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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사상가요 목회자, 신학자였으며 ‘라브리 공동체’로 널리 알려진 프란시스 쉐퍼 박사와 48년 10개월 1주일을 함께 살았던 그의 아내 에디스 쉐퍼 여사가 쓴 <결혼이야기>에는 1932년 6월 26일,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나서 청년회 모임에 참석해 처음으로 프란시스 쉐퍼를 만났던 날부터 프란시스 쉐퍼가 1984년 5월 15일,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그들이 함께 해 온 세월을 이야기하고 있다.

 

1935년 7월 6일 결혼식을 올리고 48년 1주일동안 죽음이 그들을 갈라놓을 때까지 함께 해 온 추억의 박물관이기도 하며, 앞으로 결혼을 생각하거나 계획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결혼을 앞둔 사람들, 결혼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이 무엇이며, 결혼이 무엇이며, 배우자가 무엇인지, 어떻게 부부가 가정을 가꾸며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진심어린 충고와 조언들을 또한 담고 있다.

 

“지금 당신 곁에 있는 사람, 과연 이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습니까? 자신도 모르게 자꾸 망설여집니까? 이제 곧 결혼할 생각입니까? 갓 결혼하셨습니까? 아니면 결혼 생활이 권태롭습니까? 그래서 결혼의 의미와 목적을 다시 찾아보길 원하십니까?”

 

에디스 쉐퍼 여사는 지금 당신 앞에 한 잔의 차를 준비하라고 말하면서 마치 바로 앞에서 차를 마주 하고 이야기하듯 진심어린 이야기를 하길 원한다.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당신에게 ‘당신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고 말한다. 에디스 쉐퍼 여사는 ‘무엇보다도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야만 한다고 운을 뗀다.

 

 ‘모든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사람, 완벽한 남편, 완벽한 아내, 완벽한 아버지, 완벽한 어머니, 완벽한 가정, 완벽한 결혼 생활…' 이런 것은 없다. 프랜시스 & 에디스 쉐퍼의 <결혼 이야기>는 바로 '불완전한 두 사람이 함께 창조해 낸 결혼 이야기’를, 그들이 함께 한 49년의 결혼이야기를 시작한다.

 

에디스 쉐퍼 여사는 배우자와 하나가 될 수 있는 영역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첫째는 함께 영적 교제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며, 둘째,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 그리고 세 번째, 신체적 매력과 끌림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 결혼을 생각한다면 이 세 가지 균형을 갖춘 사람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완전한 사람, 완전한 관계, 완전한 결혼, 완전한 아이, 완전한 가정… 완전한 것을 얻을 수 있는 완전한 공식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녀는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완벽해 보이는 결혼 생활에 대해 부러워했던 것 같다.

 

그들의 삶이라고 어디 완전했겠는가. 처음과는 다르게 살아가면서 실망하고 좌절하는 과정을 통과하고 인내해 주고 서로의 연약한 부분을 감내하고 기다려 주면서, 또 싸우기도 하면서, 때로는 기쁨을 이기지 못해 하면서 그렇게 49년의 삶을 함께 했을 것이다. 짧고 얇은 이 책 속에는 그들 부부의 영적인 삶과 삶에 대한 진지한 자세와 지혜로 가득하다. 저자는 사랑은 감정 그것만이 아니라 ‘사랑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고,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마음에 품고, 말로 표현하고, 기억하면서 가는 것’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사랑은 그 사랑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쉬운 환경이 아니라 어려운 환경‘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의 말미에서는 추억에 대해 이야기 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당신의 부부, 당신의 가정에는 어떤 ’추억의 박물관‘이 있는가? 혹시 그 ’추억의 박물관‘이 텅 비어 있지는 않은가? 나와 나의 남편, 나의 아내,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지금, 혹은 먼 후일이라도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의 보물창고가 있는가. 그리고 거기엔 어떤 추억들이 살아 숨쉬는가. 49년이란 짧지 않은 세월을 쉐퍼와 함께 살아 온 저자는 말한다.

 

“우리의 삶은 추억 박물관이 되어야 합니다. 매일매일 살면서 얻은 추억거리들은 박물관에 소장하듯 소중히 보관해야 합니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들도 그것을 알아야 합니다. 오늘 일이 내일이면 추억이 된다는 사실을 안다면 시간의 가치를 더욱 귀히 여기게 될 것입니다."

 

"추억이란 우연히 모아지는 것이 아니라, 계획하여 얻어지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님의 뜻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겠습니다’라는 마음 자세가 아니라면, 우리 스스로는 어떤 것도 계획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추억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하고, 여러 가지 사건 중에서 잊어서는 안 될 일들을 기억하고,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예산을 세우고, 그것을 회상하면서 소중히 여기고, 다음 세대에게도 전해 주어야 합니다.”

 

사실, 바쁜 일상 가운데서 배우자를 위해서, 사랑하는 자녀들을 위해서 시간을 낸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라도 ‘추억 박물관’에는 아름답고 좋은 추억으로만 가득 차 있지는 않을 것이다. 거기에는 즐거운 추억, 생각하기 싫은 괴로운 추억도 들어 있다. 하지만 그 추억들은 저자의 말대로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죄가 번성하고 타락한 이 세상에서 삶이 어떤 것인지 더 구체적인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추억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족과 함께 미리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내야 한다. 이것이 귀찮고 수고스럽다고 나중에, 혹은 내년에, 좀더 나이가 든 후에… 라고 미룬다면 시간은 흐르는 강물처럼 흘러가 버리고 말 것이다. 지금, 나를 위해, 사랑하는 남편과 아내를 위해, 그리고 자녀들을 위해 추억의 박물관에 소중한 추억들로 채워갈 수 있기를….

 

아침부터 하늘이 잔뜩 흐리더니 오후 내내 비가 내린다. 창문을 두드리는 비 소리가 듣기 좋은 이런 날, ‘프란시스, 에디스 쉐퍼의 <결혼 이야기>를 뜨거운 차를 앞에 놓고 지혜로운 인생의 선배에게 조언을 듣는 것처럼 앉아서 조용조용 귀를 기울여 듣듯이 책을 펼치면 좋을 듯 하다.

 

특히,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해야 할지 확신이 서지 않는, 그래서 결혼이 망설여지는 당신, 곧 결혼을 앞두고 있거나 아니면 결혼 생활에 대해 권태나 회의를 느끼는 당신, 결혼의 의미와 목적을 다시 찾아보길 원하는 당신이라면 이 시간 따뜻한 차와 함께 ’프란시스&에디스 쉐퍼의 <결혼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프란시스 & 에디스 쉐퍼의 결혼이야기

에디스 쉐퍼 지음, 에스라서원(1999)


태그:#쉐퍼, #결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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