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 인종간의 갈등과 문제를 영화화 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는 <내 이름은 칸> 시사회가 5일 오후 서울의 한 극장에서 국내 주요 종단 성직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교회협) 초청으로 서울 관수동 서울극장에서 열린 시사회에 앞서 교회협 총무 김영주 목사는 인사말을 통해 "요즘 종교 간의 갈등이란 단어가 등장했다. 나로서는 이해를 못하는 단어였다"며 "어느덧 우리사회도 종교 간의 갈등이 화두가 되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어 "다양한 문화가 서로 공존하면서 협력하고 상생하는 것을 찾아갔는데 어쩌다가 종교 문제가 신문지상에 나타나는지 안타깝기 짝이 없다"며 " 이럴 때, 종교 간의 상생을 꿈꾸는 귀한 영화를 만났다. 인류의 공동선을 추구하고 형제 자매를 꿈꾸는 영화를 만났다. 우리가 받을 감동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화 이슬람교 이맘도 "소중한 시간을 만들어주신 교회협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우리가 사회를 이루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 코란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민족을 만들고 부족을 만든 것은 서로가 서로를 알게 하고자 함이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주 목사와 이주화 이맘의 인사말이 끝나고 주요 종단 성직자들은 사회자의 인도로 세계 평화와 종교 간의 평화를 위해서 간단하게 기도시간을 갖기도 했다.

시사회가 끝난 후 이어진 기자회견 자리에서 천주교주교회의 교회일치와 종교간대화위원회 총무 송용민 신부는 영화를 보고 난 후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편견이나 오해로 인해 갈등이 일어난다면 이 땅에 평화를 추구하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종교의 벽을 넘어 인류의 일치를 이루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송 신부 또 "종교인들이 함께 살면서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이 편견의 벽을 넘는 것"이라면서 "영화 속 주인공들이 풍선을 놓고 분노를 버리는 것처럼 (분노와 편견을) 씻어내는 것이 종교인들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계종 문화부장 효탄 스님은 "맡고 있는 직책 때문에 영화시사회 등을 여러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시사회를 관람한 것은 처음"이라고 밝힌 뒤 "갈등이라는 것은 자기 것이 제일 좋다고 생각하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상대방 종교에 대한 꾸준한 이해와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덕 성균관장은 "종교 간의 갈등이나 인종 간의 갈등을 푸는 것은 결국 인간이 본연에 지니고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 <내 이름은 칸>은 이슬람교도라는 이유로 테러리스트로 오해를 받아 고초를 겪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이슬람 남자가 사랑으로 편견을 허문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