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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소속 수석 무용수 김주원씨에 대한 징계가 결정되자 네티즌 사이에 찬반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국립발레단 소속 수석 무용수 김주원씨에 대한 징계가 결정되자 네티즌 사이에 찬반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 이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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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수의 누드를 편견을 갖고 판단하지 말라.…무용수의 누드 사진이 문제가 아니라, 국립발레단의 권위주의적 체질이 문제다." (네이버 아이디 'jeongsahn')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나 김주원(30)씨의 누드 사진 공개에 이어 김씨에 대해 징계가 내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 찬반 논쟁이 일기 시작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25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김씨가 국립발레단 단원 신분임에도 발레단의 동의없이 외부 활동에 참여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감봉 1개월의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인사위원회는 "김씨가 반성하고 있고, 발레단에서 모범적인 생활을 한 점 등을 감안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조선일보>(26일자)에 따르면, 김씨는 인사위원회에 참석해 "순수예술(발레)에 대한 관심을 높일 기회라고 생각하고 참여(누드 사진 촬영)했는데 이런 파장을 낳을지 몰랐다"면서 "결과적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유감스럽다"고 공식 사과했다.

김씨는 누드 사진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자 "무용수는 자신의 몸을 통해 아름다움을 전달하지만, 막상 내 몸이 정확히 어떤 모습인지 스스로 알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담고 싶었다"며 "내 신체를 여과없이 기록하고 기억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미를 추구하는 예술가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기꺼이 용기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패션잡지 <보그>(한국판) 10월호에 이정윤(30.국립무용단 수석무용수)씨와 함께 촬영한 누드사진 6장을 공개했다. 사진 촬영은 국내 대표적인 사진작가인 김용호씨가 담당했다.

"누드 사진 촬영이 무슨 죄인가" vs "사진 촬영은 경솔했다"

하지만 김씨의 의도와는 달리 발레단이 징계 조치를 결정하자 네티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jiya1031'은 포털사이트 네이버 댓글을 통해 "예술 표현으로 볼 수 있는 사진들인데, 김씨가 왜 죄 지은 것처럼 일이 진행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발레라는 예술에 대해 문외한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그 사진들은 그냥 예술이었다"고 말했다.

'jeongsahn'은 "무용수의 누드를 너무 사회적 편견을 갖고 판단하지 말라, 이런 편견의 소유자들은 그 사람의 무지 때문"이라며 "무용수의 누드사진이 문제가 아니라, 국립발레단의 권위주의적 체질이 진짜 문제"라고 꼬집었다.

'dealdax'는 "자신의 몸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국립발레단이) 말도 안 되는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징계를 내린 국립발레단을 겨냥했다.

'fotomate' 또한 "김씨가 사진 촬영 전에 허락을 구했다면 허락해줬겠느냐"며 "(김씨에 대한 징계는) 고고한 척하는 발레단 체면에 먹칠을 했다는 생각 때문에 징계를 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국립발레단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김씨의 사진을 선정적으로만 몰아가는 데 대한 불만이 제기됐다. 신글라라씨는 '김주원 누드사진에 대해 누리꾼들께'라는 제목을 글을 쓰면서 "김씨의 사진이 왜 이렇게 논란이 되고, 비판의 대상이 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무용수에게 육체는 감정을 표현하는 도구이자, 오랜 시간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아름다운 작품이다. 미술관에 걸린 고야의 마야부인 그림을 보며, 아폴론신 동상 또는 비너스의 조각을 보며 '선정성이 짙다'고 비판하느냐? 아니다. 아름다운 작품이라고 감탄할 것이다. 그런데 아름다운 무용가의 육체가 담긴 사진은 왜 그렇게 바라볼 수 없는 것이냐?"

신씨는 "고정관념이라는 두꺼운 막을 눈과 마음에서 빨리 떼어내라"면서 "이 관심을 한 순간 구경거리로 흘려보내지 말고, 무용과 더불어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으로 이어나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염세진씨는 게시글을 통해 "문제가 된 사진에 대해 '선정적인 누드'로 볼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느냐"며 "한국 사회의 문화예술에 대한 수준은 상당히 높다, 상업성과 선정성 등은 따져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염씨는 이어 "이번 누드 사진을 다룬 기사들을 보면 대중들로 하여금 선정적이라는 선입관을 갖게 하고 흥미 위주로 유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근 김씨의 사진 파문에 대한 언론의 보도 행태를 꼬집었다.

염씨는 "<보그>지 10월호에 게재된 사진이 왜 지금에야 문제가 되는 것이냐"면서 "김씨를 격하시키고 음해하려는 불순한 사람들의 의도가 개입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반면 김씨의 행동에 대해 "경솔했다"고 꼬집는 네티즌도 있었다. 아이디 'korteam12'는 "국립발레단이면 나라의 얼굴인데, 그 곳에 몸담고 있는 무용수로서 조직에 누가 된 행동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doyogi'는 "국립발레단의 징계 요지는 소속의 허락없이 외부행사에 참여한 절차상의 문제 때문"이라며 "누드 사진이 관건은 아닌 것 같다, 국립발레단의 징계는 타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는 지난 1997년 모스크바 볼쇼이 발레학교를 졸업한 뒤, 그 다음해 국립발레단의 '해적'의 주연을 맡으면 데뷔했다. 이후 '로미오와 줄리엣', '호두까기 인형', '환타지발레 바리', '백조의 호수' 등에 출연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씨는 2000년 한국발레협회상 신인상을 비롯해 2002년 문화관광부장관상, 한국발레협회상 프리마 발레리나상 등을 수상했고, 지난해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 누아 드 라당스'를 수상하기도 했다.


태그:#김주원 , #국립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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