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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꽃 중의 왕 모란꽃
▲ 모란꽃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꽃 중의 왕 모란꽃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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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이 피었다. 사월초파일에 내걸린 연등처럼 환하게 빛을 뿜어내며. 부와 명예를 상징하는 꽃 중의 왕 모란꽃. 검붉어진 속살에 노란 수술이 유난히 아름다운 모란꽃은 너무도 곱다. 모란꽃을 볼 때면 시골 고향집 화단과 텃밭에 화사하게 붉은 선혈로 피어오르던 모란꽃 무더기가 떠오르곤 한다.

모란꽃을 만난 것은 지난 18일 여수 화양면 서연리 표주박에 집을 지은 이색적인 제비집을 찾아 나선 날이다. 농가의 텃밭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모란꽃을 마주한 순간 그 매혹적인 자태에 그만 취하고 말았다.

모란은 뿌리 위에서 새싹이 돋아나므로 수컷의 형상이라고 목(牡)자를 붙였고 꽃 색이 붉기 때문에 단(丹)이라 하여 목단(牡丹)이라 이름을 지었다 한다.

농가의 텃밭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모란꽃
▲ 모란꽃 무더기 농가의 텃밭 담장에 흐드러지게 핀 모란꽃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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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의 선덕여왕 조에 당시 당 태종이 모란 그림과 씨앗을 서되 보내 왔다는 기록이 있다. 왕은 모란 그림을 보고 “이 꽃은 필시 향기가 없을 것이다”라며 씨를 땅에 심으라고  명하였다.

모란꽃이 피어 확인해보니 향기가 없었다. 사람들이 그림만 보고 모란이 향기가 없다는 걸 어찌 알았을까 궁금해 하자 그림에 나비가 없었기 때문이라 답하였다 한다.

'구월 단풍이 모란꽃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지만 어찌 단풍을 모란꽃에 비할까? 모란꽃 하면 떠오르는 시인 김영랑. 전남 강진의 영랑 생가에도 지금 모란꽃이 막 피어나고 있다고 한다. 영랑의 시 모란꽃을 가만히 읊조려본다.

‘구월 단풍이 모란꽃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지만 어찌 단풍을 모란꽃에 비할까?
▲ 모란꽃 ‘구월 단풍이 모란꽃보다 낫다’는 속담이 있지만 어찌 단풍을 모란꽃에 비할까?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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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붉어진 속살에 노란 수술이 유난히 아름다운 모란꽃은 너무도 곱다.
▲ 모란꽃 검붉어진 속살에 노란 수술이 유난히 아름다운 모란꽃은 너무도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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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모란꽃의 자태
▲ 모란꽃의 유혹 매혹적인 모란꽃의 자태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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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꽃    
      

-영랑(永郞) 김윤식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모란꽃, #영랑, #꽃 중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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