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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2번 수집, 속공 농구 위한 물밑작업?'

프로농구 서울 SK의 계속된 2번 포지션 보강이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SK는 현재 중하위권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것이 사실이다. 스타플레이어도 많거니와 계속해서 좋은 선수를 보강했기 때문. 특히 전체 4순위로 신인 변기훈(22·187cm)을 뽑은 것을 비롯 자유계약선수(FA)로 브라이언 킴까지 영입하며 취약포지션으로 꼽혔던 2번 포지션 강화에 온힘을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SK의 2번 수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교육문화회관 거문고홀에서 있었던 '2011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순위로 김선형(184cm·중앙대)을 뽑은 것. 1순위가 걸렸다면 '최대어' 오세근 지명이 유력했겠지만 그 다음 순번으로 밀리게되자 지체 없이 김선형을 호명했다.

3-4번 소화가 모두 가능한 전천후 포워드 최진수와 공수겹장의 3번 함누리가 있었지만 그들의 선택은 가드 김선형이었다.

여기에 대해 팬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오가는 모습이다. "화려한 스타가 많은 팀 특성상 내실 있는 알짜배기를 뽑았다"는 긍정론부터 "포지션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선택 아니냐"는 지적이 팽팽하게 맞서고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선형의 포지션은 2번 슈팅가드다. 김선형이 뛰어난 자질을 갖춘 선수임은 분명하지만 이미 SK에는 브라이언 킴-변기훈이라는 우수한 2번이 둘이나 있다. 변현수가 창원 LG로 트레이드 되지 않았다면 2번 포지션에 4명의 수준급 선수가 몰리는 진풍경까지 벌어질 뻔 했다.

이러한 상황을 놓고 일각에서는 '속공농구를 위한 초석'이라는 분석도 많다. 실제로 신선우 감독은 당장의 성적이 급한 팀 사정상 '미완의 대기'보다는 '즉시전력'을 원했다고 밝힌 바 있다. 장기적인 가능성 측면에서는 최진수 등이 나을지 모르겠지만 노장 주희정이 그나마 기량을 유지하고 있을 때 승부를 보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주희정은 모든 선수가 끊임없이 뛰어다니는 '속공농구'에 특화된 이른바 '런앤건' 전문가다. 전성기였던 안양시절에도 이같은 스타일로 팀을 이끌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바 있다. 신 감독이 시즌 초 외국인 선수를 뛸 수 있는 용병들인 테렌스 레더-마퀸 챈들러 조합으로 구성했던 것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현재의 SK는 주희정 특유의 뛰는 농구를 펼치기에 적합하지 않은 구성이다. 팀내 간판스타들인 방성윤-김민수를 비롯해 대부분의 선수들이 '속공농구'에 제대로 적응을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각각의 스타일은 물론 오랜 기간 동안 정체되어버린 SK의 '무색농구'도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다.

어쨌거나 다음 시즌에라도 SK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높이농구', '수비농구' 등 자신들만의 확실한 색깔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주희정이 존재하는 현재로서는 그를 중심으로 빠른 농구를 펼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빠른 스피드와 탁월한 속공 마무리, 거기에 강력한 수비력까지 갖추고있는 김선형은 '속공농구'에 가장 적합한 선수일지 모른다.

주희정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에는 항상 걸출한 2번이 함께 했다. 삼성 소속으로 뛸 때는 강혁이 있었고 안양시절에는 황진원이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신감독은 '신산'이라는 별명답게 이같은 부분까지 계산에 넣고 김선형을 뽑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과연 김선형은 SK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되어줄 수 있을지, 다음 시즌 나이츠군단의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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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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