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1회 오마이뉴스-한림대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김영미 시민기자는 한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인터넷미디어 전공 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편집자말]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하늘하늘 흔들리는 코스모스가 가득한 스킨과 함께,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의 'What a coincidence'를 듣고 있자니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다. '가을'이라는 테마에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선곡들이 이어지는 곳, 하루 평균 2500명의 방문자가 찾는 음악이 가득한 공간. 바로 김현태씨의 미니홈피(http://cyworld.com/llgogumall) 주크박스이다.

매일 색다른 테마로 음악을 선물해주는 DJ 김현태(23)씨를 채팅 인터뷰했다.

수많은 방문자들이 음악을 듣기 위해 찾아온다. 오늘의 음악 테마는 '가을 길목에 서서-'.
▲ 김현태씨의 미니홈피 수많은 방문자들이 음악을 듣기 위해 찾아온다. 오늘의 음악 테마는 '가을 길목에 서서-'.
ⓒ 김영미

관련사진보기


싸이월드에 가입하는 사람들은 보통 친목도모나 사진첩 이용이 목적이지만, 특이하게도 현태씨는 음악 때문에 싸이월드에 가입했다. 음악을 듣고 싶은데, 마땅한 사이트도 없고 저작권 문제도 있어 직접 구입해 자기만의 음악 공간을 만든 것이다. 그렇게 모으기 시작한 음악이 현재 4321개에 달한다고 하니 그의 음악 사랑을 알 만하다.

R&B에서부터 힙합, 재즈, 뉴에이지에 이르기까지 음악의 장르도 다양한데, 현태씨의 주크박스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고구마]테마'이다. 테마를 정하고 그에 맞는 음악 10개를 선정해 올리는 형식인데, 주로 그날의 기분이나 날씨 같은 소소한 부분에서 주제를 찾는다. 예를 들어, 첫 달이나 첫 주에는 새로움을 주는 발랄하고 경쾌한 음악을 주로 선정한다고.

특히, 현태씨가 처음 만든 테마인 '[고구마] 고백하기 좋은 곡'은 싸이월드 '이럴 땐 이런 음악'코너에 뽑혀, 방문자 수를 크게 늘린 특별한 의미의 게시물이다.

영원히 계속 될 고구마의 음악선물

도메인과 주크박스의 메뉴에서 볼 수 있는 '고구마'라는 말에 특별한 의미가 있냐는 질문에 "특별히 어떤 의미를 부여한 건 아니고, 사실, 싸이월드 가입 후, 도메인 기입을 할 때 고구마를 먹고 있었다"며 "친근하고 부르기 편하지 않느냐"고 덧붙인다. 실제로 많은 방문자들이 '고구마 싸이'라고 하면 알 정도로 친근하고 부르기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구마'에 숨겨진 사연을 알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인기 미니홈피라는 것을 대변하듯, 배너광고나 사이트홍보 제의도 여러 번 받았지만 현태씨는 지극히 개인적인 음악 공간이라며 거절했다. 그는 개인적인 음악 공간이라고 하지만 방문자 입장에서는 멘트나 메뉴 등에서 그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 있다.

그래서인지, 매일 2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인기 미니홈피라면 악플이 있기 마련인데 현태씨의 미니홈피는 방문자들의 감사 인사로 가득하다. 

"싸이월드가 끝나지 않는 이상 제 미니홈피는 영원할겁니다. ㅋ"

현태씨의 미니홈피에서 매일 음악을 듣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더 기쁜 소식이 있을까? 미니홈피를 그만두고 싶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음악을 듣는 것이 좋아 그런 생각은 해 본적이 없다는 그의 말이 무척 반갑다.

우울할 때는 슬픈 멜로디의 발라드를 들으며 생각에 잠기고, 월요일 아침에는 신나는 팝송을 들으며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으니 '고구마 싸이'는 선물과도 같다. 음악으로 베풀 줄 알고, 그 어떤 DJ보다 공감되는 선곡을 하는 현태씨(고구마)가 소중한 이유다.


태그:#고구마, #주크박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