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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성당 입구에서 진행된 명동재개발 세입자대책위 발족식.
 명동성당 입구에서 진행된 명동재개발 세입자대책위 발족식.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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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용산', '제2의 두리반'으로 불리는 명동재개발구역에 세입자대책위원회가 정식으로 설립됐다. 8일 오후 '명동구역 세입자대책위원회'(이하 명동대책위)는 서울 중구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정식 발대식을 진행했다.

이 지역 세입자들은 지난달 14일부터 생존권을 요구하며 명동 3구역 '카페 마리'에서 무기한 농성을 벌여왔다. 이날 대책위가 발족함에 따라 명동지역 재개발에 맞선 세입자들의 투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명동 지역의 재개발은 명동과 을지로 일대를 금융허브지역으로 건설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추진되고 있으며 국민은행, 대우건설 등이 참여한 '명동도시환경정비사업 주식회사'가 사업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카페 마리'가 포함된 명동 3구역(4131.7㎡)에 지상 25층 업무용 빌딩을 짓는 내용의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지난 4월 8일과 6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상가 11곳에 대한 명도집행이 이뤄진 가운데, 이 지역은 철거를 시행하려는 업체 측이 고용한 용역과 세입자 간의 충돌이 잦아지는 상황이다.

"세입자 희생 강요하는 막개발 막아야"

명동지역재개발 세입자대책위 발대식에 참석한 세입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명동지역재개발 세입자대책위 발대식에 참석한 세입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최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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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발대식에서 이근혜 명동대책위 위원장은 "이곳에 모인 세입자들은 짧게는 3~4년, 길게는 수십 년 동안 명동의 상권을 발전시켜 온 사람들"이라며 "이제 그 사람들은 자신들이 일궈온 일터에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은 현재 명동4구역에 있는 티베트 전문 음식점 '포탈라'의 주인으로 지난 2008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최근 그의 아버지가 지난 1989년 노점상을 강제 단속하는 노태우 정권에 맞서 분신한 고 이재석 열사인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용산과 두리반에 이어 포이동과 화곡동 등 개발에 내몰린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며 "세입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막개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50여 명의 세입자들은 "명동구역 똘똘뭉쳐 생존권을 쟁취하자!", "함께살자 명동구역 생존권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이날 투쟁결의문을 통해 "우리 명동구역 세입자들은 개발만능 이명박 정권 아래 하루아침에 생존권을 빼앗기고 거리고 나앉게 됐다"며 "명동에서 일하고 주거해온 진짜 주민들은 세입자란 이유로 무참히 쫓겨나는데, 법과 정부는 약자의 권리에 눈을 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설사와 은행 등 투기자본의 이익만 추구하는 막무가내 재개발 사업에 세입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어떠한 보호도 받지 못한다, 어떤 논의도 없이 꼭두새벽 용역깡패를 동원해 강제 철거를 하려 한다"며 "이런 억울한 처지에 있는 세입자들은 단결해 생존권을 보장받는 투쟁에 끝까지 싸워 승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를 마친 이들은 명동일대를 행진한 후 이 위원장이 운영하는 '포탈라' 식당 건물 1층에서 명동대책위 현판식을 가졌다.


태그:#명동, #명동재개발, #명동3구역, #카페마리, #포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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