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서독 우승의 주역인 로타르 마테우스(48)가 아르헨티나의 명문클럽, 라싱의 신임감독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르헨티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라 나씨온(La Nación)'에 따르면, 라싱의 집행부는 마테우스에게 라싱의 새로운 감독직을 제안했다. 아직, 마테우스로부터 수락의사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양측의 회동이 화기애애한 가운데 진행된 면모를 볼 때, 라싱은 마테우스 영입에 상당히 근접한 듯 보인다. 빠르면 내일 중(현지시각)으로 마테우스의 감독직 수락 여부가 발표될 전망이다.

 

마테우스의 아르헨티나 행 가능성은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도 상당히 놀랄 만한 소식으로 여겨지는데 많은 이들이 과연 라싱이 마테우스의 몸 값을 지불할 수 있는지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마테우스가 요구한 몸 값은 그의 경쟁자인 미겔 앙헬 루소(보카 후니오르스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2007 우승 당시 감독)가 요구한 120만 달러 보다 적은 금액이고 다른 감독 후보군과 비교할 때도 결코 높은 액수가 아니라고 한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 바로 남쪽에 위치한 아베샤네다를 연고로 하는 라싱은 아르헨티나 5대클럽(Cinco grandes del fútbol argentino. 나머지 팀은 보카 후니오르스, 리베르플라테, 산로렌소, 인데펜디엔테)중 하나로서 국내리그 16회우승(아마시절 9회,회우승 포함),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1회 우승 경력을 자랑하는 명문 구단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극심한 부침을 겪는 통에 지난 2007-08 시즌 종료 후, 강등 플레이오프마저 겪어야 했다. 가까스로 1부리그에 잔류했지만 아르헨티나 1부리그 9라운드 현재,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한 팀으로 남을 정도로 부진은 이어졌고, 결국 전임 감독 카루소 롬바르디는 성적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라싱을 위기로부터 탈출시킬 장본인으로 선택된 마테우스는 선수로서 월드컵과 유럽 선수권에서 각각 한 차례씩의 우승 경험이 있고 1990년 발롱도르와 그 해 이탈리아 월드컵 최우수선수상, 이듬해 FIFA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는 등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지도자로서의 성과는 선수 때에 비해 초라한 기색이 있지만, 세르비아의 파르티잔 베오그라드, 헝가리 대표팀 등, 변방에서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면모가 돋보였다. 그렇기때문에 이번 아르헨티나에서 맞이할지 모를 마테우스의 도전은 더욱 기대된다. 

 

게다가 마테우스의 남미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비록 마테우스가 가진 남미에서의 경력이 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마테우스는 이미, 2006년 1월, 1년 계약으로 브라질 세리아-A의 아틀레찌쿠 파라낭세의 감독으로 부임한 전력이 있다.

 

그리고 감독 부임한 지 두 달만인 2006년 3월, 단 7경기만을 치른 채, 돌연 유럽으로 돌아갔다. 브라질에서 적응하지 못했던 마테우스가 과연 아르헨티나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까? 마테우스는 3개국어를 구사한다고 한다. 지금으로선, 그 안에 에스파냐 어가 포함되지 않은 것이 위 질문에 대한 불안요소이다.

2009.10.24 13:45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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