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나와라!'

 

'무적함대' 스페인이 '전차군단' 독일을 꺾고 자신들의 축구 역사를 새로 썼다. 8일 새벽(한국시간) 더반 모세드 마비다 경기장에서 펼쳐진 '2010 FIFA 남아공 월드컵' 4강전에서 카를레스 푸욜(32·FC 바르셀로나)의 그림 같은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독일을 1-0으로 꺾고 결승전에 진출한 것. 스페인이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결승전에 올라가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독일의 근소한 우세가 예상되던 분위기였다. 그동안 월드컵에서 보여온 행보를 떠나서라도 독일의 상승세가 워낙 대단했기 때문. 독일은 준결승까지 올라오는 과정에서 잉글랜드(4:1)-아르헨티나(4:0)를 연파하며 그 기세가 하늘을 찔렀던데 반해 스페인은 포르투칼과 파라과이를 상대로 각각 1-0으로 힘겹게 승리를 거두고 어렵사리 4강에 진출했다.

 

 스페인은 16강-8강전과 달리 독일을 맞아 '정교한 패스'와 '높은 볼 점유율'이라는 자신들의 장점을 확실하게 살렸다.

스페인은 16강-8강전과 달리 독일을 맞아 '정교한 패스'와 '높은 볼 점유율'이라는 자신들의 장점을 확실하게 살렸다. ⓒ 국제축구연맹

하지만 사상 첫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는 스페인의 투지는 엄청났다. 경기 초반부터 매섭게 독일을 몰아붙이며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거침없는 파상공세를 펼쳤던 것. 이러한 '무적함대'의 패기에 독일은 결국 '녹슨 전차군단'으로 전락하며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스페인은 16강-8강전과 달리 독일을 맞아 '정교한 패스'와 '높은 볼 점유율'이라는 자신들의 장점을 확실하게 살렸다.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스페인은 좁은 공간에서의 날카로운 패스를 바탕으로 자신들이 주도권을 잡아갈 때 제대로 된 위력을 발휘하는 팀이다.

 

때문에 그들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중원에서부터의 강한 압박을 바탕으로 패스 길을 사전에 차단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8강전 상대인 파라과이가 전력상 열세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을 벼랑끝까지 몰았던 비결이기도하다.

 

'전천후 테크니션' 토마스 뮐러(21·FC 바이에른 뮌헨)의 공백 때문이었을까, 독일은 지금까지의 경기들과 달리 스페인을 맞아 '선수비-후역습' 전략을 들고 나왔다. 공격의 한축이 빠져버린 상황에서 화력이 좋은 스페인을 상대로 '맞불작전'은 위험하다는 판단을 내렸던 것.

 

하지만 이는 결국 스페인의 분위기를 잔뜩 끌어올리는 악수로 작용하고 말았다. 초반부터 패스 게임이 원활하게 돌아간 스페인은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이 상승하는 모습이었고 반대로 독일은 스스로 밸런스를 잃어버리며 자멸했다.

 

스페인은 공격 위주의 플레이를 하면서도 결코 수비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 이전까지 치렀던 5경기에서 불과 2골밖에 허용하지 않은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페인의 수비 조직력은 상당한 편이다. 그들은 공간을 좁게 쓴 채 미들필드진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독일의 패스루트를 사전에 차단했다.

 

슈바인슈타이거(26·FC 바이에른 뮌헨)-자미 케디라(23·VfB 슈투트가르트)-메수트 외질(22·SV 베르더 브레멘)등이 공을 잡으면 순식간에 2~3명이 에워싸며 공격진으로 공이 넘어가는 것을 최소화시켰다. 미로슬라프 클로제(32·FC 바이에른 뮌헨) 역시 자신에게 좀처럼 공이 전달되지 않자 이전 경기들처럼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과연 스페인은 독일을 물리친 상승세를 몰아 다음 상대인 네덜란드마저 격침시키고 길고 긴 '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지, 돛대를 높게 세운 '무적함대'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스페인과 네덜란드의 결승전은 12일 새벽 3시 30분에 펼쳐질 예정이다.

2010.07.08 08:30 ⓒ 2010 OhmyNews
스페인 결승진출 남아공 월드컵 무너진 전차군단 독일 무적함대 월드컵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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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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