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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모니터의 보급으로 CRT모니터는 버려지고 있는 추세이다. 대부분의 CRT모니터들은 이미 아프리카로 오기전 망가져서 쓸수 없는 상태이다. 그런 모니터들은 이렇게 분해되어 가전제품 화장터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 CRT모니터의 최후 LCD모니터의 보급으로 CRT모니터는 버려지고 있는 추세이다. 대부분의 CRT모니터들은 이미 아프리카로 오기전 망가져서 쓸수 없는 상태이다. 그런 모니터들은 이렇게 분해되어 가전제품 화장터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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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 전자폐기물을 태우는 검은 연기가 도시를 뒤덮고 있다.
▲ 검은도시 아크라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 전자폐기물을 태우는 검은 연기가 도시를 뒤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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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폐기물의 집결지- 아프리카

생활에 편리함을 더하는 전자제품. 날마다 첨단으로 포장된 제품은 새로 등장하는 제품에 의해 도태돼 버려진다. 이렇게, 전자폐기물(e-waste)이라는 신종 쓰레기가 탄생한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2005년 통계 조사 결과, 미국에서만 9800만 대의 휴대전화가 쓰레기가 되었고, 총 150만~190만 톤의 컴퓨터, TV, VCR, 모니터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가 폐기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만 향후 몇 년간 해마다 약 3천만~4천만 대에 이르는 컴퓨터가 도태되어 폐기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많은 양의 전자폐기물들은 어떻게 처리될까? UN 환경프로그램(UNEP)의 보고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연간 약 5000만 톤의 전자폐기물이 버려지고 있으며, 그 중 5000톤 이상의 전자폐기물이 '개발도상국 정보선진화'의 일환으로 중고품으로 둔갑해 아프리카로 흘러들고 있다.

심지어 일부 NGO단체를 통해 이 전자폐기물들이 '기증(donation)'이라는 딱지가 붙어 면세 처리되어, 가나, 코트디부아르, 나이지리아와 같은 아프리카 지역으로 유입된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500톤 이상의 전자 폐기물을 아프리카와 인도, 중국 등의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주요 무역항구 중 가나에 위치한 테마 항에는 매년 약 500톤 분량의 전자폐기물이 반입된다. 최근 2~3년 사이 가나의 수도 아크라는 전자 폐기물을 소각하는 검은 연기로 전자폐기물 재앙의 대표적인 도시로 꼽히고 있다.

이곳 아이들은 모두 표정이 없었다. 고된 삶에 찌든 눈빛들.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모두 하나같이 같은 표정이다.
▲ 어두운 아이들 이곳 아이들은 모두 표정이 없었다. 고된 삶에 찌든 눈빛들.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모두 하나같이 같은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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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제품에서 나온 전선을 태울때 플라스틱이나 고무가 타면서 나는 이 검은 연기에는 다이옥신, 바륨 등 각종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들어 있다.
▲ 다이옥신을 마시는 아이들 가전제품에서 나온 전선을 태울때 플라스틱이나 고무가 타면서 나는 이 검은 연기에는 다이옥신, 바륨 등 각종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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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선의 피복을 태우려면 강력한 화력이 필요한데 별도의 땔감을 구할 수 없어 폐타이어나 냉장고 단열재 등을 태워 땔감으로 쓴다. 여기서 엄청난 검은 연기와 유해 물질들이 공기와 토양을 오염시킨다.
▲ 타이어를 땔감으로 이러한 전선의 피복을 태우려면 강력한 화력이 필요한데 별도의 땔감을 구할 수 없어 폐타이어나 냉장고 단열재 등을 태워 땔감으로 쓴다. 여기서 엄청난 검은 연기와 유해 물질들이 공기와 토양을 오염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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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 아크라의 아그보그블러쉬의 한 공터에서 소년들이 폐 스티로폼이나 타이어를 땔감으로 폐 전자제품에서 분리한 전선을 태우고 있다.
▲ 전선을 태우는 아이 가나, 아크라의 아그보그블러쉬의 한 공터에서 소년들이 폐 스티로폼이나 타이어를 땔감으로 폐 전자제품에서 분리한 전선을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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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소년들이 검은 연기 속에 죽어가고 있다

특히 수도 중심에 위치한 아그보그블로시 시장에는 매일 시커먼 연기기둥이 치솟는다. 바로 시장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전자 폐기물을 태우는 연기다.

전자 폐기물을 소각하고, 그 속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고철을 찾아내 다시 되파는 것은 몇 년 전부터 가나 아크라 사람들의 새로운 수입원이 되었다. 특히 가전제품을 분해해 전선을 뜯어내서 태우면 구리를 얻을 수 있는데 이 구리는 가나의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에 해당한다. 가격도 좋아 이 구리를 취급하는 상인들과 무역업자들의 수입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이 구리를 얻어내기 위해 불길과 싸우는 것은 10대의 아이들. 구리를 취급하는 상인들에게서 전선을 받아 대신 태워주는 대가로 한 건당 10페소(한화 120원 상당)를 받는다. 뜨거운 태양 아래 하루 종일 전선을 태워야 1세디(한화 1200원)를 벌기 힘들다.

유독성 연기를 들이 마시는 이 아이들은 매일 다이옥신과 바륨에 노출되어 서서히 병들어 가고 있다. 내가 쓰다 버린 CRT 모니터와 구형 TV 따위가 유독성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아프리카 가나의 수도 아크라의 한 공터에서 타들어 가며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한 뭉치의 구리로 1000원을 벌기 위해 오늘도 아프리카의 소년들은 유독성 검은 연기 마시며 오늘도 전자폐기물들을 태우고 있다. 도대체 누가 이 아이들을 죽음의 불 속으로 내몰고 있는가?

이 한줌의 구리를 얻기 위해 아이들은 불 속에 몸을 던진다. 구리는 곧 돈이기 때문이다.
▲ 한줌의 구리를 얻기 위해 이 한줌의 구리를 얻기 위해 아이들은 불 속에 몸을 던진다. 구리는 곧 돈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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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Accra, Ghana, 2008



태그:#아프리카, #가나, #전자쓰레기, #전자폐기물, #아크라, #휴대전화가 재앙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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