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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 겸 국회의원이 지난해 말부터 연구소 고문직을 맡아 활동하고 계십니다. 저희 김광수경제연구소는 문국현 고문께서 그 동안 보여온 사람 중심의 지식기반경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고 자식세대를 위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구조를 만들고자 노력하시는 점에 공감하여 저희 연구소 고문으로 모셨습니다. 문 고문 또한 지난해 말 저희 김광수 경제연구소 포럼에 띄운 인사말에서 "김광수 경제연구소가 내세우는 '건전한 민주주의 시장경제 건설과 전문성을 갖춘 자식세대로의 세대교체 및 사회개혁' 이라는 목표는 사실 제가 정치권 입문을 통해 실현코자 했던 바와 일치한다"며 "김광수 경제연구소가 한국을 대표하는 싱크탱크로 발전하고 한국사회의 근본적인 개혁을 이루는 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해주셨습니다.

저희 연구소는 문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 동안 정치권에 몸을 담으신 뒤 저희 연구소에 합류하기까지의 과정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여쭤봤습니다. 이번 달 5일 오후에 이뤄진 문고문과의 인터뷰는 편의상 일문일답으로 작성했습니다.

– 한국에서 매우 존경받는 기업인 유한킴벌리 대표 겸 킴벌리 클라크 동북아 총괄사장으로서 충분히 편하게 사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갑자기 정치에 입문하실 생각을 하시게 되었습니까? 그리고 정치에 입문하시면서 어떤 것을 느끼셨습니까?
"국민을 위한 정치, 시대정신에 맞는 정치가 시급하다고 보았습니다. 독선적이거나 구시대적이거나 거짓말을 일삼거나, 부패해서는 나라가 불행해진다고 믿었지요.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특권층 정당들에게 나라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는 생각이 절박했습니다. 국가 경제 사회 운영의 기본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개선시켜 나가기는커녕 비정규직 확산을 조장하는 정치를 더 이상 국민을 위한 정치라고 받아들일 수 없었지요.

특히 전세계가 부동산 거품과 금융거품에 따른 제2의 대공황을 우려하고 있던 때에, 막대한 자원을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투자하겠다니 나라에 큰 재앙이 올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환경적 재앙이기도 하지만, 경제적 대재앙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행동하는 양심의 길"을 선택하였지요.

33년간 저를 키워준 사랑하는 기업 그리고 경제계를 갑자기 떠난다는 것은 참으로 큰 고통이었습니다. 최소한 십 년은 더 함께 있으리라고 믿고 있던 동료들과 친지들에게 드린 충격은 지금도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나라의 위기를 보고,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싶었습니다. 한반도 대운하 사업 예산을 사람에 투자하여 교육을 혁신하고, 중소기업을 선진화시켜 좋은 일자리 수백만개를 만들어 보이고 싶었던 것입니다.

대선에 참여한 지 100일 만에 수백만 명이 저의 비전과 정책을 열렬히 지지해주신 것은 큰 보람이었습니다. 지연, 학연, 혈연으로 꽉 막힌 연고주의 사회에서 변화의 새로운 물꼬를 틀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 18대 국회 개원 직후 이념적 지향이 상당히 다른 자유선진당과 연합해 제3교섭단체를 구성했습니다. 교섭단체의 진입장벽을 높게 해 거대 정당들이 사실상 국회를 지배하는 정치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권력 야합이라는 비판도 있었는데요.
"저는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 평생을 기업인으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문제해결에 관해 매우 실용적인 사고와 행동이 몸에 배어 있습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창조한국당은 3석을 지닌 소수정당으로 출발했습니다. 그런데 20석 이상의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면 사실상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저와 창조한국당을 지지해준 유권자의 표를 사표화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략적이지만 정책노선이 다른 자유선진당과 원내 제3교섭단체 구성을 위해 전략적 협력을 한 것입니다. 

제3교섭단체를 구성한 기본 목적은 5가지였습니다.

첫째, 한반도 대운하 저지에 총력을 기하자.
둘째, 절감된 예산을 공교육 강화에 투자하여 교육 강국 만들자.
셋째, 중소기업, 벤처, 자영업 선진화하고 육성하여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상생하게 하자.
넷째. 일자리의 양과 질의 개선에 힘을 모으자.
다섯째, 검찰 개혁, 사법 개혁에 힘을 모으자는 것이었습니다.

5가지 모두 집권층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것들이었지요. 심지어 야당에서도 관심을 포기한 것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라고 믿었기에 언론과 양 당의 따돌림에도 불구하고 제3교섭단체를 자리잡아 나갔었지요.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100만 해고 대란설"의 허구성을 입증하고 비정규직 보호법이 개악될 뻔 한 것을 막은 일이었습니다. 국회 역사상 최초로 "일자리 특위"를 구성할 수 있었던 것도 창조한국당과 자유선진당이 제3교섭단체를 만들어, 공동노력을 한 덕분이었지요.

한반도 대운하 포기선언을 2008년 가을에 이끌어 낸 것도 큰 보람이었습니다. 제가 정치에 입문한 목적의 하나를 이룰 수 있어 더욱 기뻤습니다. 그러나 그 사업 대신에 4대강 정비 사업이 더 크게 추진되고 있어, 국민과 함께 크게 우려하고 크게 좌절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공교육 및 산업교육 강화, 중소기업 선진화, 일자리 창출, 검찰개혁 및 사법정의 회복의 꿈은 아쉽지만 미완인 상태로 남기고 모두가 어려운 때에 국민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 정치에 몸을 담으면서 기업 활동을 하실 때와는 다른 측면에서 한국 정치의 구조적 문제점 등을 보셨으리라고 생각되는데 몇 가지만 말씀해 주십시오.
"우선, 헌법정신이 완전히 실종된 상태라고 느꼈었습니다. 3권분립, 주권재민 모두 교언영색의 분식에 불과하다고 느꼈습니다. 제왕적 대통령 앞에 국회가 시녀, 거수기로 전락해 있고, 사법마저 정권 강화수단으로 유린되고 있다고 우려들 하지 않습니까? 효경에 무난국 유난군(無乱國 有乱君)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애초부터 어지러운 나라는 없으며 어지러운 임금이 있을 뿐이다'라는 뜻입니다. 즉, 지도자가 덕이 있고, 어질고, 의롭고, 예를 중요시 해 공정무사해야 법이 살고, 나라가 평안한 법이지요.

둘째는, 특권층간의 유착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극심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법 위에, 국민위에 특권층이 군림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봅니다. 사법에 이어 언론마저 유착의 구조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정치, 경제, 사회의 비극 중의 비극일 것입니다.

셋째는 기성세대들이 투표권이 없는 다음 세대들의 몫을 염치없이 갉아먹고 있는 구조였습니다. 지나친 개발에 따른 환경파괴와 지속가능성의 상실, 전시성 적자 개발 잔치에 따른 과도한 국가부채 증가, 일자리 희망을 잃은 젊은 세대들의 가정포기, 자녀출산 포기 등은 이 시대 지도층에게 100%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것은 우리 정치가 지나치게 국내 중심적이고, 내부 지향적이고, 지역연고에 매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지식 사업에 투자해야 할 자원을 산속으로 숨어들어가 돈 있는 집단끼리 나누어먹는 4대강 물막이 사업에 22조원을 쓰겠다는 정치가 시대적 사명을 몰각한 대표적 사례이겠지요."

– 집권세력의 초법적 행위에 의해 지난해 말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습니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재판부의 권력 눈치 보기 판결이라는 비판이 있습니다만, 어쨌거나 개인적으로는 큰 부담을 느끼셨을 텐데 현재는 어떤 심경입니까?
"비록 대법원 전체회의에서 4 대 8로 패소하긴 했지만 실상은 저희들의 승리라고 믿고 싶습니다. 우선 네 분의 대법관이 각종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 있게 저희와 진실 편에 끝까지 서주신 것이었습니다. 내용적으로도 검찰이 1년반 전 언론에 유포하였던 혐의는 허위요 사실 무근임이 드러난 재판이었습니다.

저와 제 가족, 친지, 회사들의 과거를 1년 넘게 샅샅이 뒤지고 조사했지만, 단 한 건의 잘못이나 불법도 찾아내지 못하였습니다. 하는 수 없었던지 정당 사무처에서 선거관리위원회 지도를 받고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합법적으로 발행한 당사랑채권의 발행이자가 시중금리보다 싸다며, 당 사무처가 2천여만원 상당의 이자 절감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니 당 대표가 책임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온 국민에게 허위사실을 유포한 지 1년여 만에 대법원이 공소를 각하하자, 궁여지책으로 급히 바꾼 새로운 공소내용이었습니다. 대한민국 검찰과 일부 사법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사건이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고도 어디 한군데 호소할 길도 없이, 말없이 참고 사는 우리 국민이 허다하기 때문에 저 또한 가능한 한 "인동의 지혜"를 터득하려 하고 있지만, 대한민국 정부의 명백한 잘못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등 몇 가지 소송은 조용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 지난해 12월 초 저희 연구소 고문직을 흔쾌히 맡아주셨습니다. 저희 연구소 고문직을 맡아주신 배경과 동기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십시오.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 왔던 것인데, 뒤늦게나마 실현하게 되어 빚을 갚은 느낌입니다. 우리나라에 수많은 경제연구소가 있지만, 국내외에서 그리 신뢰도가 높지 않습니다. 대개 권력과 재벌과 언론의 눈치를 보며, 비위를 맞추다 보니 곡학아세하며, 나라와 국민의 장기적 이익을 늘 희생시켜 왔었지요.

전세계적으로 "이미 발생한 미래" 마저 정치에 휘둘려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아 피할 수 있었던 희생과 고통을 불필요하게 여러 번 겪기까지 했으니까요. 더 늦기 전에 김광수경제연구소를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정직한 경제연구소, 나라를 올바로 이끌어 가는 싱크탱크로 더욱 키워나가는데 미력이나마 힘을 합해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부동산 투기와 개발 중심의 자산기반 거품경제를 대체할 교육과 중소기업 육성 중심의 지식 기반 창조경제를 이뤄 좋은 일자리 수백만개를 만드는데 연구소와 힘을 합쳐 함께 노력하고 싶습니다."

– 인터뷰를 끝맺으면서 올해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에 대한 고문님의 생각을 좀 소개해 주십시오.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주제가 Rethink, Rebuild, Redesign 을 통해 대전환을 이루어내자는 것입니다. 우리 대한민국도 이제 실패한 20세기 정책이나 방식은 버려야 합니다. 낡은 것을 버려야, 새 것이 탄생됩니다. 지도층부터, 특권층부터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습니다.

Clean, Green and Responsible Competitiveness 확보와 공교육과 신기술, 산업교육 및 중소기업 육성에 자원을 두 배 이상 투자하여 좋은 일자리 수백만개를 창출하는데 온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봅니다. 특히 한반도 주변 1억 인구가 연동해 경제적 혁신을 이루는 환동해 경제협력 클러스터 를 하루빨리 구축하는 것이 급부상하는 중국경제에 편승하여 대한민국 경제가 앞으로도 상생하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김광수경제연구소포럼 바로가기 (cafe.daum.net/kseriforum)


태그:#문국현, #김광수경제연구소, #대운하, #중소기업,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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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경제연구소는 정직하고 도덕적인 지식의 생산기관을 자임하며 건강한 민주주의 시장경제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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