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 브라이언트 코비가 2006년 1월 토론토 랩터스와의 홈경기에서 81득점을 기록하며 홈팬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 코비 브라이언트 코비가 2006년 1월 토론토 랩터스와의 홈경기에서 81득점을 기록하며 홈팬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 NBA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NBA(미국프로농구) LA레이커스 프렌차이즈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가 구단 역사상 최고 득점자로 우뚝 섰다.

코비는 이날 열린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44득점을 폭발하며 개인 통산 2만5208점으로 종전 최다득점자인 제리 웨스트(2만5192점)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고 득점자가 됐다.

코비의 득점 기록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샤킬 오닐(2만8132점-NBA역대 5위)에 이어 현역 선수로는 두 번째로 높으며 60년이 넘는 NBA역사상 13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연일 득점에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코비를 두고 미국 현지 포럼 및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다시 마이클 조던과의 비교 논쟁이 올라오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코비는 조던의 득점력에 근접한 것일까?

지금부터 수상 경력과 각종 득점 기록들을 통해 두 선수의 득점력을 비교해 보도록 하겠다.

먼저 수상경력을 살펴보도록 한다. 두 선수 모두 득점왕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코비는 앨런 아이버슨(4회-현역 최다)에 이어 오닐, 티맥과 함께 득점왕 타이틀을 2회 수상한 바 있다.

참고로 아이버슨은 96년 루키 시즌부터 시즌 평균 23.5득점을 올렸고 30득점 이상 시즌도 5차례를 기록하며 발군의 득점력을 과시했지만, 2008년 이후로 평균득점이 20득점을 넘어본 적이 없다. 올해 한국 나이로 36세에 해당하는 그도 세월의 흐름은 막을 수 없었다.

고졸 출신인 코비는 루키 시즌 이후 출전 시간이 길어지면서 득점력과 야투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매년 성장을 거듭한 코비는 2000년대 초중반 절정의 득점력을 과시했고 특히 2005-2006시즌 경기당 평균 35.4득점을 퍼부으며 조던의 시즌 최고 평균득점 37.1득점에 근접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코비는 아직까지 조던의 득점왕 타이틀 기록에 한참 못 미친다. 조던은 은퇴를 통한 2번의 공백 기간(94, 95, 99, 00, 01년)을 제외하고도 86년부터 93년까지 7년 연속 득점왕의 위업을 포함해 무려 10회나 득점왕을 수상했다. 이는 역대 최다 수상 기록으로 남아있다.

올 시즌 득점랭킹 4위에 올라있는 코비가 통산 3번째 득점왕 타이틀을 향해 분투하고 있지만, 한국 나이로 33세에 접어든 그가 조던의 득점왕 아성을 깨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한편, 각종 득점 기록을 살펴보도록 한다. 코비의 득점력을 논할 때 빠지지 않고 회자되는 것이 2006년 1월 토론토 랩터스 전에서 나온 81득점(역대 단일 경기 최다득점 2위) 기록이다. 그의 81득점은 마이클 조던의 한 경기 최다 69득점(90년 클리블랜드 전)보다 12점이 많은 득점이며 종전 역대 2위 기록이었던 월트 채임벌린의 78점보다도 3점 많은 수치다.

물론 코비의 그날 스탯(81득점, 6리바운드, 2어시스트, 3스틸)보다 조던의 스탯(69득점, 18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이 종합적인 난이도에서 더 기록하기 어렵다는 평도 있었지만, '81'이라는 득점 수치는 분명 현대 농구에서 다시 나오기 힘든 엄청난 기록이다.

조던과 코비의 득점력을 논할 때 코비가 가장 치명적인 약점으로 지적 받는 부분은 바로 야투 성공률과 기복, PO에서의 고득점 부분이다. 조던은 시카고 불스 시절 평균 50% 이상의 야투 성공률을 매 시즌 기록했지만, 코비는 단 한번도 50% 이상 기록하지 못했다.

또 조던은 86년 3월 25일부터 2001년 12월 27일까지 연속 경기 두 자릿수 득점 기록(866경기-역대 1위)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득점력에서 신의 경지에 올라있다. 이는 단순히 산술계산해서도 정규시즌 10번과 반쪽 시즌 동안 매 경기 10득점 이상을 올린 대기록이다. 그는 득점왕 타이틀을 따냈던 86년부터 2차 은퇴시점인 98년까지 11시즌 830경기 중 67경기를 제외한 763경기에서 20득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코비의 연속 두 자릿수 득점 행진 최고 기록은 00-01시즌부터 03-04시즌까지 211경기에 불과하다. 특히 슛 난조를 보이는 날에도 유난히 야투 시도가 많아 많은 이들이 그의 볼호그에 가까운 행동을 비난하기도 한다.

조던은 6차례의 파이널에서 단 한 차례(95-96시즌)를 제외하고 모두 평균득점 30점 이상의 고득점을 올렸다. 특히 92-93시즌 피닉스 선즈와의 파이널에서 4차전 55득점을 포함해 6경기 평균 41득점을 기록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러나 코비의 파이널 최고 득점은 08-09시즌 올랜도 매직 전에서 기록한 40득점 한차례다. 07-08시즌 파이널 보스턴 셀틱스 전에서는 6경기 중 4경기가 야투성공률 30%대였다. 그는 PO에서도 최고득점이 50득점을 넘기지 못한다.

36세의 조던도 PO에서 55득점(96-97시즌 PO 1라운드 워싱턴 불리츠 전)을 기록했고 현역 선수 중 득점력이 준수한 아이버슨이나 빈스 카터도 50득점 이상 올린 것을 감안할 때 코비는 수비가 집중되는 큰 경기에서도 발군의 득점력을 발휘해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통산 득점부문에서 현재 2만5000점을 돌파한 코비는 수 시즌 내로 3만2292점(역대 3위)기록을 보유 중인 조던의 아성을 깰 것으로 기대된다. 현역 NBA 스윙맨 중 가장 몸 관리가 뛰어나다고 평가받는 코비가 올 시즌이 끝났을 경우 조던의 기록에 근접하기 위해서는 약 6000점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득점력이 줄어든다고 해도 최소 4년 후면 조던의 기록을 깰 전망이다. 

분명 코비는 현역 최고의 득점원 중 한 명이다. 2000년대 주목을 받았던 포스트 조던 계보에서 유일하게 여전히 최고의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선수다. 철저한 몸 관리로 기량을 유지한다면 은퇴 전까지 조던의 수많은 득점 기록 중 일부는 경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조던에 비해 2% 부족한 득점력이지만, 지금까지의 경력만으로도 NBA역사상 최고의 득점기계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아도 무리는 없어 보인다. 그의 향후 득점행보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마이클 조던 코비 브라이언트 앨런 아이버슨 득점 81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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