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부터 중국 정부가 서민의 주택 보급을 위해 건설하기 시작한 왕징의 신도시, 지금도 아파트 건설은 진행 중이다.

2001년부터 중국 정부가 서민의 주택 보급을 위해 건설하기 시작한 왕징의 신도시, 지금도 아파트 건설은 진행 중이다. ⓒ 이점숙


중국 베이징은 올림픽 막바지 준비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그동안 티베트 사태로 생긴 국제적 비난, 요새를 방불케 하는 베이징 과잉 보안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준비기간이었다. 이제 올림픽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20여 일, 베이징은 지금 어디에 가나 올림픽 이야기뿐이다.

하지만 올림픽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중국에서 생활하는 교민들은 올림픽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이들은 비자문제, 기숙사 강제 퇴관, 임대료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베이징 시내, 그중에서도 오도구와 왕징은 한국인 밀집지역으로 꼽힌다. 오도구는 대학 부근의 지역으로 이곳에 있는 유학생들은 학교 기숙사 부족으로 학교에서 나와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왕징은 주재원이나 사업을 하는 한국인이 대거 거주하는 지역이다.

좋은 집, 합리적 가격 갖춘 집은 어디에?

 부동산에 붙여진 임대료.

부동산에 붙여진 임대료. ⓒ 이점숙



그렇다면 중국에서 생활을 하는 우리 교민들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이다. 대부분 아파트를 임대해 생활하다 보니 좋은 집, 합리적인 가격의 집을 찾기란 참으로 어렵다.


"올림픽을 앞두고 집값이 너무 올라서 살기가 힘들어요." (왕징 거주 가정주부, 김아무개씨)

"지금 살고 있는 집 계약이 끝나가는데 집값이 일 년 사이 너무 많이 올라서 좀 더 싼 집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 (오도구 거주 유학생, 이아무개씨)

중국 신문보도에 의하면 매매되는 집값은 하락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러나 올림픽 주 경기장 근처와 외국인 밀집 거주지역의 임대료는 오르고 있다.

올림픽 주 경기장 부근에서는 올림픽 특수를 노리고 임대료를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유학생 거주지역은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하다 보니 임대료가 매년 오르고 있다.

중국에서 유학하는 한국인들이 모이는 인터넷 다음 카페 '북유모'에는 집값 상승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은 중국 부동산업자의 농간과 높은 임대료에도 계약부터 하는 부르주아 유학생, 회사에서 임대료를 지원받는 주재원들이다.

한 예로 오도구의 경우 원룸의 한 달 임대료는 인민폐 4500위안(한화 67만5000원)이고, 주재원이 거주하는 왕징의 아파트는 인민폐 2만위안(한화 300만원) 정도이니 서울 중심가  수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당장 어디 가서 살라고?"

 실외수영장이 구비된 왕징의 한 아파트 모습.

실외수영장이 구비된 왕징의 한 아파트 모습. ⓒ 이점숙


베이징올림픽 기간 동안 일부 대학에서는 외국 훈련단에게 숙소를 제공하기 위해 기숙사에 거주하고 있는 기존의 유학생들을 강제로 퇴관시켰다.

북경사범대학의 경우 미국선수단과 올림픽위원회 관계자 숙소제공을 위해 기존의 관생들을 6월 말까지 나가도록 했고, 이들은 개강 직후인 9월 7일 이후에나 다시 기숙사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다는 학교 측의 답을 들어야만 했다.

"당황스러워요. 올림픽을 위해서 갑자기 방을 빼라니요. 이 많은 짐들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당장 어디 가서 살라고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유학생, 신모씨)
"이 기회에 아주 외주를 하려고요. 근데 혼자 살기에는 방 값이 너무 비싸서, 룸메이트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에요." (유학생, 이모씨)

비단 숙소문제뿐만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안전한 올림픽 개최를 위해 중국 내 외국인에게도 제한적으로 비자 연장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학교에 적을 두고 있는 X비자(학생비자)를 소유한 학생이라, 사업이나 단기 어학연수생의 경우 대부분 중국을 잠시 떠나 있어야 한다.

북경에서 부동산 영업을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금은 올림픽 때문에 임대료가 상승하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기존가격에서 인민폐 500위안(한화 7만5000원)정도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덧붙이는 글 <오마이뉴스>-SK텔레콤 T로밍이 공동 후원하는 '2008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팀' 기사입니다.
베이징올림픽 베이징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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