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인 루니

웨인 루니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008/09시즌은 분명 웨인 루니의 해가 될 것이며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시즌이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선수 중에 한 명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기 바란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미드필더 오언 하그리브스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다음달 개막하는 2008/09시즌은 팀 동료 '웨인 루니의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맨유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에 선정돼 리그 최고의 선수로 부상했다면 이번 시즌에는 루니가 그 자격이 주어질 자격이라는 것이 하그리브스의 생각.

이처럼 루니에 대한 하그리브스의 칭찬과 바람은 그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을 좌우할 영향력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막판까지 맨유의 승리 방정식으로 통했던 '루니의 법칙'이 존재할 만큼 어느 포지션에서든 성실한 경기 자세를 발휘했던 그는 팀 내에서 가장 이타적인 활약을 펼쳤다. 최근에는 호날두의 레알 마드리드행이 대두되자 일각에서는 맨유가 '루니의 맨유'로 재편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그러나 하그리브스가 언급한 것 처럼 루니 개인의 득점포는 마음껏 가동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시즌 27경기서 12골 넣었음에도 자신의 슈팅이 번번이 골대 바깥으로 향하는 문제점을 남기고 더 많은 골을 기록하지 못했던 것. 이는 파비오 카펠로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현지 축구인들이 아쉬워했던 부분이다.

이에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루니의 골 결정력이 논란 대상으로 떠오르자 앞으로 그를 최적의 포지션인 공격수에 집중 배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는 23일 잉글랜드 대중지 <타임즈> 온라인을 통해 "맨유가 더 나은 팀이 되려면 루니의 어중간한 역할을 결정 지을 필요가 있다. 그의 최적 포지션은 최전방 공격수 또는 그 아래 자리다"며 루니를 더 이상 미드필더와 왼쪽 풀백으로 내리지 않고 공격수로서의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2008/09시즌 계획을 공개했다.

루니는 2004년 8월 맨유 입단 이후 두 시즌 동안 줄곧 뤼트 판 니스텔로이(레알 마드리드)를 보조하는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기용됐다. 페널티지역 내에서의 득점 감각과 당시 '팀 전술의 중심'이었던 판 니스텔로이와의 호흡이 최고라는 현지 여론의 찬사를 받았고, 빠른 문전 쇄도와 수비수 2~3명을 가볍게 재치며 골망을 흔드는 빨랫줄 같은 슈팅은 그의 골 감각을 뒷받침하는 재능임을 읽을 수 있었다.

그러나 루니는 지난 시즌 카를로스 테베즈의 합류로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지 못한 것이 사실. 자신의 스타일과 체격이 비슷한 테베즈가 시즌 초반 맹활약을 펼쳐 팀의 해결사로 떠오르자 여러 포지션을 오가며 이타적인 경기력에 집중했던 것. 지난 시즌 중반부터는 왼쪽 측면 뒷공간에서 적극 수비에 가담하는 그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줄곧 공격진에서 폭발적인 공격력을 발휘했던 '예전의 루니'와 다른 역할을 소화했다.

그런 루니의 붙박이 공격수 포진은 맨유의 주전 공격수 구도를 바꿀 여지가 충분하다. 퍼거슨 감독은 "루니 같은 23세 선수는 완성된 공격수라고 보기 어렵다. 루니는 경험있는 공격수와 함께 뛰면 (기량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며 맨유가 영입 추진 중인 'EPL 최고 타깃맨' 디미타르 베르바토프(토트넘) 또는 티에리 앙리(FC 바르셀로나)를 루니의 짝으로 활용해 사실상 루니를 팀 공격의 중심으로 세우겠다는 2008/09시즌 승부수를 띄웠다.

퍼거슨 감독이 구상하는 맨유의 이번 시즌은 두꺼운 미드필더진을 스쿼드 로테이션 시스템으로 매 경기마다 최대한 활용한 뒤 '루니-베르바토프(또는 앙리)' 투톱의 공격 지원을 늘릴 전망이다. 특히 루니의 붙박이 공격수 기용은 미드필더진-베르바토프(또는 앙리)로 연결되는 공격 루트의 완성도와 페널티 박스 안에서의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팀 공격력 향상과 함께 퍼거슨 감독에게 자신의 든든함을 안길 수 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루니와의 역할이 겹친 테베즈를 No.3로 내리겠다는 의미.

퍼거슨 감독은 "앞으로 몇년 안에 루니의 영입이 정말 좋았다고 말할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며 맨유의 에이스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루니의 잠재력을 치켜 세웠다. 지칠 줄 모르고 그라운드를 질주하며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는 루니의 발끝에 향후 맨유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루니가 퍼거슨 감독과 하그리브스의 기대에 부응하면 어쩌면 2008/09시즌 프리미어리그는 그가 최고의 자리에 오를지 모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저의 블로그(http://pulse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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