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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들빼기 꽃이 무더기로 피어 있다.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여유롭다. 하얀 꽃들의 손짓은 정녕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한다. 언제 찾아왔을까? 오는 것을 보지 못하였는데, 성큼 다가왔다.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그렇게 고울 수가 없다. 계절은 꽃을 따라오는 것이 분명하다. 길을 따라 피어 있는 꽃에는 가을이 흐드러지게 걸려 있다.

가을
▲ 고들빼기 꽃 가을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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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바라보면서 삶이란 스스로 느끼고 만들어가는 것이란 사실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무더웠던 여름을 털어버리기 위하여 그렇게 몸부림을 쳤어도 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고개 한 번 들어보니, 여름은 멀어져가고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 마음으로 느끼는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부정적인 말이나 사고는 인생을 부정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하여 과장하는 것도 부정적인 생각이고 악의 없는 거짓말이라고 할지라도 그 것은 결국은 부정적인 세계를 만드는데 일조하는 일이다. 언뜻 보기에는 부정적인 생각의 패턴이 삶에 플러스 요인처럼 여겨질지 몰라다 궁극적으로는 더욱 복잡하게 만들뿐이다.

선의의 거짓말인데, 나중에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고 쉽게 믿는다. 그러나 그 것은 자신의 거짓말을 합리화시키는 하나의 핑계일 뿐이다. 죽은 사람에게 물어보았을 때 억울하게 죽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모두가 다 더 살아야 하는데,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한다. 호수의 물이 많이 빠졌다.

빛나는
▲ 오늘 빛나는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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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장마에 바닥을 드러냈던 옥정호(전북 임실군 정읍시 완주군에 소재)가 물로 채워졌었다. 그러나 그 동안 물을 많이 사용하였는지, 많은 줄어져 있었다. 호수의 물을 바라보면서 인생을 생각한다. 삶이란 결국 호수의 물처럼 찼다가 줄어드는 것처럼 변화하는 것이 아닌가? 원한다고 하여 빨리 가지도 않고 원하지 않는다고 하여 더디 가는 것도 아니다.

오늘.

꽃을 보면서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실감한다. 피어 있는 꽃에게는 오늘이 가장 소중한 순간이다. 아니 어쩌면 오늘은 영원한 것인지도 모른다. 꽃이 지고 나면 꽃을 바라보는 사람에게는 지고 난 뒤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지만, 꽃은 그 것을 알지 못한다. 피어 있는 오늘 이순간만이 소중하고 빛날 뿐이다.

우리의 인생도 같다. 우리는 내일이 있다고 느긋하게 생각한다. 오늘 하지 못하면 내일 하면 된다고 쉽게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의 소중함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나 오늘은 한번 뿐이다. 우리 인생이 한번 뿐이듯이 오늘 또한 되풀이 되지 않는다. 오늘을 성실하게 채우지 못한다면 인생을 채우지 못하는 것과 같다.

채워가는 오늘
▲ 성실하게 채워가는 오늘
ⓒ 정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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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꽃을 피워내기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였다. 어느 한 부분만의 노력의 결과가 아니다. 식물 전체가 꽃을 피워내기 위하여 노력한 것이다. 뿌리는 뿌리대로 줄기는 줄기대로 그리고 잎은 잎대로 최선을 다 하였기 때문에 꽃을 피워낼 수 있었다. 그래서 꽃은 아름다운 것이다.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도 돋보이는 이유다.

우리의 삶에서 오늘은 꽃이다. 오늘을 피워내기 위하여 어제가 필요하였다. 오늘을 알차게 채워야 내일도 보장될 수 있다. 우리의 인생에서 오늘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자연의 이치이다. 가을을 빛내고 있는 꽃을 바라보면서 오늘의 소중함을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오늘을 알차게 채우는 일이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다.<春城>

덧붙이는 글 | 데일리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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