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학급 아이들에게 투표 참여를 권하는 두 번째 가정통신문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6월 2일은 학교에 나오지 않고 가족과 함께 투표소를 참관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자 우리 반 똑똑이가 손을 번쩍 들고 질문을 던졌다.

'선거일은 광복절과 같이 국경일이라 쉬는 건가요?'

국경일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한 법정공휴일이라고 답했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 제 2조에 따르면 국경일은 삼일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 등이다. 또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이 정한 법정공휴일은 국경일과 일요일, 신정, 설날연휴, 석탄일, 어린이날, 현충일, 추석 연휴, 성탄절, 그리고 보궐선거를 제외한 각종 선거투표일 등이다. 한글날은 국경일이지만 공휴일은 아니다.

 

아이들과 이번 제5회 전국 지방 동시선거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지방선거일이야말로 국경일과 맞먹는 축제의 날이라고 강조했다.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 수많은 고난을 겪으면서 지켜온 민주주의에 이은 '지방자치'는 선진 국가를 인정하는 꽃이요 열매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꽃 피운 '지방자치'가 투표율 때문에 자칫 시들어 버릴까 모두가 걱정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나 많은 시민 단체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투표율이 60%를 넘지 않을 것 같다고 하니 순국 선열은 물론 후손들에게 면목이 없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권리이자 의무라고 가르쳤다.

 

권리이기 때문에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자유이지만 의무이기 때문에 반드시 투표를 해야만 우리 사회가 더욱 튼튼해 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투표를 못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어려워진 경제 사정으로 하루가 아쉬운 일터에 얽매여야 하고, 또 후보를 몰라 찍을 사람이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건강한 민주주의 국가를 물려주어야 하는 후손들에게 너무 창피한 핑계이다. 새벽 운동시간이나 식사, 휴식시간에 30분만 시간을 내면 충분하다. 후보들에 대해선 가정으로 배달되는 선거 공보물에 담긴 공약과 의지만 가지고도 비교가 가능하다.

 

지방선거에 관심이 없거나 지방자치가 빨리 정착되지 못한 데는 후보들에게도 이유가 있다.

 

선거운동 할 때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90도로 인사를 하다가도 뽑히고 나면 검은 양복 입고 목에 힘을 주고 문턱도 높아진다. 중앙정치도 마찬가지이지만 지방자치는 더더욱 봉사하는 마음으로 나서야 한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이웃의 어려움을 살폈던 그런 살가운 후보들이 없었기에 유권자들이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임을 강조하며 오직 백성을 하늘처럼 섬겼던 정약용 선생이나 정조 대왕의 깊은 뜻을 많은 후보들은 명심해야 한다. 비록 최고의 후보가 없다 하더라도 최상의 후보를 선택하면 된다. 모든 가정에서 소중한 한 표를 버리지 않는 모범을 자녀들에게 보여주길 기대한다. 끝으로 정조 대왕이 옥새와 함께 사인으로 사용한 호에 담긴 소망이 오는 6월 2일 축제에도 넘쳐나길 기원한다.

 

"나의 덕이 만백성에게 고루 미치기를 바란다.(萬川明月主人翁)"


태그:#62지방선거, #정조대왕, #정약용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