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1@덕수고와 충암고가 서울소재 고등학교 야구팀의 명예를 걸고 나선다.

22일 오후 3시와 오후 6시 30분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제3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이하 봉황대기)에서 덕수고가 경북고를 3-2로, 충암고가 경기고를 4-3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23일 오후 6시 30분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다.

준결승전다운 명승부 연출

준결승에 진출한 4개팀(덕수고, 경북고, 충암고, 경기고)은 사력을 다해 싸웠다. 경기 내용은 다소 깔끔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시종일관 땀을 쥐는 '명승부'로 진행되었다. 특히 2경기가 모두 역전승이라는 결과를 낳았을 만큼 치열함 그 자체였다.

첫 경기인 경북고와 덕수고의 경기는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경북고 유격수 김상수(2학년·우투우타)가 포문을 열었다. 5회초 상대투수 김성호를 상대로 좌측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기록한 것. 이후에도 경북고는 박희범(3학년·우투우타)의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포함해 2-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덕수의 힘'은 경기가 막바지로 치달을수록 서서히 그 진가를 발휘했다.

7회 말 황민우(3학년·우투우타)의 1타점 우전안타로 2-1로 추격에 성공한 덕수고는 8회 말 4번 타자 포수 최재훈(3학년·우투우타)의 중전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내친김에 상대팀의 실책이 나오자 잽싸게 3루 주자가 홈으로 파고들면서 3-2로 역전까지 했다. 낮 경기임에도 야구장을 찾은 덕수고 동문들은 열광했다. 양팀 모두 추가득점은 없었다.

경북고로서는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 에이스인 박지훈(3학년·우투우타)이 연투로 인해 극심한 피로누적을 보였던 상황이었음에도 불구, 경기 막판 팀의 명운을 걸고 등판할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보면 4강 진입도 객관적 전력을 뛰어넘은 훌륭한 결실이다.

@IMG2@이어 열린 경기고와 충암고의 경기는 경기고가 잦은 찬스 무산으로 패배를 자초했다. 3회 초 충암고의 송구 실책으로 선취점을 얻은 경기고는 1-0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으나 3회 말 충암고 중견수 양성우(3학년·우투좌타)의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1-1로 추격을 허용했다. 이번 대회 경기고의 무실점 행진이 종료되는 순간이었다. 양성우는 적시타 외에도 4회 초 그림 같은 송구로 홈에 쇄도하는 주자를 잡아내며 강견을 과시하기도 했다.

5회 말 충암고는 역전까지 성공했다. 양성우의 타구가 내야수의 사인이 맞지 않은 틈을 타 내야안타가 되면서 주자를 홈으로 불러와 2-1이 됐다. 충암고는 6회 말에도 좌익수 구황(1학년·좌투좌타)의 적시타로 3-1로 점수를 벌렸다.

준결승까지 진출한 경기고의 저력도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8회 초 1사 3루에 마운드에서 투구하던 오지환(2학년·우투좌타)의 중전 적시타로 3-2 추격에 성공했고 1사 1, 3루가 되자 충암고는 에이스인 홍상삼(3학년·우투좌타·두산 베어스 2차 3순위 지명)을 내세우며 '승부수'를 띄웠다.

승부수가 그리 효과적이지는 못했던지 경기고는 바뀐 투수인 홍상삼을 상대로 득점에 성공했다. 포수 위준호(3학년·우투우타)가 좌전안타로 1타점을 올리면서 경기는 3-3 동률을 이뤘다. 경기 막판 동점에 성공한 경기고의 사기는 크게 올랐다.

하지만 8회 말 2사 3루에서 다시 구황이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경기는 4-3 충암고의 리드로 양상이 바뀌었고 마지막 9회 초를 삼진 3개로 장식한 홍상삼이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충암고의 양성우와 구황은 '투맨 쇼'로 승리를 이끈 일등공신이었다.

덕수고의 조직력과 충암고의 파이팅, 누가 이길까?

@IMG3@결승전에서 맞붙는 덕수고와 충암고는 그 색깔이 뚜렷한 팀이다.

탄탄한 조직력으로 무장한 덕수고는 좀처럼 실수가 없는 팀으로 손꼽힌다. 준결승전까지 단 한 번도 실책이 없었다는 점이 그것을 말해준다. 타격에서도 그간 집중력을 발휘해 필요한 득점을 적시에 내는 저력을 발휘해왔다.

다만 에이스인 성영훈(2학년·우투우타)이 청소년대표팀으로 빠진 마운드는 다소 불안하다. 조기복(3학년·우투우타)이 마운드를 이끌고 있지만 구위가 빼어난 편은 아니어서 상대를 완벽하게 제압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덕수고로서는 다득점을 통해 승리를 이끌어 내는 전략이 우승에 근접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전망이다.

반면 충암고는 에이스인 홍상삼이 준결승전에서 1.2이닝(투구수 34개)을 투구하며 체력을 비축했다는 점이 호재다. 홍상삼의 호투를 앞세워 우승을 노린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하지만 중심타선이 계속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는 점과 불안한 수비조직력은 언제든지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중앙고와의 8강전을 제외하면 매 경기 실책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 불안요소다.

한편 KBS N 스포츠는 23일 오후 6시 30분에 시작되는 봉황대기 결승전을 생중계한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도 잠시 마이크를 잡을 예정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덕수고와 충암고 중 '내가 정상'이라고 외칠 수 있는 팀은 단 한 팀뿐이다. 승리의 여신은 과연 누구에게 미소를 지어줄까.

덧붙이는 글 제37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 (KBS N 스포츠 생중계)
오후 6시 30분 덕수고(1루)-충암고(3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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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동작구위원장. 전 스포츠2.0 프로야구 담당기자. 잡다한 것들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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