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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영동군 학산면 미촌마을. 영동에서 무주 쪽으로 내려가다가 보면, 학산면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봉림리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면 중요민속자료 제144호인 성위제 가옥이 자리하고 있는 미촌마을에 당도한다. 미촌마을은 봉림 백로서식지가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이 미촌마을 입구에 보면 커다란 고목이 한그루 서 있다. 왕버들나무인 이 나무는 수령이 250여 년이 된 것으로, 현재 영동군 보호수 제63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마을에서는 이 나무를 화합의 나무라고 부른다. 그 이유는 이 나무에 11종의 서로 다른 나무들이 함께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마을의 뒤편 산에는 백로와 왜가리의 집단 서식지가 있는데, 이 새들이나 철새, 작은 동물들로 인해 그 씨가 이 나무로 옮겨진 것으로 추정한다. 이 화합의 나무는 250여 년 전에 마을의 하천 제방을 따라 심은 것으로, 현재는 한 그루만 살아있다. 이 나무를 화합의 나무라고 부르는 것도 많은 수종들이 한 나무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에서 함께 공생을 하는 나무들을 보면 까마귀밥 여름나무, 이스라지, 올괴불나무, 산벚나무, 쥐똥나무, 산뽕나무, 팽나무, 산사나무, 겨우살이, 팽나무, 환삼덩굴 등이 함께 자라고 있으며, 여기저기 쑥이 자란 흔적이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나무들이 이 왕버들나무에서 함께 자라고 있어, 화합의 나무라고 부른다.

 

나무에 작은 종류의 나무 씨앗이 떨어져 자라는 경우는 더러 있다. 또한 연리목이라고 하여 서로 다른 두 나무가 한 나무처럼 자라기도 한다. 연리지도 이와 같다. 서로 다른 식물이 한 나무에서 가지를 뻗고 자란다. 그러나 이 왕버들나무는 연리지는 물론, 그 표피에 떨어진 씨앗이 발아가 되어 더 많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어, 화합의 나무라는 이름을 붙였다. 현재 이 화합의 나무는 마을의 수호목으로 주민들이 생각하고 있는 나무이기도 하다.

 

 

나무의 밑동은 연륜을 말하 듯, 울퉁불퉁하게 생겼다. 중간에는 흡사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하고 있어 더욱 신비하다. 아마 이 나무를 화합의 나무라고 하니, 나무에 사람들의 수많은 얼굴 형상이 생긴 것은 아닐까? 화합의 나무를 보면서 우리 모두가 잊어버린 공동체를 다시 찾기를 염원한다. 

 

과거 우리들이 어려웠던 때도, 그리고 나라를 빠앗겨 슬픔을 당했을 때도 우리민족은 공동체로 하나가 되어 그 어려움을 이겨냈다. 그러나 작금에 들어 그 아름답던 공동체는 사라지고, 반목과 질시, 미움과 삶의 차이 등으로 와해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한 지금의 세태를 꾸짖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 화합의 나무는 모두를 다 포용하고 있다. 그런 나무의 마음을 배울 수만 있다면 하는 바람이다.


태그:#화합의 나무, #공생, #왕버들, #영동군 학산면, #미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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