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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추장에 버무리거나 살짝 찍어 먹으면 부드럽고 달보드레하다.
▲ 꼴뚜기회 초고추장에 버무리거나 살짝 찍어 먹으면 부드럽고 달보드레하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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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뚜기 회에다 한 잔 하세요. 아침에 정치망에서 막 건져 올린 겁니다."

꼴뚜기 회에 한 잔하란다. 항아리에 담근 동동주 한 사발까지 가져와서. "꼴뚜기 회라!" 어물전 망신시켰다는 꼴뚜기 이야기는 들어봤어도 꼴뚜기 회는 난생 처음이다. 여수 돌산도의 갓김치마을 죽포식당의 주인장(66, 윤화남)은 꼴뚜기회와 동동주를 준비해놓고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을 불러 세운다. 인심도 후하다.

"이리 오이다, 꼴뚜기회 한 점만 해보이다"

아침에 정치망에서 막 건져 올린 싱싱한 꼴뚜기
▲ 꼴뚜기 아침에 정치망에서 막 건져 올린 싱싱한 꼴뚜기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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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사촌쯤 되는 꼴뚜기를 이곳 사람들은 고록이라 부르며 주로 젓갈을 담가 먹는다. 오징어보다 훨씬 연하고 부드럽다. 요즘(4월~5월)이 제철이다.

꼴뚜기를 초고추장에 버무렸다. 초고추장에 버무린 꼴뚜기회 맛이 아주 그만이다. 돌산 앞바다에서 갓 건져 올려 신선도가 뛰어나서인지 그 맛이 정말 좋다. 처음 먹어본 꼴뚜기회의 기막힌 맛에 금방 반하고 말았다. 초장에 살짝 찍어 먹어도 부드럽고 달보드레하다.

"순수한 자연산 돌산 앞바다에서 바로 건진 겁니다. 이리 오이다 한 점만 해보이다."

오가는 사람 다 불러놓고 "잡수이다"라며 권한다. 동동주도 집에서 담근 것이라 입에 착 감긴다. 죽포식당의 주인장은 꼴뚜기가 제일 맛있다며 평소에 꼴뚜기회를 즐겨 먹는다고 말한다.

"꼴뚜기회는 민물 안 묻히고 바로 먹어야 간간하고 맛있어요."
"한 접시에 얼마 하나요?"
"꼴뚜기회는 안 팔아, 꼴뚜기회 하는 식당이 없어."

윤씨는 꼴뚜기회를 파는 식당이 별로 없다고 한다.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걱정 마시라. 세상에서 가장 손쉬운 게 꼴뚜기회 만드는 것이니. 싱싱한 꼴뚜기를 어시장에서 구입해 와 초고추장에 버무려 내면 꼴뚜기회 완성이다. 그냥 초고추장에 찍어 먹어도 부드럽게 살살 녹아든다.

꼴뚜기의 요즘 시세는 여수 수산시장에서 1kg에 2만원에 거래된다. 꼴뚜기회를 정 맛보고 싶다면 죽포식당에 미리 전화를 해 부탁하면 된다. 손님이 원하면 기꺼이 선을 보이겠단다.

맘에 쏙 드는 서대찜과 문어무침

서대를 살짝 말려 소금물로 간을 한 다음 찜 솥에 쪄내 파와 마늘, 고춧가루, 설탕 등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서대에 양념을 했다.
▲ 서대찜 서대를 살짝 말려 소금물로 간을 한 다음 찜 솥에 쪄내 파와 마늘, 고춧가루, 설탕 등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서대에 양념을 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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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무침 맛이 맘에 쏙 든다.
▲ 문어무침 문어무침 맛이 맘에 쏙 든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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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저렴한 백반정식(4000원)에 서대찜이 나왔다. 눈이 번쩍 뜨인다. 서대를 살짝 말려 소금물로 간을 한 다음 찜 솥에 쪄내 파와 마늘, 고춧가루, 설탕 등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서대에 양념을 했다. 이집의 백반은 서대와 가자미 찜을 번갈아 선보인다고 한다.

"서대가 나오다가 가자미 찜이 나오다가 그래요."

갖은 양념에 무쳐낸 문어채무침은 문어 특유의 맛이 그대로 담겨있다. "문어에 무슨 짓을 했길래 이리 맛있지?" 혼잣말을 지껄이자 함께한 일행이 "서대찜에 한 짓과 같은 짓이여!"라고 대꾸한다. 아무튼, 서대찜과 문어무침 맛이 맘에 쏙 든다.

돌산갓김치는 은근하게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 갓김치 돌산갓김치는 은근하게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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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저렴한 백반정식(4000원)은 토속적이다.
▲ 백반 비교적 저렴한 백반정식(4000원)은 토속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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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의 주 메뉴인 삼치회의 맛은 탁월하다.
▲ 삼치회 맛보기 이집의 주 메뉴인 삼치회의 맛은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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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산도의 식당에서 특산품인 갓김치가 빠질 수가 없다. 돌산갓김치는 은근하게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고향의 정서가 묻어나는 정갈한 시골식당 백반정식에서 옛 추억이 새록새록 피어오른다. 

아참, 이 집의 주 메뉴는 삼치회다. 여수 돌산갓김치마을에서 자신 있게 선보이고 있다. 돌산 앞바다에서 잡아 올리는 자연산 삼치회는 아주 유명하다. 식재료도 직접 재배한 자연산이 주를 이룬다. 맛보기로 내온 삼치회의 맛은 탁월하다. 삼치회는 된장양념과 간장소스가 나오는데 간장소스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삼치회의 독특한 맛 소개는 다음 기회에. 기대하시라!

덧붙이는 글 | [업소 정보] 여수시 돌산읍 죽포리 879-1 ☎ 061) 644-3017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꼴뚜기, #백반, #삼치회, #맛집, #여수 돌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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