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연평도 피폭 현장에서 포탄인 줄 알고 포즈를 취했는데 알고 보니 보온병이었다는 '안상수 보온병 폭탄' 동영상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고 언론사간 공방으로 번졌다.

 

국회 출입 TV카메라기자단은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아일보> 사옥을 방문, 1일자 신문에 실린 '안상수 보온병 폭탄' 관련 기사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문제의 <동아일보> 기사는 "<동아일보> 확인 결과, 당시 현장 안내자들이 포탄이라고 말하자 방송사 카메라 기자들이 안 대표에게 '들고 포즈를 취해 달라'고 요청해 촬영한 것인데도 방송사들은 그런 설명없이 방영한 것으로 밝혀졌다"며 한나라당 관계자를 인용해 "방송 기자들이 자신들의 요청으로 '그림'을 '연출' 하다가 빚어진 실수인데 전후 과정을 밝히지 않은 채 방영한 것은 방송윤리 상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안 대표가 보온병을 집어 든 것은 취재진의 연출에 의한 것'이라면서 방송윤리 위배를 언급한 이 보도에 대해 해당 장면을 촬영한 기자가 속해 있는 국회 출입 TV카메라기자단이 자체적으로 진상을 파악, 정면으로 대응한 것.

 

'돌발영상' 촬영 기자 "포즈 요구한 적 없다, 불러서 가니 '이게 폭탄'"

 

당시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연평도 방문에 동행, YTN '돌발영상'에 쓰인 화면을 촬영한 YTN 소속 기자는 "나는 안상수 대표에게 포즈를 요구한 적이 없고, 같이 취재하던 타사 기자도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기자에 따르면, 당시는 피폭 당한 연평도에 대한 언론사 취재가 최초였기 때문에 안 대표의 방문 장면을 취재하는 틈틈이 뉴스 화면으로 사용할 현장 스케치 화면도 촬영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문제의 '보온병 폭탄' 장면 촬영 직전 해당 기자는 집 지붕에 올라가 포탄에 완파된 민가를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부감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

 

안 대표 일행은 폐허를 촬영 중이던 기자를 불렀고 해당 기자가 방문단이 부른 곳으로 가니 안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 밑에 있던 보온병을 들며 "이게 포탄입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해당 기자가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안 대표가 포즈를 잡고 말을 해버렸고, 기자는 카메라의 녹화 버튼을 누르고 난 뒤 먼저 자리를 잡은 <문화일보> 사진 기자를 피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해당 기자는 "촬영 기자가 안 대표에게 포즈를 요구했다면 촬영 위치가 잡힌 다음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촬영 원본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에게) 포즈를 취해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도 (<동아일보>가) '연출영상'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 상황을 내 잘못으로 돌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국회 TV카메라기자단·YTN "조작 없다, 정정보도 하라"

 

국회 TV카메라기자단의 간사를 맡고 있는 김찬모 SBS 기자는 "(<동아일보>가) 사실 확인도 없이 비판기사를 써서 전국의 카메라기자들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시청자들에게도 나쁜 이미지를 준 것"이라며 "끝까지 정정보도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간사는 "촬영된 영상 원본을 보니, YTN 기자가 다른 곳을 취재하고 있다가 안상수 대표가 포탄을 들 때 촬영을 시작한 것이 맞다"며 "현장음을 들어봐도 '포즈를 취해 달라'는 얘기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누가 보더라도 그런 요청 없이 곧바로 촬영된 영상이란 걸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YTN도 '연출영상'으로 보도한 언론에 대한 법적대응 방침을 밝히는 보도자료를 냈다. YTN은 "돌발영상의 '보온병 폭탄' 보도와 관련해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방송사 카메라기자들의 연출요청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YTN은 지난 24일 연평도 촬영·취재 과정에서 '연출'을 요청하거나 이후 편집과정에서 방송화면을 '조작'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YTN은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무책임한 일부 언론과 매체 등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구하며 법적 대응을 포함해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원인 제공자' 한나라당 "처음 해명과 달라진 것 없다"

 

그러나 이번 공방의 '원인제공자'로 볼 수 있는 한나라당은 이번 언론사간 공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안형환 대변인은 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한나라당의 최초 해명이 잘못됐던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기존에 했던 해명과 달라진 게 없다. (처음 해명 당시) 과장을 했다거나 하는 것 없이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안 대변인은 하루 전 YTN의 '안상수 보온병 폭탄' 동영상이 촬영된 경위에 대해 "우리를 안내했던 주민들 중 한 분이 안 대표에게 '이게 폭탄입니다'라고 설명을 했고, 동행한 방송 카메라 기자가 안 대표에게 '그걸(보온병) 들고 설명해주세요'해서 안 대표가 '폭탄입니다'라는 말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안 대표도 이날 오전 트위터에 '연평도 간 안상수, 보온병 보고 "포탄" 알고보니 방송사 연출 영상"이라는 해당 <동아일보> 기사 제목과 함께 링크를 걸어두기도 했다.


태그:#TV카메라 기자단, #YTN, #돌발영상, #안상수, #연평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