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특급' 로만 파블류첸코가 시즌 3번째 멀티골을 쏘아 올리며 토트넘의 4위 수성을 이끌었다.

 

토트넘은 13일 밤(한국시간)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열린 블랙번과의 '2009/2010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30라운드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저메인 데포의 선제골로 앞서 나간 토트넘은 후반 두 골을 터트린 파블류첸코의 맹활약에 힘입어 삼바가 한 골을 만회한 블랙번을 제압했다.

 

이날 2골을 추가한 파블류첸코는 시즌 8골이자 리그 5골을 기록하게 됐다. 시즌 초반 주전경쟁에 밀리며 러시아 리그 복귀까지 추진했던 파블류첸코는 최근 컵 대회를 포함해 5경기 연속 출전하며 토트넘 투톱의 한자리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그야말로 무서운 상승세다. 지난 1월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FA컵을 시작으로 거의 매 경기를 득점포를 가동하고 있다. 토트넘 역사상 최악의 영입으로 평가받았던 '미운 오리' 파블류첸코는 입단 18개월 만에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입증하기 시작했다.

 

2008년 여름 토트넘에 입성한 파블류첸코는 오랜 기간 주전 경쟁에 밀리며 힘겨운 날들을 보내야 했다. 유로2008에서 안드리 아르샤빈(아스날)과 함께 러시아의 4강 돌풍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에 당당히 입성했지만 리그 적응 실패와 계속된 부진 속에 고개를 떨궈야만 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파블류첸코에 대한 토트넘 팬들의 실망도 컸다. 당시 파블류첸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대체자였다. 그를 영입하게 위해 토트넘은 무려 1400만 파운드(약 250억원)을 투자했지만 파블류첸코의 골 침묵은 계속됐다. 결국 토트넘의 성적은 바닥을 쳤고 자신을 영입한 라모스 감독이 팀을 떠나자 파블류첸코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새로 부임한 해리 래드냅 감독은 파블류첸코 보다 포츠머스 시절 애제자였던 데포와 피터 크라우치를 더욱 선호했다. 그 과정에서 파블류첸코는 로비 킨(셀틱 임대)에 이어 4번째 공격 옵션으로 전락했고 경기에 나서는 횟수는 점차 줄어들었다.

 

지난겨울 이적을 적극 추진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파블류첸코의 이적은 토트넘 구단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파블류첸코는 "래드냅 감독은 나에게 출전시간을 보장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이 나를 가지고 노는 느낌이다"며 직접적으로 구단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파블류첸코에게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건 지난 1월부터다. FA컵을 통해 조금씩 출전 기회를 늘려나간 파블류첸코는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살리며 크라우치와의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교체 투입된 위건전에선 불과 6분 사이에 2골을 몰아치며 팀의 완승을 이끌더니 이어진 볼턴과의 FA컵에서도 혼자서 2골을 터트리는 괴력을 선보였다. 결국 에버턴전을 통해 약 4개월 만에 리그 선발 출격 명령을 받았고, 파블류첸코는 적극적인 문전침투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래드냅 감독의 확실한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풀럼과의 FA컵에서 잠시 주춤한 파블류첸코는 올 시즌 빅4 진입을 위한 블랙번과의 중요한 일전에서 또 다시 멀티골을 쏘아 올리며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 자신의 최근 폼이 반짝 활약이 아님을 입증한 셈이다. 파블류첸코의 득점 행진은 토트넘에게 분명 반가운 일이다. 데포에게 집중된 견제를 분산시킬 수 있으며 보다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연, 파블류첸코의 멀티골 행진은 계속될 수 있을까. '미운 오리'에서 '백조'로 거듭한 파블류첸코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피치액션(pitchaction.com)에 실린 글입니다.

2010.03.15 19:28 ⓒ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피치액션(pitchaction.com)에 실린 글입니다.
파블류첸코 토트넘 프리미어리그 빅4 러시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