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챔피언스리그)도 어느덧 4강전과 결승전만을 앞두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샬케 04의 맞대결과 더불어 FC 바르셀로나(이하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 맞대결이 성사되었다. 이 중 맨유와 샬케 04의 맞대결에서는 유럽 무대를 빛낸 최고의 전설들이 맞대결을 갖는다.
그 주인공은 바로 라이언 긱스(맨유)와 라울 곤잘레스(샬케 04)이다. 긱스는 유소년 시절부터 맨유와 함께 한 대표적인 원 클럽 맨으로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스타이자 맨유 황금기의 산 증인이라 할 수 있는 선수이고, 라울은 유소년 시절부터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해 왔던 레알 마드리드의 살아 있는 역사와 같은 선수였다. 하지만 주제 무리뉴 감독 부임과 함께 2년 계약으로 샬케 04로 이적하여 분데스리가에서도 자신의 이름값을 증명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먼저 라울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통산 142경기에 출전해 71골을 기록했다. 출장 경기 수와 득점 모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영광의 역사에 있어 라울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선수이며, 샬케 04에서도 자신의 경험을 살려 4강행을 이끌었다. 긱스도 만만치 않다. 챔피언스리그 통산 132경기에 출전하며 라울, 파울로 말디니에 이어 통산 3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8강전에서도 두 선수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긱스는 8강 1, 2차전을 통틀어 도움 3개를 기록해 맨유가 첼시를 1차전 1-0, 2차전 2-1 승리를 이끌었다. 젊은 긱스는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왼쪽 미드필더로 탁월한 왼발과 스피드를 자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을 변경해 자신의 경험을 녹이고 있다. "비록 스피드는 느려졌지만 두뇌 회전이 빨라지며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했다." 라는 말을 남기며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라울의 활약상도 뛰어나다. 샬케 04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초반에 부진했지만 분위기 반전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챔피언스리그였다. 조별예선부터 라울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고, 발렌시아와의 16강전에서는 귀중한 원정골을 넣었고 8강전에서도 1차전 역전골, 2차전 결승골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4강행을 진두지휘했다. 엘 클라시코에서 통산 15골을 득점하는 등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라울의 클래스가 유감없이 발휘된 무대가 챔피언스리그였다.
이제 두 선수는 피할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다. 맨유는 분데스리가 클럽 징크스와 더불어 레알 마드리드 시절 맨유를 상대로 좋은 활약을 펼쳤던 라울을 막아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으며, 샬케 04는 라울이 갖고 있는 챔피언스리그 경험, 맨유전에 강했던 경험을 팀 전체로 확산시키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라울은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을 앞두고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맨유전 승리에 대한 강한 열망을 피력함과 동시에 긱스와 폴 스콜스 등 맨유의 노장 선수들이 오랫동안 꾸준한 활약을 이어온 점에 대해 높이 평가했고, 37세의 나이에도 꾸준한 활약상을 유지하는 긱스에 대해 특히 높은 평가를 하며 경기 후 그와 셔츠를 교환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
유럽 무대를 빛낸 전설들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승패가 갈리게 되겠지만, 승패를 떠나 유럽 무대를 빛낸 두 전설의 맞대결은 챔피언스리그 역사, 세계 클럽축구의 역사에 있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 더불어, 라울의 희망처럼 두 선수가 셔츠를 교환하며 교감을 나누는 아름다운 장면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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