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대승 소식을 자랑하고 있는 구단 누리집(fcbarcelona.com) 첫 화면

바르셀로나의 대승 소식을 자랑하고 있는 구단 누리집(fcbarcelona.com) 첫 화면 ⓒ FC 바르셀로나


이미 승부가 결정난 것이나 다름 없는 후반전 중반, 점수판은 이미 4-0이었다. 이니에스타-부스케츠-샤비로 이어지는 공이 그들의 발 앞쪽이나 안쪽으로만 처리되는 것이 아니었다. 이를 빼앗기 위해 따라붙는 흰옷의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약이 오를 정도로 현란한 발 기술 아래 짧고 정교한 패스가 계속되고 있었다. 이 몇 장면만으로도 안방 팀 FC 바르셀로나의 완승이었다.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FC 바르셀로나는 우리 시각으로 11월 마지막 날 바르셀로나에 있는 에스타디오 캄프 누에서 벌어진 2010-2011 스페니시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 CF와의 맞수 대결(엘 클라시코)에서 리오넬 메시, 다비드, 비야, 샤비 등 핵심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5-0의 완승을 거두고 다시 리그 선두 자리(34점, 11승 1무 1패)에 올랐다.

드리블과 패스 그리고 공간 활용의 수준 차이

축구장에서 승리의 요건은 여러가지가 있다. 선수 개인으로 보면 무엇보다도 기본기가 잘 갖추어져 있어야 하고 90분 동안 필요한 곳에서 빠르고 성실하게 뛰어다닐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팀으로서는 상황에 따라 바뀌는 축구의 특성을 고려하여 임기응변에 능하도록 부분 전술을 충분히 준비해두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공간 이해력이다. 아무리 안방 경기라 해도 긴장감 넘치는 맞수 대결에서 5-0의 완승을 차지한다는 것은 선수들의 공간 이해력에서 큰 차이를 드러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바르셀로나 특유의 점유율 높은 경기 장악 능력은 이 경기에서도 변함없이 빛났다. 바르셀로나 67%, 레알 마드리드 33%'라는 볼 점유율 결과만 놓고도 무리뉴 감독의 입은 무거워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드리블러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정확한 공 배급 능력을 갖춘 미드필더 사비 알론소, 남아공 월드컵에서 떠오른 별 메수트 외질, 왼발의 달인 앙헬 디 마리아에 이르기까지 맞수 레알 마드리드에도 내로라하는 선수가 즐비했지만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효율적인 공간 배분에 따른 패스와 드리블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골은 골대로 먹고, 화는 화대로 나고

경기 시작 10분만에 이니에스타와 샤비 에르난데스의 합작으로 선취골이자 이 경기의 결승골이 터졌다. 미드필더 둘이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을 농락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8분 뒤에 추가골이 나왔다. 이 골 장면에서도 바르셀로나가 노리고 준비한 것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는 것이었다.

안방 팀의 과르디올라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 수비수들(마르셀루, 라모스)이 공격 가담에 지나치게 욕심을 내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전술적으로 주문하여 성공을 거둔 것이었다.

사실 바르셀로나에게는 타깃형 스트라이커가 필요 없을 정도로 바닥에 깔리는 짧은 패스가 완벽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명목상 '다비드 비야-리오넬 메시-페드로'가 쓰리 톱 형태로 움직였지만 그들은 뒤를 받치는 세 명의 미드필더와 그 역할면에서 다를 것이 없었다. 그만큼 공간의 효율적 활용은 축구장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었다.

그들은 공격만 잘 이끌어낸 것이 아니라 공의 소유권이 넘어갔을 때에도 공격시와 다를 것 없이 효율적으로 공간을 점유하며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을 압박하여 다시 공을 자신들의 발 아래에 두었다.

여기서 더 중요한 것은 공간을 볼 줄 아는 시선을 자기 동료들의 움직임에만 국한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상대 수비수들이 비워둔 공간에 어김없이 침투하며 그 쪽으로 공을 전개시키는 드리블과 패스 능력에서 한 수 위의 수준을 드러낸 것이었다. 여기서 후반전 쐐기골들이 쏟아져 나왔다.

55분, 어김없이 공은 리오넬 메시의 왼발 끝에서 놀고 있었다. 상대 미드필더와 수비수들이 번갈아 달려들며 강한 몸싸움을 걸어왔지만 메시의 기술력은 이미 그들을 넘어선 지 오래였다. 이렇게 상대 선수들의 눈을 메시가 홀려놓을 동안 단짝 골잡이 다비드 비야는 날카롭게 빈 곳을 파고들었다. 이렇게 불과 3분 간격으로 두 선수는 두 골을 몰아넣었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약이 오르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나치게 약이 오른 나머지 거친 반칙이 난무했고 노란딱지도 숱하게 나왔다. 결국, 후반전 추가 시간에 수비수 라모스는 메시에게 발길질한 것도 모자라 푸욜에게 손찌검까지 하는 추태를 보이며 경기장에서 쫓겨나고 말았다. 경기 내용은 물론 매너에서도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덧붙이는 글 ※ 2010-2011 스페니시 프리메라리가 결과, 11월 30일 새벽 5시 캄프 누

★ FC 바르셀로나 5-0 레알 마드리드 CF [득점 : 샤비 에르난데스(10분,도움-이니에스타), 페드로(18분), 다비드 비야(55분,도움-리오넬 메시), 다비드 비야(57분,도움-리오넬 메시), 예프렌(90+1분,도움-보얀)]

◎ 바르셀로나 선수들
FW : 다비드 비야(76분↔보얀 키르키츠), 리오넬 메시, 페드로(87분↔예프렌)
MF :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르히오 부스케츠, 샤비 에르난데스(87분↔세이두 케이타)
DF : 에릭 아비달, 카를레스 푸욜, 헤라르드 피케, 다니엘 아우베스
GK : 빅토르 발데스

◎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FW : 카림 벤제마
MF : 디 마리아, 사비 알론소, 메수트 외질(46분↔라사나 디아라), 사미 케디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DF : 마르셀루(60분↔아르벨로아), 히카르두 카르발류, 페페, 세르히오 라모스(90+3분-퇴장)
GK : 이케르 가시야스
엘 클라시코 다비드 비야 리오넬 메시 엘 클라시코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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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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