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국내 프로야구도 '공정한 경쟁'이 보장된다.

15일 서울 잠실구장과 인천 문학구장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반도핑위원회 주관으로 도핑테스트가 실시됐다. 추첨을 통해 결정된 총 12명의 선수는 VIP 화장실에서 도핑테스트를 마쳤다. 결과는 늦으면 27일까지 발표될 예정이며 양성 반응이 나오면 재 테스트를 실시해 공개 시기가 좀 더 지연될 전망이다.

반도핑위원회 구성, '약물과의 전쟁' 선포

지난 7일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KBO의 주도 하에 반도핑위원회가 구성됐다. 구성원은 김상범 중앙대 사회체육학과 교수, 이종하 경희대 재활의학과 교수(현 대한올림픽위원회 의무분과 위원), 최원현 변호사, 정금조 KBO 운영부장, 이상 4명으로 신상우 총재의 위촉장을 받았다.

반도핑위원회 출범과 함께 마지막까지 쟁점 중 하나였던 도핑테스트 결과 처리 여부는 결국 명단을 외부에 공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첫 시행이 이뤄지는 올해는 구체적인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고 명단 공개에 그친다. 대신 내년부터는 출장정지 등 보다 강력한 제재가 이뤄질 방침이다.

이를 두고 일부 야구팬들은 "프로 선수가 약물을 사용했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처벌에 해당한다"며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야구팬들의 의견이 말해주듯 이번 도핑테스트는 굉장히 의미 있는 조치다. 프로야구는 올해 400만 관중 돌파를 앞두며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이런 프로야구에서 금지약물로 인한 논란의 소지를 시급히 없애겠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더구나 이번 도핑테스트는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처음으로 정식 실시된 것이다.

 

애런 넘어선 본즈의 756홈런 본즈는 756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그의 홈런은 아직도 논란 속에 휩싸여있다.

▲ 애런 넘어선 본즈의 756홈런 본즈는 756홈런을 때려내며 홈런 신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그의 홈런은 아직도 논란 속에 휩싸여있다. ⓒ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2005년부터 도핑테스트를 실시한 미국의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지금도 금지약물로 신음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스테로이드와 인간 성장호르몬(HGH), 암페타민(amphetamine)과 같은 각성제가 범람하는 것을 방치했다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심지어 배리 본즈(4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같은 선수의 홈런 신기록도 논란의 소지가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아예 '메이저리그에 더 이상 드라마는 없다'는 혹평까지도 나오고 있다.

물론 이런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도핑테스트는 당연히 실시해야 한다. 그러나 당장에 드는 몇 가지 우려도 있다. 과연 '금지약물을 사용한 선수를 확실히 가려낼 수 있는가' 하는 투명성 면에서 의문을 지우기 어려우며 적발 선수의 처벌 수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KBO는 이미 도핑테스트에 대한 충분한 교육을 통해 선수들에게 금지약물의 위험성을 알렸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올해 금지약물을 한 선수의 이름이 공개되면 그 파장은 결코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우려 속에서도 반도핑위원회는 출범 일주일이 지난 15일 도핑테스트를 시행했을 정도로 비교적 발 빠르게 움직였다. 스포츠는 어디까지나 '공정한 경쟁'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앞으로 보다 정정당당한 경기를 위해 도핑테스트를 실시한 KBO와 선수협의 과감한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 필자 블로그
 http://aprealist.tistory.com

2007.09.16 16:56 ⓒ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필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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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테스트 KBO 선수협 한국야구위원회 반도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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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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