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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3개월를 넘어선 독립영화 <워낭소리>는 독립영화 사상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무려 250만 명이 다녀갔다. <워낭소리>가 인기를 얻자 그 후에 개봉된 독립영화들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 2월 개봉한 <낮술>은 현재까지 2만여명의 관객을 기록중이다. 소리없는 인기행진을 펼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독립영화가 인기인 요즘 영화계, <워낭소리>의 히트 이후 독립영화의 가치에 대한 포럼이 열렸다.

21일 오후 2시 홍대 앞 상상마당에서 '독립영화 어디로 가는가'는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 영화평론가 <맹수진>, 문정현 <할매꽃> 감독이 참석했다. 이들은 서로에 대해 너무나 잘 아는 사이로 알려졌다. 심지어 유쾌한 토크 형식으로 진행해 달라는 주최측의 부탁을 받아 최대한 재미있고 유쾌하게 포럼을 이끌었다.

그 중 <낮술>의 노영석 감독은,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을 잇는 주목받는 독립영화인이다. 검소한 생활과 여러번의 실패끝에 영화 <낮술>을 탄생시킨 노 감독의 모습을 담았다.

<워낭소리>에 비하면 자신의 작품은 아직 부끄러운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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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의 첫 질문은 바로 <워낭소리>와 연결됐다. 특히 이 영화의 배급사를 맡은 곽용수 대표의 솔직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가족이랑 이 영화를 봤다. 배급사 입장에서는 <워낭소리>가 남녀노소 누구나 볼 수 있는 영화라고 본다"고 했다.

노 감독은 어떨까? 그는 자신의 첫 작품 <낮술>이 조용한 흥행을 거두고 있는 상황 속에서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부끄럽습니다. 250만이 넘은 <워낭소리>에 비해 아직 제 작품은 그의 1 퍼센트 정도인 2만명이 다녀갔습니다. 원래 <낮술>은 1월에 개봉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워낭소리>가 때마침 1월에 개봉한다는 소식이 들려 겁이 나 개봉을 연기했죠."

그가 왜 이렇게 부끄러워 했을까? 그는 조영각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건넨 '관객 수 농담'에 대해 어느 정도 수긍하면서 수줍어 한 것이다.

이렇게 부끄러워하는 노영석 감독은 <워낭소리>를 보고 흥미로운 생각을 가졌다고 말했다.

"<워낭소리>, 정말 대단한 작품입니다. 다만 제 생각인데 나중에 할아버지가 죽어가는 소를 타고 가는 장면이 저한테는 이해가 가지 않았을 뿐이죠."

독립영화에 대해 말해보라고 하자, "아직은 잘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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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석 감독은 조영각 집행위원장으로부터 "독립영화에 대해 말해보라"는 요청을 받았다. 순간 당황한 모습을 보인 그는, 독립영화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애교와 함께 자신의 경험담을 말했다.

 "사실 저는 독립영화 들어온 지 얼마 안된 신예입니다. 그래서 제가 이 자리에 들어온 것이 너무 죄송스럽습니다. 이 자리에서 독립영화에 대해 할 말이 없어서입니다. 저는 어릴 때 만화나 영화를 보는 것보다 제 자신이 만들고 보여주고 싶은 작품을 찍고 싶었습니다."

이렇게 영화 제작에 대한 참여욕구가 크자, 영화진흥위원회나 공모전 등에 문을 두드려본 노 감독. 되돌아오는 것은 실패뿐이었다. 이런 실패를 딛고 그는 저예산영화를 만들자는 각오로 <낮술>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 때 강연을 들은 관객들은 노영석 감독의 수줍음에 웃음바다가 됐다. 심지어 노영석 감독의 겸손함에 포럼 연사들과 관객이 보다 친근하게 그의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 영화관객, 영화선택의 협소화 아직도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회를 맡은 조영각 집행위원장의 재치가 돋보였다. 서로를 너무 잘 아는 사람들이 모여 부담감없이 포럼을 이끌었다. 순간순간 이들의 애교와 웃음에 관객들은 지겨움없이 포럼을 경청할 수 있었다. 특히 노영석 감독의 수줍은 모습은 이날 포럼의 백미였다.

유쾌하게 진행된 이번 포럼의 핵심 메시지는 바로 맹수진 영화평론가에 의해 나왔다. 독립영화는 상업영화와 달리 친밀감이 베어나오는 것이 매력이라는 그녀의 주장도 나머지 연사의 공감을 얻었다.

 "아직도 독립영화 자체를 지겨워해 상업영화를 찾는 우리나라 관객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예전보다는 많이 독립영화가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영화관들의 상영관 수가 많아지는데 선택할 수 있는 영화의 수는 적습니다. 이렇게 주목받는 영화만 주요 상영관에 홍보되다 보니 영화선택이 협소화 되는 것입니다. 협소한 영화선택이 조만간 사라져야 독립영화가 발전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캠퍼스라이프, SBSU포터, 네이버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노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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