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있었던 2008-2009 동부프로미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전주 KCC가 인천 전자랜드를 109-81로 완파했다. KBL 역대 6강 PO에서 1차전 승리팀의 4강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무려 95.8%(23/24)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KCC는 매우 유리한 상황을 선점했다.

 

'높이대 높이', '트레이드 팀'간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던 이번 경기에서 KCC는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선보였다. 반면 전자랜드는 지나치게 리카르도 포웰(29득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에 의존하는 경기내용으로 스스로 자멸하고 말았다.

 

"이공은 내거야!" KCC 마이카 브랜드(사진 왼쪽)와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이 치열한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 "이공은 내거야!" KCC 마이카 브랜드(사진 왼쪽)와 전자랜드 리카르도 포웰이 치열한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 KBL

 

양팀의 팀플레이 차이가 결국 승패갈라

 

2쿼터 중반까지는 팽팽했다. 전자랜드는 포웰이 내외곽을 넘나들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모습이었고, KCC는 모든 선수가 고르게 득점에 가담하며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았다. 하지만 스코어에서는 박빙이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의 흐름은 KCC 쪽으로 넘어갔다.

 

아무리 포웰의 득점감각이 무섭다고는 하나 한 선수에게 지나치게 기회가 몰리면 상대적으로 동료들의 슛감 및 팀오펜스가 제대로 서기 어렵다. 또한 수비하는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상대팀의 공격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결국 KCC는 임재현-추승균-칼 미첼 등이 고르게 득점에 가담한 가운데 52-42로 10점을 앞선채 전반을 마칠 수 있었다.

 

전자랜드는 3쿼터 초반 팀 플레이를 살리며 60-56까지 바짝 추격했다. 하지만 한번 기세가 오른 KCC는 걷잡을 수 없었다. KCC는 하승진(15득점, 9리바운드)이 골밑에서 포스트를 장악한 상황에서 나오는 선수들마다 제몫을 해주며 전자랜드를 융단폭격, 4쿼터 초반에 사실상 승패를 갈라버렸다.

 

KCC가 경기가 얼마나 잘 풀렸는지는 3점슛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날 KCC는 무려 15개의 3점슛을 성공시켰다. 성공률 역시 0.483로 매우 높았다. 놀라운 것은 이같은 성공횟수와 성공률은 특정 슛감이 좋은 슈터들에게서만 이뤄진 것이 아닌 전체적인 선수들에게서 나온 기록이라는 것.

 

팀내 슈터인 추승균(14득점, 3점슛 2개, 4어시스트)-칼 미첼(17득점, 3점슛 3개, 8리바운드, 4어시스트)은 물론 임재현(13득점, 3점슛 3개)과 마이카 브랜드(25득점, 3점슛 2개, 7리바운드, 4어시스트)의 슛이 펑펑 터졌다. 평소 슛이 안 좋기로 유명한 신명호(13득점, 3점슛 3개, 4리바운드, 7어시스트)도 자신을 버리고 도움수비를 들어가는 전자랜드 수비의 허점을 노려 자신감 있게 외곽을 성공시켰다.

 

어디 그뿐인가. 벤치멤버인 정선규(3득점, 3점슛 1개), 강은식(3득점, 3점슛 1개)마저 3점 행진에 동참했다.

 

3점이 나온 과정도 다양하다. 추승균은 속공상황에서 지체 없이 3점슛을 날린 것을 비롯 수비수 2명을 달고 3점을 성공시켰고, 미첼은 자신의 특기인 기습적인 3점슛으로 전자랜드의 진을 빼버렸다.

 

또한 임재현은 탑에서 성공률이 좋은 선수답게 골밑에서 다시 나오는 볼을 3점슛으로 안정감 있게 마무리해 주며 플레이오프에서의 맹활약을 기대케 했다. 거기에 1쿼터 종료 직전 터진 브랜드의 3점슛과 3쿼터에서 나온 임재현의 버저비터는 가뜩이나 달아오른 KCC의 외곽에 완전한 힘을 실어주었다는 평가다.

 

미첼의 활약도 주목해볼 만하다. 당초 미첼은 전자랜드의 센터 도널드 리틀과 함께 양팀의 불안요소로 꼽혔던 선수. 기량은 나쁘지 않지만 팀 플레이에 잘 적응치 못하는 모습으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미첼은 승패가 완전히 갈린 4쿼터 이전까지는 오픈찬스가 아니면 슛을 자제하며 팀원들과 융합하려는 플레이를 보이며 KCC팬들의 불안감을 싹 지워주었다.

 

하지만 리틀(4득점, 4리바운드)은 1쿼터에만 파울을 3개나 범하며 불과 14분 54초만을 뛰며 전자랜드 패배의 주범이 되고만 모습이다. 리틀이 나간 상황에서 골밑에서 활약해줘야 할 서장훈(13득점, 3점슛 1개, 3리바운드) 또한 지나치게 외곽플레이로 일관, 지켜보던 전자랜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한편 KCC와 전자랜드의 2차전은 30일 오후 7시, 1차전과 동일한 장소인 전주실내체육관에서 계속된다.

2009.03.28 18:19 ⓒ 2009 OhmyNews
6강 PO 1차전 전주실내체육관 서장훈 하승진 팀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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