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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없는 꽃에 벌 나비들이 모여들지 않듯이 언행이 곱지 않은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쓰는 말을 듣다 보면 전혀 아이답지 않는 말투가 빈발합니다. 어른들이 하는 말을 그냥 옮기려 듭니다. 참 낭패스럽습니다.

아이들에게 언어교육은 중요합니다. 어릴 적 교육은 그 무엇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머릿속 깊숙이 각인됩니다. 누군가에게 크든 작든지 깨우침을 얻게 되면 그 일이 오랫동안 잊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까닭에 평소 어른들의 말버릇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박혀듭니다.

말을 할 때는 상대방의 입장을 먼저 헤아려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야합니다. 속된 말을 하거나, 헐뜯는 말로 남을 기분 상하게 한다거나, 입에 담지 못할 욕지거리를 뱉게 해서는 안 됩니다. 부모가 바른 말을 쓰면 아이들은 저절로 닮습니다.

평소 어른들의 말버릇이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돼

살면서 끊임없이 수양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당장에 아이들을 훈육하는 데 절제미를 가져야겠습니다. 들판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는 꽃이지만 나름대로 향기를 갖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도 자신만의 향기를 지녀야 합니다.

사람 사는 법은 한쪽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쪽이 그만큼 손해를 보아야한다는 제로섬게임(zero-sum game)이 아닙니다. 자기만 편하겠다고 감정을 토로하는 사람은 미덥지 못합니다.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거나 언성을 높이는 사람 또한 덜떨어진 사람입니다.

함부로 화를 내는 사람은 인생관이 매우 비관적일 뿐만 아니라 주위에 좋은 영향을 주지도 못합니다. 상대방을 병들게 합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되지 못합니다. 어릴 때부터 따뜻한 사랑을 받아본 일이 없는 사람은 사랑이 뭔지 모릅니다. 그렇듯이 험악한 말만 듣고 자란 아이는 결코 좋은 말을 입에 담지 않습니다.

좋은 마음을 가진 사람은 언제나 향기로운 말을 합니다. 친절한 말은 봄 햇살처럼 따사롭고, 부드러운 말 한 마디는 울적한 마음을 진정시켜줍니다. 가장 좋은 말은 오랜 생각 끝에 묵혀서 침묵보다 더 좋게 한 것입니다. 말은 바람과 같은 것이지만 좋은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왔을 때 닫혔던 마음도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하여 좋은 말, 부드러운 말은 선행을 쌓기에 시원한 물보다 목마름을 축여줍니다. 말은 곧 사람의 혼이요 정신입니다. 말이란 정신생활의 발달과 비례합니다. 옷감은 염색에서, 술은 냄새에서, 꽃은 향기에서, 사람은 말투에서 그 됨됨이를 알 수 있습니다. 말에 따라 사람의 인격과 인품, 사상과 가치관이 드러납니다.

좋은 말은 닫혔던 마음도 열어

그런데도 미련한 자는 그 입으로 망하고, 그 입술에 스스로 옭아 매입니다. 그렇습니다. 말이 많은 것은 재기(才氣)의 지표가 아닙니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 아니라 농도 진한 말을 아껴서 한다는 것입니다. 제멋대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사람은 결국 싫은 소리를 듣게 됩니다.

나이 차가 많건 적든지 간에 서로 말문을 트고 나면 존댓말을 쓰기는커녕 막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사람을 만나면 기분이 씁쓸해집니다. 모임 자리에서 자기 아내를 종 부리듯 말을 함부로 하거나, 온갖 타박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아무렇지 않게 헛말을 내뱉습니다. 결코 좋게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리 흉허물 없는 사이라고 해도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더구나 천륜(天倫)으로 맺어진 부부사이에는 마땅히 예의를 갖추어야합니다. 부부로서 도리를 지켜야하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해야합니다. 집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 나가도 새듯이 안에서 대접받는 사람이 밖에서도 대접을 받습니다.

고운 말씨를 가진 사람의 얼굴은 참 맑습니다. 그는, 친구에게도 연인에게도 자녀에게도 부부간에도 남을 먼저 헤아리고, 인정하며, 배려하는 따스함을 지니고 있습니다. 남을 존중하는 심성이 가득 배어있는 사람은 말을 함부로 하지 않고 안온하며 가지런합니다. 그런 사람들 곁에 서면 그냥 기분이 좋아집니다. 평소의 어른들의 좋은 말치레는 아이들에게 고스란히 박혀듭니다.


태그:#말버릇, #말문, #천륜, #언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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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국기자는 2000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한국작가회의회원,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수필집 <제 빛깔 제 모습으로>과 <하심>을 펴냈으며, 다음블로그 '박종국의 일상이야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김해 진영중앙초등학교 교감으로, 아이들과 함께하고 생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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