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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9월 1일은 토요일이었다. 뜻하지 않은 밤샘에, 사돈 댁 결혼식까지 겹쳐 비몽사몽이던 비 오는 토요일 오후. 일상적으로 접속하던 <오마이뉴스>가 내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다. 개편을 준비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의 혁신적인 개편을 단행할지는 상상도 못했었기 때문이다. 

 

'상상하는 것 그 이상을 보게 될 것이다', <매트릭스>의 메인 카피였던가. '시민기자의 숲', 'ohmynews I', '와글와글', '핵심 태그'까지.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눈길을 끈 건 바로 'ohmynews E'였다. 평소 얼리어답터로 살아오진 않았지만 아니지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바로 기사를 올려보았다. 첫 편집노트는 '다니엘 헤니와 <마이파더>'.

 

몇 분 지나지 않아 독자들이 추천을 해주고 조회수가 올라가고 댓글이 달리는 이 실시간 놀이터. 그렇다. 쌍방향 뉴스 놀이터가 바로 <ohmynews E>다. 큰 발품 들이지 않고 단 몇 분의 투자로 이슈를 함께 나누고 촌철살인의 한 마디로 뉴스를 평하는 이 즐거움이라니. 그렇게 '오마이 놀이터'와의 1주일이 시작되었다.


'오마이 놀이터'의 완성, 추천 점수 주기

 

하늘아래 새로운 영화를 만들기란, 또 유일무이한 콘텐츠를 발명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ohmynews E>도 사실 기존의 블로거 들이라면 익숙해져 있는 펌과 링크 기능을 편집의 행태로 극대화 한 것에 다름 아니다.

 

핵심은 '어디서'와 '어떻게'가 아닐까. 뉴스 사이트에서의 이 같은 실험은 가히 '혁명'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혁신적이다. 블로그 포스팅, 게시판, 뉴스를 불문하고 링크를 걸어 뉴스를 평가하고 가치를 매기는데서 오는 짜릿함. 자신이 선택한 기사가 자기만의 1인 미디어인 블로그나 미니홈피가 아닌 공적 장에서 필터링 되고 공론화시키는데서 오는 일종의 보람을 <ohmynews E> 사용자들은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놀이터를 진정한 놀이로 가능케 하는 것은 바로 추천제다. 직접 링크를 걸고 평을 올린 뉴스의 추첨점수가 올라가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할 때의 쾌감은 직접 쓴 기사의 조회수가 올라갈 때 느끼는 흥분과 버금갈 정도다.

 

물론 이 방식 또한 업계 최초는 아닐지 모른다. 일례로 업계 수위를 점하고 있는 한 블로그 사이트도 메인 화면을 사용자들의 추천제로 바꾼바 있다. 내부 편집자들이 추천한 우수 포스트를 메인에 올리던 방식을 과감히 탈피하고 사용자 중심의 메인 화면으로의 교체를 단행한 것이다.

 

블로거들이 직접 추천평을 올린 포스트가 메인을 점하는 방식은 물론 '대중추수주의'라는 단점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팅과 뉴스 편집은 분명 다르다. 천차만별의 포스팅이 수준을 가늠할 수 없고 일부 네티즌들에 의해 조작이 가능할 수 있지만, <ohmynews E>는 이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바로 '마이너스 점수' 기능이다.

 

그 예로 전두환 기사를 링크시키고 '-1000점'에 도전한 편집노트를 들 수 있다. 이 익살스런 예는 논외로 치더라도 수준 이하의 편집노트는 <오마이뉴스> 독자들에 의해 과감하게 비판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ohmynews E>가 단순한 놀이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날카로운 비판과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편집노트야 말로 지향성을 겸비한 제2의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 아니겠는가.

 

일주일간 놀이터에서 놀며 편집자 톱10에 오르는 호사를 누렸지만 그간 눈여겨보면서 몇몇 단점도 노출되지 않았나 싶다. 우선 기본적으로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점. 아, 이건 그 만큼 편집노트를 쓰는 기자회원의 세심함이 필요한 부분일 수 있다. 또 지엽적일 수 있지만 본 링크 외에도 또 다른 링크를 허용하고 다양한 편집을 위해 이미지나 동영상 링크 기능도 추구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어쨌건 <오마이뉴스>가 새롭게 기획한 기자회원들의 놀이터는 절반이 넘는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1주일간 올라온 편집노트만 벌써 300건이 넘었고, 독자들의 자발적인 추천으로 톱에 오른 편집노트의 수준들도 일정정도 궤에 올랐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재미있는 점 하나는 <오마이뉴스 E>의 경향만 봐도 <오마이뉴스> 독자들의 경향과 관심이 어디로 향해있느냐를 엿볼 수 있다는 것. 요즈음의 문국현 바람과 대선에 대한 관심 또한 <오마이뉴스 E>에 반영되고 있어서 흥미롭다.

 

일주일간의 항해로 <오마이뉴스 E>를 모두 평가하기란 어불성설일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는 이 독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터의 출발이 분명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벌써부터 나오고 있는 중독자들을 보라. '디시질(인터넷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갤러리들을 돌아다니면서 재미있는 사진을 올리거나 보는 행위)'에 버금가는 'E질'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아, 주말 동안 편집노트를 쉬었더니 순위가 벌써 내려가 버렸다. 어디 신선한 뉴스가 없는지 광대한 네트의 바다를 다시 여행해 봐야겠다.

 


태그:#오마이뉴스E, #체험기, #편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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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작업 의뢰 woodyh@hanmail.net, 전 무비스트, FLIM2.0, Korean Cinema Today, 오마이뉴스 등 취재기자, 영화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시나리오 작가, 각본, '4.3과 친구들 영화제'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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