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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 고 놈, 참. 희한하게도 생겼다.”
눈을 부라리고 서 있는 모습이 가관이다. 호령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사정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놈도 있다. 산책로를 따라 서 있는 형상들이 모두 다 독특하다. 크기에서부터 모양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들의 차이가 너무 나고 있어서 더욱 더 이채롭게 보이는지 모른다.

▲ 장승
ⓒ 정기상
무안 백련 축제장에 세워져 있는 장승들의 모습이다. 축제의 주제가 백련이니, 장승은 보조 출연자이다. 그러니 그 것에 관심을 두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군다나 축제를 화려하게 하기 위하여 걸린 축등에 가려서 잘 보이지도 않는다. 백련 축제에 백연은 찾아볼 수가 없고 넓적한 연 이파리들만 무성하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차이.

차이 중에서도 사람들의 다름을 우리는 개성이라고 부른다. 단결을 요구할 때에는 개인의 주장이나 의견은 희생될 수 있다고 강조하였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차이를 존중하는 세상이 되었고 그 것을 통해 자신을 우뚝 세울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된 것이다. 자신만의 독특함을 정립시키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아마와 프로의 차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존중해줄 수 있다. 그러나 프로는 작은 틈이라도 용서하지 않는다. 냉혹하다. 학생이 잘못하면 배우는 과정이니, 그럴 수 있다고 인정해준다. 그러나 성인이 잘못하게 되면 그에 상응한 책임과 벌을 지게 하는 것이다.

▲ 차이
ⓒ 정기상
그렇다면 그 차이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아마와 프로의 차이는 얼마나 나는 것일까? 그 차이는 아주 미미하다. 살아가기 위해서 가져야 하는 능력이 있다. 언어 능력이 있어야 하고 사고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생활에 필요한 조작 능력 또한 필요하다. 이런 기본적인 능력은 모두가 갖추고 있다.

사람으로서 기본적은 능력은 모두가 갖추고 있다. 이를 익히는 곳이 바로 학교다. 학교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기초적인 능력을 물론이고 전문적인 영역까지 배우고 익히게 되는 것이다. 학교를 졸업한 사람은 이런 능력은 모두 다 갖추고 있다. 그렇다면 개성이란 무엇이고 차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그것은 살아가는 태도에 있다. 상황을 어떻게 인지하고 그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는 방법이 어떡하느냐가 바로 삶에 대한 태도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다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문제에 대처하게 된다. 그냥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사람들마다 똑 같을 수는 없지만 그 차이는 아주 미세한 것이다.

▲ 시각
ⓒ 정기상
미세한 이런 차이가 엄청난 다름으로 확산되는 것은 태도에 있지 않고 태도를 결정하는 마음의 시각인 것이다. 어떤 시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개성이 달라지고 성공과 실패를 판가름 짓게 되는 것이다. 이는 세상을 보는 프레임이고 기본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고 결과는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다.

장승의 모습에서도 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통점을 찾아보면 아주 많다. 커다란 눈에 험상궂게 표현된 표정 등 대부분의 모습이 같다. 그러나 작은 차이로 인해 느끼는 감정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어떤 장승은 다정하게 다가오는가 하면, 어떤 장승은 험상궂은 얼굴 그대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렇게 달라지게 하는 것인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있는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아마추어는 끝마무리가 대충이지만, 프로는 미세한 부분까지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것이 엄청난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다.

▲ 긍정적 시각
ⓒ 정기상
백련 축제에 백련을 찾아볼 수가 없지만 축제를 준비한 사람들의 정성은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이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니, 축제가 즐거워지고 의미를 찾을 수 있기도 하다. 그러나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니, 어처구니가 없고 속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양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마음을 바라보면서 생각하게 된다.

축제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축제를 준비한 사람의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축제를 즐기기 위하여 찾아온 사람들의 것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실망하기보다는 긍정적 시각으로 즐기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아름다움만을 보고 축제를 즐길 수 있어야겠다. 긍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니, 장승이 그렇게 예쁘게 보일 수가 없다.<春城>

덧붙이는 글 | 사진은 전남 무안군에서 촬영


태그:#장승, #차이, #시각, #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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