'에 선정, '건축가 승효상전'을 갖기도 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자료참고]

덧붙이는 글 | 2011 광주 디자인비엔날레 홈페이지 http://gb.or.kr



태그:#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승효상, #아이웨이웨이, #도가도비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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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중 현대미술을 대중과 다양하게 접촉시키려는 매치메이커. 현대미술과 관련된 전시나 뉴스 취재. 최근에는 백남준 작품세계를 주로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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