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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의 엉뚱함과 기발함에 다시 한번 놀랐다.

 

작가 김남우의<사람처럼 사랑도 늙을까요>를 읽고 나서 하하하 호호호 웃다가도 어느새 눈물이 핑 돈다. 따뜻한 인간애에 촉촉해지는 심장을 느끼다가 그 말랑 말랑 했던 내 감성이 언제부터 딱딱하게 굳어졌을까 부끄러워지는 나를 보게되는 자신을 보게만드는 거울같은 책이다.

  

장진 감독의 추천사에서 나와있듯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유럽을 오가며 똑같은 곳을 경험하고 똑같은 발자국을 봤을테지만 뛰고 나는 작가의 상상력은 우리가 보지 못한 광경을 과감히 잡아낸다. 투덜투덜..난 유럽가서 계속 궁시렁거렸던 나를 기억한다.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빵과 과자, 그리고 초콜릿만 먹다가 살만 쭉쭉 빠져 돌아온 나.

 

동남아시아 여행 때랑은 너무도 다르게 냉담한 사람들. 뭘 물어보려 접근 할 수도, 친해 질수도 없는 현지인들. 생긴게 어쩜 그렇게 다른지, 같은 하늘에 존재하는 외계인인양 그렇게 비실거리나 정해진 날짜보다 2주나 빠르게 돌아온 나를 기억한다.

 

  왜였을까? 작가 김남우는 이렇게 사람들과 같이 어울릴 수 있고 자연을 볼 수 있고 아이의 동심과 이야기 나눌 수 있고 사물과 대화할 수 있고 모든 것을 의인화 할 수 있었는데, 왜 나는 그러지 못했을까?

 

난 너무 의타적이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를 즐겁게 해주길 바랐고 동양에서 온 여인을 환영해주고 관심가져주기를 바라고 의존했기 때문이었다. 나만의 방식으로 즐기고 스스로 만들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긍정적으로 그 사회에 들어갔어야 했다. 순간을 적극적으로 살지 않는 이상 나의 삶은 내가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언제나 손님(게스트)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은 건 이 책이 준 가장 큰 선물이었다.

 

재치, 유머 그리고 상상력과 발칙한 창조력을 발견하고 싶을 때 다시 읽어봐야겠다. 사진과 글이 찰떡궁합인 사랑스런 여행 에세이.

 

 

          -불면증-

 

커피가 날 너무 촌스럽게 해

 

100% 분위기 내려고 혼자 마셨던

에스프레소 한 잔 때문에

나의 밤이 너무 촌스럽게 길어졌어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에스오에스를 외쳤던

못난 밤의 짠맛 났던 기억

 

-유명하다는 철학자들이 즐겨 찾았다는

그런 부류의 파리 뭐뭐뭐 카페에서-


사람처럼 사랑도 늙을까요?

김남우 지음, 스토리나무(2009)


태그:#김남우, #여행, #유럽,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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