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폭풍을 일으키며 2009년 시즌을 시작한 K-리그가 어느새 9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올해 K-리그의 키워드는 기존 강호들의 몰락과 신흥 강호들의 비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어려운 경제 여파로 보이지만 리그 전체로 보면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가 있다.

 

우리가 즐겨보는 프리미어리그나 프리메라리가 등 소위 돈 많은 빅 클럽들이 사이좋게 우승컵을 나눠가지곤 하는데 이는 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축구의 본 모습이 잊혀 지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빅 클럽들의 독주로 우승팀 예상이 가능한 프리미어리그나 프리메라리가보단 우승팀 예상이 어려운 2009K-리그가 매력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 또한 K-리그는 그들만의 특별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

 

경기장을 방문하면 항상 골대 뒤에서 열정적으로 자신의 클럽을 지지하는 서포터들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즐겁게 서로의 팀을 응원하며, 즐겁게 상대팀을 도발하고, 즐겁게 저항할 줄 아는 멋진 젊은이들이다. 그들은 수많은 현수막을 이용해서 상대팀을 자극하고, 때로는 자신들의 주장을 현수막에 옮기기도 한다.

 

요즘 이러한 현상들에 대해 온라인상에서 많은 찬반논쟁이 일어나고 있는데 한쪽 주장은 K-리그의 문화이고 축구 고유의 문화라고 맞서고 있고, 또 다른 주장은 조용히 축구만을 즐기고 싶은데 서포터들이 시끄럽고 그들이 훌리건을 흉내 내며 너무 폭력적이라는 주장이다.

 

스물여섯 번째 시즌을 맞이한 K-리그는 그동안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고, 최근에는 한 축구팬이 목덜미를 붙잡인 채 끌려 나가는 사진이 온라인상에 떠돌면서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물론 어설프게 훌리건 흉내를 내며 폭력을 휘두른다든지 또는 경기장 분위기를 망친다면 그에 맞는 규정을 만들어 제재를 해야 된다.

 

하지만 K-리그 서포터들은 즐겁게 자신들의 문화를 즐기며 자신들의 클럽을 지지하고 있다. 분명 훌리건을 어설프게 흉내 내는 서포터들이 있지만 극히 일부분이며, 이는 각 팀 서포터 회장들이 서포터들에게 자제를 요구하고 제재를 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다.

 

축구는 다른 타 종목 스포츠에 비해 매우 거칠고 투쟁심을 유발하는 스포츠이다. 또한 9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1골이 들어갈 수가 있고, 10골이 들어갈 수가 있고, 아니면 골을 성공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 90분이라는 긴 시간동안 골이 터질 때를 제외하고 적막만이 흐른다면 상상만으로도 지루하고 끔찍한 일임을 알 수 있다. 상상해보라.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조차 시끄럽게 들리는 경기장의 풍경을.

 

서포터들의 함성과 퍼포먼스는 축구의 일부분이며, 축구가 세계적으로 많은 인기를 얻기 전부터 존재해왔던 것이다. 이러한 서포터들의 문화는 축구에 있어 없어서 안 될 부분인 것이다. 그래도 시끄럽고 싫은 사람들은 좀 더 교양 있는 취미를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현재 K-리그 서포터들은 성숙하기 위해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다. 경기장에 모인 서포터들은 지지하는 클럽을 떠나 모두가 축구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클럽을 지지하다가도 대표팀 경기가 있을 경우에는 모두가 한 마음으로 대표팀을 응원하는 크게 보면 하나의 서포터들이다.

 

우리에게는 세계 그 어떤 나라에도 없는 최고의 서포터 붉은악마들이 존재한다. 우리는 좋지 않은 문화를 흉내 내기보다 예전 붉은악마들이 보여주었던 즐겁게 축구를 즐기고, 즐겁게 응원하며, 즐겁게 저항하던 순수했던 그때의 우리들의 모습을 다시 한번 기억할 필요가 있다.

 

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만 페어플레이를 강요해서는 안된다. 각 팀 서포터들도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면서 축구를 즐기는 방법을 깨달고 진정으로 상대방을 축하하는 미덕을 보여야 할 때이다.

2009.05.15 09:32 ⓒ 2009 OhmyNews
K-리그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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