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고의 에이스 계보를 이어갈 송은범
ⓒ SK 와이번스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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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는 두 군데의 야구 명문 고등학교가 있다. 바로 인천고등학교와 동산고등학교다. 라이벌 학교인 두 학교 중에서 특히 동산고등학교는 국내 프로야구사에서 에이스 투수들을 제법 배출해내고 있다.

동산고가 배출해낸 에이스 투수로는 1992년 프로에 뛰어든 현대 유니콘스의 정민태(37)가 대표적이다. 그는 올시즌 좀처럼 과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1996년부터 2000년까지 5년간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현대 유니콘스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특히 1999년에는 20승 고지에 올라서며 한국 야구의 최고투수로 자리매김했고 2007년 현재 국내 프로야구사에서 최후의 20승 투수로 남아있다.

동산고가 자랑하는 또 다른 투수는 위재영(35)이다. 1995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첫해부터 돌풍을 일으키며 '제 2의 정민태'의 탄생을 기대하게 하였다. 비록 시즌 후반부 페이스가 떨어지며 신인왕을 거머쥐는데 실패했지만 이후에도 정민태와 함께 현대 유니콘스가 투수왕국의 명성을 떨치는데 일조하게 된다. 정민태의 그늘에 다소 가려있긴 했지만 그 역시 동산고가 배출한 에이스임은 틀림이 없다.

위재영 이후 명맥이 끊겼던 동산고의 에이스 계보는 2003년도에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입은 송은범(23)에 의해 이어질 것으로 여겨졌다. 그는 고교시절 모교를 두 번이나 황금사자기 결승에 올려놓으며 유망주로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송은범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였고 점차 그의 이름은 잊혀 갔다.

송은범이 1군과 2군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사이 새로운 동산고 출신의 에이스가 탄생하였다. 고교시절에는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던 류현진(20)이 입단 첫해인 2006년에 눈부신 활약을 선보이며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거머쥔 것이다. '괴물' 류현진의 등장은 동산고의 에이스 계보를 위재영에서 송은범이 아닌 위재영에서 류현진으로 이어지게 하였다. 그리고 류현진을 지명하지 못한 인천 연고팀인 SK 와이번스는 그의 활약을 지켜보며 한화 이글스를 부러워 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동산고의 에이스 계보가 확정되는 듯하던 시기에 송은범이 부활의 날개짓을 보여준 것이다. 지난 14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송은범은 8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더욱이 한화 이글스의 후배 류현진 앞에서 거둔 승리이기에 의미가 더욱 크다. 정민태-위재영으로 이어지는 동산고 에이스 계보가 류현진으로 넘어가는 것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듯 그는 위력투를 선보이며 류현진과의 경쟁에 새로운 불씨를 지핀 것이다.

그동안 류현진으로 치우쳐 있던 동산고 에이스 계보가 송은범과의 양분 체제로 바뀔지는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할 듯 하지만 송은범이 고교시절의 명성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분명히 보여주었기에 둘의 선의의 경쟁을 흥미를 두고 지켜보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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