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모스크바에서 24일 개막되는 '2011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이번 대회 최고의 관심사는 단연 피겨여왕 김연아(21)의 귀환이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1년 넘게 국제대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김연아. 하지만 나석 같던 기다림의 시간은 다이아몬드가 되어 값진 결실을 맺었다. 29일 열리는 2011 ISU 세계피겨선수권 여자 싱글 경기에서 그녀가 환상의 프로그램들과 함께 은반 위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김연아의 2011 새 프로그램 '지젤'(쇼트프로그램)과 '오마주투코리아'(프리스케이팅)는 세계 피겨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김연아는 이 두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예술성과 기술을 한껏 뽐낼 예정이다.

 

김연아는 2분 50초 동안의 지젤 연기를 통해,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종목이 스포츠를 뛰어넘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4분 10여초간 이어지는 오마주투코리아에서는 '동방의 빛'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황홀하게 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연아의 아름다운 갈망은 세계 피겨팬들의 메마른 입술에 '감동'이란 립글로즈를 발라줄 것이다.

 

 김연아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 <지젤>, <2011 ISU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에서 그녀의 연기가 펼쳐진다

김연아 선수의 쇼트 프로그램 <지젤>, <2011 ISU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에서 그녀의 연기가 펼쳐진다 ⓒ 키렌

지난 3월 22일, 31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가진 15분의 연습장면 공개는, 김연아의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짧은 연습이었지만, 은반 위를 활보하는 그녀의 모습은 하나의 선과 같았다. 그 선은 프로그램 내내 이어져, 마침내 예술이 되었다.

 

이제 김연아의 예술적인 연기는 2011 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모스크바에서 꽃을 피울 예정이다. 자신감은 충만하다. 피터 오피가드 코치는 22일 출국 전 기자회견을 통해 "연아의 프로그램은 신선한 충격과 놀라움을 줄 것"이라는 확신에 찬 발언을 했다. 

 

22일 밤 러시아 현지에 입성한 김연아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대회를 준비 중이다. 4월 '모스크바의 봄'과 함께, 피겨여제의 당당한 귀환이 시작되고 있다.

 

피겨여왕 김연아, 예술을 꿈꾸다  

 

'점프만능주의'가 되어가는 최근 세계 피겨의 흐름에서, 예술성까지 겸비한 스케이터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 예술 피겨의 전설 미셸 콴(미국)을 동경했던 어린 소녀 김연아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유명 가요 '거위의 꿈'을 즐겨 부르는 소녀는, 그 노래처럼 '예술'이란 하늘을 훨훨 날고 싶은 꿈이 있었다.

 

세계 주니어 무대에 혜성처럼 나타난 김연아는 은반을 누비는 콴을 보며, 자신도 그런 예술적인 스케이터가 되겠다고 꿈꿨다. 그렇기에 첫 프로그램의 시작(주니어)부터 예술성을 운명같이 받아들였다.

 

돌이켜보면 세계 피겨스케이팅계에서 '어린 김연아'의 존재는 자그마한 나석 하나를 발견한 것과 같았다. 피겨의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피겨 유망주, 그렇기에 기대가 그리 크지도, 높지도 않았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 편견이 깨지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연아 선수의 2011시즌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 <오마주투코리아>

김연아 선수의 2011시즌 프리 스케이팅 프로그램 <오마주투코리아> ⓒ 아를르깽

김연아가 2006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세계 피겨계는 동방의 작은 나라에 '가장 커다란 다이아몬드가 될 원석'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원석은 고된 훈련을 통해 더욱 발전했다. 연습 중에 흘린 땀방울은 그녀를 세계 최고의 피겨스케이터로 빚어냈다.

 

척박한 21세기 피겨계의 '다이아몬드'로 빛난. 김연아에게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우승과 2009 ISU 세계피겨선수권 우승 경력은 '예술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빛나는 팬던트였다. 김연아는 이제,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의 228.56점,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선보인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막바지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번 피겨세계선수권대회에 임하는 그녀의 최대 라이벌은 어느 경쟁자가 아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단 한 명의 경쟁자. 그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과거보다 강해지기 위해, 김연아는 현재를 단련하고 있다.

 

더욱 세련되게, 좀 더 강렬하게, 그리고 끊임없이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추구하고 있는 김연아. 이제 그녀는 그녀 팬들이 애정을 담아 외치는 "올챔퀸연아"("올림픽 챔피언 김연아"의 준말)을 넘어, 오직 자신만이 추구할 수 있는 피겨 여자 싱글의 새 아이덴티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연아는 지금 우상 '미셸 콴'과는 또 다른 영역의 예술의 경지를 개척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피겨사의 한 획에서 '경이적인 예술'로 기억되기 위하여,

 

Key  Point 지젤 (쇼트프로그램)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 <지젤>, 예술적인 연기가 기대된다.

김연아의 쇼트 프로그램 <지젤>, 예술적인 연기가 기대된다. ⓒ 일회용 건전지

2011년. 김연아의 쇼트프로그램 지젤은, 피겨스케이팅이라는 종목에서 '예술'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줄 것이다. 물처럼 자연스러운, 그래서 끊기지 않고 스케이팅 내내 이어진 김연아의 독창적인 지젤 안무는, 유일무이한 라이벌인 자기 자신을 뛰어넘었음을 증명할 것이다.

 

'록산느의 탱고(2006)', '박쥐 서곡(2007)', '죽음의 무도(2008)', '영화 007 메들리(2009)' 등 그동안 김연아가 선보인 쇼트프로그램은 강렬한 이미지와 독창적 안무로 인해 오랫동안 회자되는 생명력을 갖고 있다. 이번 지젤 역시, '불멸의 생명력'을 지닌 프로그램이 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고 있다. 김연아의 완벽 연기는 그 기대감을 현실로 만들 것이다.

 

Key Point 오마주투코리아 (프리스케이팅)

 

 김연아 선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오마주투코리아>, 그녀는 이 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존경을 담았다.

김연아 선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오마주투코리아>, 그녀는 이 프로그램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존경을 담았다. ⓒ 일회용건전지

모든 것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마치, '비밀의 화원'처럼. 하지만 그녀의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음악 '아리랑'은 비밀의 화원으로 통하는 특별한 열쇠를 제공해준다. 아리랑은 한국인들의 애환이 담긴 민요이다. 반만 년의 역사를 이어온 코리아에,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아리랑'은 민족의 애환을 달래줬다.

 

'아리랑'이란 열쇠를 지니고, '오마주투코리아'의 화원으로 들어온다면, 당신 눈앞의 은반에서는 아름답게 빛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 펼쳐질 것이다. 그리고 피겨 퀸 김연아의 환한 미소가 보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대한민국 소셜 매거진 <락킹 코리아>(http://www.roking-korea.com)에 영문으로 번역되어 실립니다.

2011.04.23 14:15 ⓒ 2011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한민국 소셜 매거진 <락킹 코리아>(http://www.roking-korea.com)에 영문으로 번역되어 실립니다.
세계 피겨 선수권 김연아 키렌 아를르깽 일회용건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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