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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가운데 울산에서의 촛불열기는 식지 않았다.

 

3일 오후 7시부터 울산 삼산동 롯데백화점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학생 주부 노동자 등 700여명이 참여했고, 특히 여학생들의 자유발언이 계속 이어졌다.

 

자유발언대 단상 옆에 설치된 영상장치에서 서울 집회 모습을 생중계 하는 <오마이뉴스> 생방송이 비춰지는 가운데 참가자와 발언자들은 "정부의 고시 유보가 정치적인 쇼"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폭력진압한 경찰청장의 퇴진"도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울산시당 소속 18명의 지방의원들은 오후 5시 울산시청을 출발해 2시간 넘게 삼보일배를 하며 집회 장소에 합류했고, 그동안 발언을 자제하던 진보신당 노옥희 추진위원(전 울산시장 후보)도 목소리를 높이며 "국민 협상단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여중학생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3명의 여중생이 함께 단상에 올라 "우리가 투표도 않은 대통령 때문에 왜 우리가 죽어야 하나"고 말하다 울음을 멈추지 못했다. 참가자들이 "울지마"를 연호하자 이 학생은 "미친소로 자꾸 이러면 죽어버릴 겁니다"고 말해 잠시 집회 장소를 숙연케 했다.

 

또 다른 여중생은 자유발언을 하며 "인터넷을 보고 분노를 느껴 이곳에 오게 됐다"며 "대통령 취임 100일이라고 하는데, 체감은 꼭 10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이어 참가자들에게 "눈을 감아 주세요"라고 한 뒤 "캄캄한 그게 미래입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운천 장관 사퇴로 끝나지 않고 이명박 사퇴가 있어야 끝난다"고 했다.

 

여고 2학년생이 자유발언에 나섰다. 이 학생은 "지금 야간자율학습 시간인데 몰래 나왔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10시까지 잡아 놓는데, 지금 아이들은 불안해서 공부안하고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이 학생은 또 "아르헨티나에서 촛불을 들고 실정한 대통령을 몰아냈다는 데,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왜 언론과 집회의 자유를 막느냐"며 소리를 높였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이라고 밝힌 한 남성은 "오다가 쓰레기통을 봤는 데, 지금 대통령이 국민을 쓰레기통 취급하고 있다"며 "우리가 미국 미친소를 처리하는 쓰레기통인가, 인터넷보면 다 아는 데 대통령이 먹으라면 먹는 쪼다가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조남애 울산 남구의원은 "뉴스로 고시 연기 소식을 봤는 데, 보궐선거를 위한 정치쇼"라며 "국민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노옥희 추진위원이 단상에 올랐다. 매번 집회에 참여하면서도 발언을 자제했던 그는 경찰의 폭력진압에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특히 "관료들을 믿고 협상을 맡길 수 없다"며 "국민 협상단을 만들어 국민이 협상 주체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이 재협상을 만들어야 한다"며 "또한 재협상이 다가 아니다. 대운하 민영화 등을 저지시키고 잘못된 정치를 안하겠다는 약속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은 또 "경찰이 잡아간 시민들을 다 풀어줬다는 데, 시민들은 실은 불구속 기소됐고 촛불 힘이 떨어지면 다시 소환될 것"이라며 "불법이 아니다. 국민은 저항할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2시간 가량 진행돼 저녁 9시 무렵 마쳤다. 울산에서는 연이어 집회가 열린다. 집회 참가인원이 점점 늘자 주최측은 5일은 각 구별로 집회를 열고 6일부터는 울산대공원에서 촛불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10일에는 전국 100만 시위에 동참해 시가지 대행진을 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미국 쇠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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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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