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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산부지 배출수로 오염된 안양시 삼막천
ⓒ 김우태
경인교대가 자리한 석산에서 흘러나오는 중금속을 걸러내기 위한 폐수처리시설의 설치 위치를 놓고 경인교대와 경기도, 안양시간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표류해 온 가운데 최근 경인교대 측이 학교내 설치를 수락한 것으로 확인돼 해결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다.

안양시의회 심규순 의원에 따르면 7월 9일 경인교대에서 중금속 오염물질 제거 시설을 경인교대쪽에 설치토록 수락했다는 소식을 안양시 환경위생과장이 전해 왔다는 것이다.

안양천 지천인 삼막천에 그동안 경인교대 경기캠퍼스가 들어선 석산부지에서 중금속이 함유된 광천수가 유입되면서 하천뿐 아니라 지하수에도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으나 처리시설의 위치 선정을 놓고 경기도, 안양시와 경인교대간 이견 차이로 난항을 겪어왔다.

2007년 1월 도건설본부와 안양시, 수질관련전문가 등이 최종 확정한 폐수처리시설은 1일 1300톤규모(사업비 9억원 추정) 규모로 경인교대 캠퍼스 부지 지하에 설치해줄 것을 요청한 반면 교대측은 인근부지(약 120~150평)를 대체지로 제시하면서 반대해 왔다.

이에 안양시와 경기도는 경인교대측이 제시한 대체안을 내부 검토한 결과 도로 경사면에 위치해 있어 지하수 처리가 어려우며 삼막천 수질이 중금속에 오염된 것은 상류지역에 위치한 석산개발 때문으로 불가 판단을 내리면서 옥신각신 논란만 장기화되어 왔다.

▲ 위성에서 본 석산부지와 경인교대 캠퍼스
ⓒ 구글위성
이와관련 안양시 환경위생과장은 "경인교대측이 당초 삼막천 오염처리시설의 학교내 설치에 반대하고 나서 걱정이 많았으나 지난 9일 경인교대 시설팀장이 학교쪽에 설치하도록 수락하는 연락을 전해왔다"고 말하고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담당 팀장은 "당초 예산을 9억원으로 예상했으나 화학처리시설을 포함 오염원 처리시설이 지하에 설치되고 지상에 공원화시설이 추가 계획되면서 조성공사 예산은 22억원으로 잠정 추정되며 소요경비, 기술적인 측면은 도와 협의하게 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삼막천의 오염원은 돌을 캐낸 석산부지에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공사가 시작된 이후 공사현장에서의 배출수에서 수질기준 10배를 초과한 카드뮴 등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돼 이 일대 지하수를 이용해온 석수1동 주민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가 우려되어 왔다.

이는 2004년 공사가 본격화되며 석산부지의 배출수가 오염된 사실이 안양시민신문, 안양방송 등 언론과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로 지역사회에 전달되며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음에도 경기도와 안양시는 사태 심각성을 인식못하고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

▲ 삼성산 자락 석산부지의 경인교대와 잔여부지
ⓒ 안양시청

▲ 개발 이전, 삼성산에서 본 석산부지 전경
ⓒ 안양시청
뒤늦게 안양시의원 출신의 이천우 경기도의원이 2006년 9월 15일 경기도의회 제215회 임시회 4차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공론화를 시작하고 안양시의회 심규순 의원도 2006년 9월 19일 제138회 정례회 시정질문을 통해 안양시장에게 대책을 강구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안양시의회는 2006년 9월 25일 시의원 23명 전원의 명의로 안양 삼막천 수질오염 개선촉구 결의안을 제정하고 경기도에 조속한 오염원 차단 방법 마련을 요청했다.

결국 2006년 12월 도건설본부와 안양시, 수질관련전문가 등이 참석한 삼막천 수질개선 관계자회의에서 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하기로 결정하고 이어 2007년 1월 최종 확정했으나 경인교대측이 1월 25일 설치불가 의견을 통보하면서 또다시 표류하기 시작했다.

설치장소를 둘러싼 논란과 사업지연에 따른 주민들의 피해마져 우려되자 인천일보(07.3.27일자)는 '설치 시급한 폐수처리시설' 사설에서 "저급성에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질타하고 안양시민신문(07.6.30일자)도 '경인교대, 해도 너무 한다' 사설에서 "학교를 만들어 준 지역사회에 무엇을 돌려줄 것인지 고민하기 바란다"고 질타성 보도에 나서기도 했다.

▲ 백색의 광폐수(鑛廢水)로 오염된 삼막천
ⓒ 조성현
심규순 의원은 "삼막천 중금속 오염물질 때문에 석수1동을 비롯한 안양시민들은 지난 10여년동안 적지않은 고통을 겪었다"면서 "오늘의 이 성과는 언론인들이 심각성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여 경각심을 주었으며 집행부에서의 노력이 함께 이룬 것이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폐수처리시설이 조속하고도 완벽하게 설치되고 삼막천이 깨끗하고 맑은물이 되어 송사리, 버들치 등이 되돌아 오길 기대하면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경인교대측이 뒤늦게 오염처리시설 설치를 수락하고 나선 점은 천만 다행이나 지역사회와 주민을 외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으며 안양천살리기를 적극 추진해온 안양시 또한 삼막천의 수질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을 사기는 마찬가지다.

또다른 문제는 요즘 무더위를 맞아 삼막천으로 어린이와 가족단위 물놀이를 오는 시민들이 많아지고 있으나 중금속 오염 수질현황과 물놀이를 금지하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지않아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 이에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환경훼손 결과 고스란히 돌려받게 된다
"알루미늄 30배, 카드뮴 10배, 망간 7배, 납 3배 기준치 초과"

▲ 오염된 삼막천
ⓒ김우태

경인교대 캠퍼스가 들어선 안양시 만안구 석수1동 6-8번지. 이곳은 삼성산의 한 자락으로 70~80년대 집짓는데 쓰이는 자갈이 부족하다 해서 1979년 7월14일부터 1999년 6월30일까지 20년 동안 7천만톤을 골재를 캐낸 자리인 45만여㎡의 평지에 학교가 조성됐다.

하지만 주민들 의사와 상관없이 삼성산의 빼어난 경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각종 피해와 고통을 안겨주었으며 이로인해 가재와 물고기가 노닐고 석수1동 주민들이 음용수로 사용까지 했던 삼막천은 현재 물고기가 살지 못하는 죽음의 하천으로 바뀌고 말았다.

이는 지난 2003년 12월 캠퍼스 공사 착공이후 공사현장에서 삼막천으로 유입되는 배수구에서 거품을 내는 흰색물이 배출되고 이 물의 정체가 광폐수(鑛廢水)로 드러나자 지역주민, 언론, 환경단체는 원인 규명 등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특히 수질기준 10배를 초과한 카드뮴 등 다량의 중금속이 검출돼 이일대 지하수를 이용해온 석수1동 주민들 건강에 치명적인 피해가 우려되는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 2004년 당시 경인교대 건립 공사에 나섰던 현대건설측은 "공사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 지하 150m의 암반수를 끌어올렸으나, 카드뮴과 철분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돼 식수불가 판정을 받았으며 물론 공사용으로도 사용하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주민들은 "골재를 캐낼 당시 석산부지에서는 하루에 많게는 200~300박스의 폭약을 터뜨렸다"면서 "석산부지에서 흘러나오는 흰색물의 정체는 채석장 발파용으로 사용했던 화약가루"라 주장하고 배출수에 화약가루 성분이 함유된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경기도건설본부가 명지대 산학협력단에 용역을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골재를 캐내가는 바람에 땅속에서 흘러야 할 물이 삼막천으로 흘러들어 크게 오염되며 수질환경보전법 기준치보다 알루미늄이 무려 30배, 카드뮴 10배, 망간 7배, 납이 3배 초과했다.

뿐만 아니라 경인교대 경기캠퍼스 인근 토양은 기준치보다 알루미늄 1659배, 망간 1723배, 납 104배 등이 초과한 것으로 분석돼 다량의 중금속이 포함된 유출수가 장기간 안양천으로 유입된 것으로 예측되며 중금속 오염 심각성은 상상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알루미늄은 복통과 위장장애, 언어장애 등을 일으키며 특히 카드뮴(cadmium)은 지난 50년대 일본에서 발생했던 골연화증의 일종으로 세계적인 공해병으로 인식된 '아파아파'라는 뜻의 '이타이이타이병'의 원인이 된 무서운 중금속으로 심각한 독성을 갖고있다.

따라서 안양시 석수동 삼막마을에서 주민들이 생활용수로 이용하던 지하수와 인근 삼성초교 등 어린이들이 물장구 치던 삼막천이 깨끗하고 맑은물로 원상회복되기까지는 엄청난 세월과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나 그 결과 또한 장담하기는 어렵게만 보인다.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양시, #경기도, #삼막천, #경인교대, #오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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