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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어떤 게임을 좋아하시나요? 혹시 오래된 게임 테트리스를 기억하시나요? 이 글에서 굳이 플로피 디스크 몇 장의 흑백모니터로 시작된 대한민국의 게임이 진화되는 역사를 보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하철,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핸드폰으로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과 유흥가 인근에서는 술이 거나하게 취한 이들이 "우리 게임 한판 하고 가지?"라고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 수많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집합체이자 온갖 사회적 이슈의 집합체가 된 PC방의 현실을 생각해보려 합니다. 

우선 이름부터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게임방이라 낮춰서 불리거나 성인게임방으로 매도되는 듯도 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거의 99% 이상 쓰고 있는 운영체제, 바로 그 회사의 판촉프로모션 때에 그 용어가 게임방으로 표기했다가 PC방 사장들의 원성을 듣고 PC방으로 모두 정정하느라 포스터를 폐기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 PC방. 과연 사회의 온갖 좋은 관심, 나쁜 관심의 상징처럼 되어버렸지만 그로 인해 대한민국 게임 콘텐츠 시장의 급성장과 세계진출을 통한 거대 글로벌기업이 탄생되었고, 어쩌면 입시와 시험, 끊임없는 학원수업, 과외 등 공부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청소년에게는 잠시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도 제공한 역할도 있습니다.

하지만 온갖 사회적 범죄자들의 은신처처럼 되어버리고 게임중독으로 죽어가는 영혼을 정부가 구제하겠노라고 온갖 규제와 별의별 법규와 시행령으로 막겠다고도 합니다. 올해도 연초부터 예년과 다를 바 없이 지상파 방송에서 단골메뉴 또는 자료화면으로 항상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 곳을 운영하는 실제 PC방 사업주의 삶은 어떨까요? 온라인게임과금, 임대료, 전기료 내고 시간제 직원(이른바 알바라 부르는) 및 직원 급여 주고 나면 내 인건비는 얼마나 있을까를 고민하고, 난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고민한다고 합니다. 밤새 일하고 종일 아니 1년 내내 꼼짝 못하고 일하는 자신만의 섬에 갖혀 있어 하소연의 목소리는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PC방 내 손님에게 조리된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증빙사진이나 영상 등으로 신고하면 포상을 받게 되는 이른바 식파라치로 인해 최대 3백만원 과태료를 부과받은 사업주도 있습니다. 올 봄 대통령령으로 통과된 법령에 따라 내년에는 화재보험의무가입도 예정되어 있습니다. 주위를 둘러싼 환경은 최악의 나락으로 떨어져가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개별 사업주가 해결하거나 방어, 하소연하기 어려워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있음에도 그 단체는 지난 3월말 새로운 임원진 및 회장 선거를 치렀음에도 이상하리만큼 조용합니다. 그저 공문 몇 가지와 누구나 그 정도로 말할수 있는 수준의 공지만 인터넷상에 있을 뿐입니다. 과연 흩어져 있고 개인적으로 꼼짝 못하는 우리네 이웃 PC방 사장님들과 그들의 삶의 터전은 어떻게 되어갈까요?

사업주는 부푼 마음을 갖고 창업하여 좋아하는 게임 또는 자신의 앞날과 혹은 가족의 미래를 위해 매장운영을 준비하였을 것입니다. 먹을거리와 음료, 각종 서비스와 쿠폰,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등 누구나 안락한 의자에서 좋아하는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준비한 바로 그곳 PC방.

현실은 온갖 스트레스와 비용부담, 사회적인 비난과 문제의 시발점이라는 인식으로 뒤범벅이 되어있다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 또한 신자유주의 물결에 휩쓸려서일까요? PC대수와 규모가 큰 PC방, 잘되는 게임, 손님 많은 매장, 인테리어가 쾌적하거나 화려한 곳이 아니면 1시간당 요금 최저 300원까지 자기 살을 깎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평균 1,000원에서 1,500원까지의 요금은 형성되어 있지만 소주 한 병 소매요금 3,000원이 3,500~4,000원으로 인상되어 형성되어 있는 우리네 포장마차와 같은 술집과 비교해도 PC방은 그 수익이 반대로 가거나 양극화로 보일 뿐입니다.

10여 년 전 폭풍처럼 나타나기 시작한 인터넷 PC방, 휴식의 하나로 마음놓고 게임과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바로 그곳이 악의 근원만은 아니겠죠?

적어도 PC대수만으로도 150만대에서 200만대에 이르는 막대한 단일 시장과 그에 종사하고 제공하는 유관산업의 미래, 그 모든 이의 일자리와 삶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악으로만 낙인찍지 말고 순기능을 더 강조하고 보완하여 부족할 부분은 대안을 갖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합니다. 매질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태그:#PC방, #게임, #식파라치, #화재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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