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유안진 시인(서울대 명예교수)이 제4회 이형기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진주시와 이형기기념사업회(회장 강희근·원구식)는 경남 진주 일원에서 "제2회 이형기 문학제"를 열기로 하고, 네 번째 문학상 수상자를 선정·발표했다.

유안진 시인은 시집 <거짓말로 참말하기>에 실려 있는 대표시 "안경, 잘 때 쓴다"(아래 시 전문)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시상식은 13일 오후 3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다.

"자기 전에 안경을 닦는다/책 속에 꿈이 있는 줄 알고/책 읽을 때만 썼던 안경을/총기가 빠져 나간 눈에/덧눈으로 씌운다//잠은 어두우니까 더 밝은 눈이 필요하지/감긴 눈도 뜬눈이 되어/지나쳐 버리는 꿈도 놓치지 않게 하고/꿈도 크고 밝은 눈을 쉽게 알아볼 것 같아/자투리 낮잠을 잘 때도 반드시 안경을 쓰는데//꿈이 자꾸 줄어드니까/새 꿈이 안오니까/꿈을 잘 볼려고/꿈한테 더 잘 보이려고/멋진 새 안경을 특별히 맞췄는데/새 안경이 없어졌다/다리는 새 걸로 바꾸지 말 걸 그랬어."

이형기 시인 첫 개천예술제 백일장 때 장원하기도

'제2회 이형기 문학제'가 13일과 14일 이틀동안 경남 진주에서 열린다. 사진은 진주 신안동 공원에 있는 "낙화" 시비.
 '제2회 이형기 문학제'가 13일과 14일 이틀동안 경남 진주에서 열린다. 사진은 진주 신안동 공원에 있는 "낙화" 시비.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진주 출신인 이형기(1933~2005) 시인은 20세기 후반 한국 시인들 중에서 삶과 인간문제를 시로써 탐구한 가장 대표적인 시인으로 꼽힌다.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로 시작되는 시 <낙화>는 그의 대표시로, 국민 애송시다.

진주 중앙초교와 진주농림학교를 나온 그는 나이 16살 때 제1회 개천예술제(당시 영남예술제) 백일장에서 장원하기도 했다. 당시 백일장에서 차상은 삼천포 출신의 고 박재삼 시인이 했던 것. 진주사람들은 그의 문학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문학제'를 열고 있다.

'이형기 문학제'는 13~14일 이틀동안 다양한 행사가 벌어진다. '이형기 문학제 전국 시낭송대회'가 13일 오전 10시 진주박물관 강당에서 그림내시낭송회 주관으로 열린다. 초,중.고,대학일반으로 나눠 시낭송 실력을 겨루고, 우수 입상자한테는 '시낭송가 인증서'도 수여한다.

문학제 기간 동안 시화전이 진주문화의거리에서 열린다. 이광석, 안동원, 오하룡, 고영조, 차영한, 박노정 시인들이 먼저 간 시인을 기리며 시와 그림을 한 액자에 넣어 전시한다.

'전국학생백일장'은 13일 오전 남가람문화거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전국 초, 중, 고교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데, 심사를 거쳐 교육감상 등을 수여한다.

'이형기 문학세미나'는 13일 오후 3시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열린다. 유재천 경상대 교수가 "이형기 시 세계"에 대해 발제하고, 이상옥 창신대 교수가 토론한다. 또 장석원 시인이 "유안진 시의 '젊은' 그 부정성에 대하여"에 대해 발제하고 김이듬 시인이 토론한다.

'문학의 밤' 행사는 같은 날 저녁 8시 남가람문화거리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현대시 문인 밴드단 창립과 음악발표에 이어 시낭송과 연주 등이 벌어진다.

강희근 시인은 "아무쪼록 시로서 축제를 여는 까닭은 그 축제 안에 모든 이의 행복이 담기기 때문"이라며 "함께 참가해 주시고 얻어낸 행복을 돌아가 이웃에게 나눠달라"고 말했다.

정영석 진주시장은 "이형기 시인은 진주 출신이기도 하지만 지방 문화예술제의 효시인 개천예술제에서 첫 백일장의 장원을 차지에 인연이 깊다"면서 "이번 문학제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넉넉한 행복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주사람들은 그가 살아 있을 때인 2000년 진주시 신안동 공원에 시 "낙화"를 새긴 시비를 세웠다.


태그:#이형기 시인, #낙화, #이형기문학상, #유안진 시인, #진주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