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노운 스틸컷

▲ 언노운 스틸컷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언노운>은 최근 액션스타로 부각되고 있는 리암 니슨이 주연을 맡은 영화. <쉰들러 리스트>, <비포 앤 애프터>, <레 미제라블>, <K-19 위도우메이커> 등을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최근 이런 변신이 낯설게 느껴질 것 같다. 물론 <배트맨 비긴즈>의 듀카스 역을 통해 그가 앞으로 어떤 변신을 할 것인지 조금이나마 점칠 수 있었지만, <테이큰>을 통해 완벽한 액션배우로 거듭날 것이라 생각한 팬들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테이큰>은 유럽에서 먼저 개봉하여 흥행성공을 거둔 후, 뒤늦게 북미에서 개봉하여 1억불이 넘는 큰 성공을 거두었다.

최근 <A-특공대>에서도 화끈한 액션을 보여준 리암 니슨이기에, <언노운>에서 중년 아저씨 액션을 보여주는 것이 이제 더 이상 새삼스럽지 않다. 중요한 것은 과연 <언노운>이 <테이큰>과 같이 북미와 전 세계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 하는 문제다. 이 작품은 2000년대  액션영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본>시리즈의 형식을 비슷하게 따라가고 있다. 생각해보면 <테이큰> 역시 <본>시리즈의 변주에 가까웠다. 물론 <테이큰>은 본처럼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노력하고 고뇌하는 부분은 빠져 있었다. 대신 화끈하고 통쾌한 액션으로 관객들을 만족시켰다.

<언노운>은 교통사고 이후 일어난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마틴 해리스(리암 니슨)는 부인 리즈(재뉴어즈 존스)와 함께 베를린에 일이 있어간다. 하지만 베를린에 도착해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그는 72시간 후에 깨어나게 된다.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후 처음 기억상실증 증세가 왔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간다. 그는 학회 연설 때문에 베를린에 온 것이다. 자신과 함께 베를린에 온 아내를 기억해낸 마틴 해리스는 그녀를 찾아간다.

하지만 전혀 생각지 못했던 문제가 생긴다. 당연히 자신을 알아볼 것이라 생각했던 아내 리즈가 전혀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것. 여기에다 아내 옆에서 자신 행세를 하고 다니는 사람까지 있음을 알게 된다. 이렇게 난감한 상황인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위험까지 점점 닥쳐오고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이 마틴 해리스를 습격한 것. 이제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그는 사립 탐정 요르겐(브르노 간츠)을 찾아간다. 그를 통해 지난 72시간 동안 일어난 일들이 과연 무엇인지 밝혀내려고 하는 것.

특별하게 액션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이야기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언노운 스틸컷

▲ 언노운 스틸컷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언노운>은 결국 마틴 해리스가 72시간 동안 일어난 자신의 과거와 사건에 대한 진실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한 액션과 스릴러에서 재미를 주어야한다. 하지만 초반 너무 진지하게 자신의 정체성을 고민한 마틴 해리스의 어두운 부분이 강조되면서 액션이나 스릴러 요소는 현저하게 줄어들어버린다.

물론 과연 무엇 때문에 마틴 해리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에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힘은 있다. 특히 마지막 반전 부분은 영화에 대한 모든 열쇠인 동시에 관객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다 준다. 결말 부분을 모르고 간다면 다들 고개를 끄덕일 만큼 임팩트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반전의 장점들이 빛나기 위해서 다른 요소들인 액션과 스릴러 부분이 확실히뒤를 받쳐주어야 한다. 단지 마틴 해리스에게 일어난 일들을 단편적으로 나열하면서 마지막 반전에 목숨을 건 형태라면 초반부 관객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것이라곤 지루함 외에 없기 때문이다. 초반 왜 그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궁금증을 자아냈다면, 사건의 실체에 접근해가면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액션의 시각적 재미와 가슴 뛰게 만드는 스릴러 요소를 극대화 시켜야 했다.

그런데 <언노운>은 초반부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액션의 묘미가 거의 없다. <본>시리즈 같이 온몸이 무기인 감칠맛 나는 액션이 존재하거나, <테이큰> 같이 용서란 것을 모르는 확실한 성격의 주인공을 통해 쾌감을 주는 액션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포스터를 보고 <테이큰> 같은 액션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 관객들이라면 그 기대치를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결국 <언노운>은 액션 요소를 완전히 배제시키고 영화에서 보여준 마틴 해리스의 무거운 분위기와 사건의 실체가 밝혀지는 마지막 이야기까지 끊기 있게 버틸 수 있는 관객들에게만 즐거움을 주는 영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말은 바꾸어 말하면 초반부와 중반부 기대치를 채워주지 못한 액션과 스릴러 요소 때문에 지루함을 느꼈다면 마지막 반전마저도 큰 장점이 되지 못할 수 있단 의미다.

덧붙이는 글 국내개봉 2011년 2월17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언노운 리암 니슨 무비조이 MOVI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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