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의 썸머 영화 스틸 컷

▲ 500일의 썸머 영화 스틸 컷 ⓒ 20세기폭스 코리아


간혹 생각지도 못했던 작품이 큰 즐거움을 주는 경우가 있다. <500일의 썸머>(500 Days Of Summer) 역시 이런 분류에 속하는데 우리가 흔히 알고 접하게 되는 로맨스 장르 영화다. 이런 장르 영화가 무슨 특별함을 줄까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영화를 접하게 되면 <500일의 썸머>는 사랑에 대한 행복과 이별에 대한 상처 등이 세밀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로맨스 영화가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장점 두 가지를 동시에 잘 살려내고 있단 의미다.

<500일의 썸머>는 750만 불로 제작되어 북미에서만 3239만 불, 전 세계흥행수입을 다 합하면 현재까지 5855만 불을 기록 중이다. 할리우드 영화치고는 비교적 저렴한 제작비로 만들어져서 생각했던 것 이상의 흥행수입을 기록하고 있는 중이다. 이 영화가 북미에서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27개 극장에서 소규모 개봉한 후, 관객들 입소문이 나면서 점차적으로 상영관을 늘려가면서 무려 133일 동안이나 극장상영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한국에서 이런 경우가 거의 없다는 것을 감안하면 할리우드 영화시스템의 장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작품이 될 것 같다.

관객들 입소문이 날만큼 재치가 넘치는 영화

500일의 썸머 영화 스틸 컷

▲ 500일의 썸머 영화 스틸 컷 ⓒ 20세기폭스 코리아


<500일의 썸머>가 보여주는 사랑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들이다. 톰(조셉 고든-레빗)은 어느 날 자신의 회사에서 썸머(조이 데샤넬)를 보고 첫 눈에 사랑에 빠진다. 그렇게 회사에서 썸머를 알게 된 톰. 톰과 썸머의 관계는 호감이 점점 사랑으로 발전해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톰이 썸머와의 사랑을 운명이라고 믿는 것에 반해 썸머는 톰을 그냥 편한 친구 정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시각 차이는 결국 언제까지 달콤한 사랑으로 이어질 수 없는 운명을 내포하고 있다.

이 작품이 평범한 연인들의 사랑과 헤어짐 그리고 우연한 재회를 이야기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재치가 살아 있는 것은 500일 동안 톰이 썸머에 대해 느끼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부분들이다. 마치 현실 속에서 벌어진 이야기처럼 톰의 사랑과 이별에 대한 아픔이 관객들에게 하나의 누수 없이 전달되고 있다. 영화에서 톰이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생각과 이별에 아파하는 모습, 그리고 실연에서 벗어나 회복해가는 과정 등은 실제 사랑하고 헤어졌던 사람들이라면 모두 공감할 만큼 감정이입이 상당히 크다.

그뿐만 아니라 500일 동안 일어났던 여러 가지 일들을 순차적으로 나열하지 않고 여러 가지 형태로 보여주는 편집 역시 <500일의 썸머>를 빛내주고 있다. 이 작품은 톰과 썸머가 연애하고 헤어지는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지 않는다. 쉽게 이야기해서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시간 순서가 얽혀있다. 과거에서 현재로 오기도 하고 현재에서 과거로 가기도 한다. 열렬한 사랑을 보여주다가도 실연에 아파하는 톰의 현실로 돌아온다. 이런 영화 전개는 톰이 느끼는 사랑에 대한 감정과 이별에 대한 감정을 더욱더 현실감 있게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그가 보여주는 사랑에 대한 느낌들이 모두 고스란히 전달된단 의미다.

배우의 연기와 음악 등이 조화롭게 연결되다

500일의 썸머 영화스틸컷

▲ 500일의 썸머 영화스틸컷 ⓒ 20세기폭스 코리아


<500일의 썸머>가 가지는 또 다른 장점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 조셉 고든-레빗, 조이 데샤넬의 연기다. 두 배우는 마치 이 작품을 위해 태어난 연기자처럼 자연스럽게 톰과 썸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있는 두 사람의 감정을 담담한 연기로 보여주지 않았다면 <500일의 썸머>는 완성도에 방점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만큼 두 배우의 연기가 이 작품에서 빛난다.

특히 사랑에 대한 믿음이 없던 썸머가 톰이 보여주는 사랑의 열병을 보면서 자신도 사랑에 대한 감정과 느낌을 이해해가는 부분에서 보여준 두 사람의 연기는 충분히 칭찬받아도 지나침이 없단 생각이 들 정도다. 이렇게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이 되었기에 영화는 자연스러운 전개와 함께 작품완성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라 <500일의 썸머>는 영화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다시 한 번 일깨워주고 있다. 각 장면에 맞게 나오는 영화 음악 등은 두 사람의 감정을 대변하는 덧 한 느낌을 준다. 그만큼 음악이 영화에 대한 감정이입을 더욱더 높여주고 있단 이야기다. 아마도 영화를 본 관객들이라면 이 작품에 나온 영화 O.S.T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그만큼 멋진 장면에 멋진 영화음악들이 수놓고 있다.

<500일의 썸머>는 로맨스 영화를 즐기는 관객들이라면 강추천하는 작품이다. 특히 현재 사랑하고 있는 연인들이라면 이 작품은 자신의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에 최초발행된 후 www.moviejoy.com 에 순차적으로 발행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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