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2연패 소식이 실린 여자월드컵 공식 누리집(www.fifa.com/womenworldcup) 첫 화면

독일의 2연패 소식이 실린 여자월드컵 공식 누리집(www.fifa.com/womenworldcup) 첫 화면 ⓒ FIFA.com

 

'마르타'와 '프린츠'의 신구 골잡이 맞대결로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았던 2007 중국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는 노련한 골잡이 프린츠가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활짝 웃었다. 반면 이번 대회에서 혼자서 일곱 골을 몰아 넣는 바람에 아가씨 펠레라는 별명이 붙은 브라질의 마르타는 변함없이 뛰어난 개인 기술을 자랑했지만 독일 수비수들의 거친 몸싸움에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실비아 나이트 감독이 이끌고 있는 독일 여자축구대표팀은 우리 시각으로 30일 밤 샹하이 홍코우 풋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7 중국 여자월드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을 2-0으로 물리치고 여자 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2연패의 신화를 썼다.

 

거미손 앙게레르, 아가씨 펠레 '마르타'의 페널티킥 막아내

 

 독일 문지기 앙게레르

독일 문지기 앙게레르 ⓒ FIFA.com

챔피언 독일은 기록면에서도 최고였다. 결승전까지 모두 여섯 경기를 치르며 21골(경기당 3.5골)을 터뜨렸지만 실점은 단 한 개도 없었다. 그 중심에 문지기 나딘 앙게레르(FFC 터빈 포츠담)가 우뚝 서 있었다.

 

앙게레르는 남자 문지기도 세우기 힘든 신기원을 이룩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월터 젱가는 517분 무실점 기록을 세우며 빗장 수비로 이름난 이탈리아의 골문을 지킨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그 기록을 앙게레르가 깬 것이다.

 

앙게레르는 큰 위기를 두 번이나 넘겼다. 프린츠의 선취골(52분)로 앞서나가는 과정에서 먼저 63분에 페널티킥을 내준 것. 수비수 브레소니크가 브라질의 골잡이 크리스티안을 밀어 넘어뜨린 것이 화근이었다. 11m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상대는 이번 대회 득점왕(7골/6경기)에 오른 '아가씨 펠레' 마르타였다.

 

이번 대회 내내 쌓아 온 무실점 행진이 한낱 물거품으로 사라지고 마는 순간처럼 느껴졌지만 앙게레르는 마르타의 왼발에서 뻗어오는 공을 향해 침착하게 몸을 내던졌다. 킥 방향이 조금 가운데 쪽으로 몰리기는 했지만 그녀의 순발력은 놀라웠다.

 

앙게레르의 활약은 무실점 대기록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는 68분에도 빛났다. 벌칙 구역 밖에서 찬 브라질의 직접 프리킥이 골문 구석으로 날아들었지만 그녀는 오른쪽으로 몸을 훌쩍 날리더니 멋지게 쳐냈다. 그 순간이 517분에서 518분으로 넘어가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그 선방의 의미는 더욱 컸다.

 

이렇게 큰 위기를 두 번이나 넘긴 앙게레르의 활약 덕분에 경기 끝무렵 로이데르의 쐐기골까지 나왔다. 미국이 1991년과 1999년에 두 차례나 우승을 차지한 바 있지만 독일은 최초의 연패 기록(2003년-2007년)으로 진정한 신기원을 이룬 것이다.

 

브라질은 비록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남아메리카 여자 축구의 기술적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특히, 20대 초반의 세 선수 다니엘라(미드필더), 마르타-크리스티안(골잡이)을 중심으로 이룩한 남아메리카 여자 축구 사상 최초의 결승 진출 쾌거는 다음 대회까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 2007 중국 여자월드컵 결승전 결과, 9월 30일 샹하이

★ 독일 2-0 브라질 [득점 : 프린츠(52분,도움-스미세크), 로이데르(86분,도움-링고르)]

★ 3,4위전 : 미국 4-1 노르웨이

2007.10.01 08:53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 2007 중국 여자월드컵 결승전 결과, 9월 30일 샹하이

★ 독일 2-0 브라질 [득점 : 프린츠(52분,도움-스미세크), 로이데르(86분,도움-링고르)]

★ 3,4위전 : 미국 4-1 노르웨이
여자 월드컵 마르타 앙게레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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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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