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너먼트 스틸컷

▲ 토너먼트 스틸컷 ⓒ ㈜ 코리아 스크린

<토너먼트>는 영국에서 제작된 액션영화다. 이 작품은 자국에서는 액션대작일 수 있지만, 할리우드 액션영화에 눈높이가 맞추어진 한국관객들에게는 영락없는 B급 액션영화라고 할 수 있다. 작품에서 보여준 액션 장면이나 이야기 전개 역시 이런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할리우드 액션영화에서 보여준 첨단특수효과가 가미된 세련된 액션 장면과 엄청난 물량공세로 일관하는 액션 장면 등을 기대한 관객들이라면 그런 희망은 접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액션영화로서 아주 떨어지는 작품이냐 물어보면 꼭 그렇지도 않기 때문에 <토너먼트>는 평가할 때 고민이 된다.

 

이야기 구조는 이 작품이 액션영화임을 확실히 하고 있다. <토너먼트>에서 주 무대가 되는 것은 최고의 킬러를 가리는 대회다. 무려 천만 달러란 엄청난 상금을 놓고 서로 죽이는 게임에 참여한다. 킬러들이 주인공인 만큼 사람 죽이는 데 일가견하는 사람들이란 것을 감안하면 이 작품이 어떤 형태로 흘러갈 것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액션으로 일관한다.

 

이런 킬러들의 대회에 운 없게도 대회참가자 한 명이 몰래 빼낸 추적 장치를 커피와 함께 마신 신부 맥어보이(로버트 칼라일)가 있다. 운이 없다지만 목숨까지 걸리게 될 줄은 신부 자신도 몰랐다. 분명 신부는 킬러가 아니지만 자신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 죽을 뚱 살 뚱 현란한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게 된다. 이 작품은 의외의 인물이 끼어든 킬러들의 토너먼트 대회를 통해 처음 관객들의 호기심을 유발 시키고 있는 것이다.

 

영화는 B급 액션영화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공식들이 등장한다. 끊임없는 살육전과 피 튀기는 장면, 세련된 액션보다는 80~90년대 봤을 법한 몸으로 때우는 액션까지 러닝타임 내내 계속된다. 무작정 죽이고 싸우면서 엄청난 화력을 내뿜는 총질을 좋아한다면 이 작품은 분명 만족스러운 구석이 있다. B급 액션영화 범주 안에 놓고 판단하자면 분명 볼 만하단 평가도 가능하다. 하지만 역시나 이 작품에 문제점은 있다.

 

아무리 스토리가 없다지만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토너먼트 스틸컷

▲ 토너먼트 스틸컷 ⓒ ㈜ 코리아 스크린

<토너먼트>는 전 대회 우승자인 조슈아 할로우(빙 라메스)가 자신의 아내를 죽인 킬러를 찾기 위해서 이 대회에 참가한 것과 신앙에 대해 확신이 없는 주인공 신부 맥어보이 등을 통해 개인에게 약간의 당위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양념에도 속하지 않을 정도다. 달리 이야기하면 영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모두 소모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대회에 참가한 사람들이 보여주는 것은 서로를 죽이기 위한 총질과 칼질뿐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이 줄기차게 계속 나온다. 캐릭터에게 집어넣었던 약간의 양념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아무런 의미도 없게 되고 만다. 이쯤 되면 정말 이 영화에 스토리가 아무것도 없단 소리가 저절로 나올 법하다. 액션영화에 스토리가 없는 것쯤은 참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이건 약간 정도가 심한 것 같다.

 

하지만 액션영화 즐기는 관객들이라면 아주 좋은 영화는 아니라고 해도 B급 액션영화 치고는 볼 만하단 평가를 내릴 가능성도 분명 있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처음부터 끝까지 여러 가지 액션장면들과 피 튀기는 장면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렇게 우직하게 연출을 밀어붙였다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좋은 평가를 내릴 가능성을 열어두게 되는 것이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영화가 되는 것보다 오히려 그냥 막무가내 액션이라도 속 시원하게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토너먼트>는 한 가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액션영화 좋아하지 않는 관객들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앉아 있기 쉽지 않은 영화란 점이다. 스토리가 적절히 가미된 세련된 액션영화를 찾는 관객들이라면 피해가는 것이 좋단 의미가 될 것 같다. 하지만 무작정 액션을 즐기는 관개들이라면 이 작품은 B급 액션영화 범주 안에서 충분한 만족감을 준다. 최근 들어 이렇게 태생에 충실하게 액션만 보여주는 영화 보기도 힘든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국내개봉 2010년 9월2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0.09.06 13:22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국내개봉 2010년 9월2일

이기사는 영화리뷰전문사이트 무비조이(http://www.moviejo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토너먼트 무비조이 MOVIE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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