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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희극작가 닐 사이먼 (Neil Simon)의 뮤지컬 <듀엣(원제 : They're Playing Our Song)>이 광주를 찾았다. <듀엣>은 26일 저녁 7시 30분에 이어 27일 오후 3시, 6시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뮤지컬 <듀엣>은 오스카상 수상경력의 능력 있는 작곡가지만 남녀관계에 있어서는 도대체 자신 없는 남자 버논과 항상 남자에게 이용당하고 버림받으면서도 사랑의 소용돌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는 풋내기 작사가 소냐가 만나 사랑을 일궈가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뮤지컬 <듀엣>은 닐 사이먼 특유의 위트 있고 현실적인 대사와 <코러스 라인>의 작곡가 마빈 햄리쉬(Marvin Hamlisch), 작사가 캐롤 베이어 세이거(Carole Bayer Sager)의 기막힌 호흡으로 만들어진, 로맨틱 뮤지컬의 교과서로 명성을 떨쳤다.

<듀엣>은 1979년 2월 11일 브로드웨이 'Imperial Theatre'에 올려진 후 토니상에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으나 아깝게도 < Sweeney Todd >가 상을 휩쓰는 바람에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관객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관객들은 이 작고 아담하지만 탄탄한 극본과 음악이 살아있는 작품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듀엣>은 2년 동안 1082회나 공연한 성공작이 되었으며 미국과 런던 시장에서 이름을 떨친 작품으로 거듭났다.

▲ 홍보 포스터
ⓒ 신시뮤지컬컴퍼니
한국에서는 지난 2000년 정식으로 저작권을 획득하여 남경주, 최정원 주연으로 공연 되었었다. 한국뮤지컬의 대표적 콤비인 두 사람과 성기윤, 이건명, 김영주, 박준면 등 탄탄한 주조연급 배우들이 코러스로 열연한 이 작품은 공연기간 내내 좀처럼 채우기 힘든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 700석을 연일 가득 메우며 연인을 위한 최고의 공연으로 자리 잡았다.

7년 만에 광주문화예술회관 소극장 무대에 다시 오르는 <듀엣>에는 한국 최고의 뮤지컬 배우 최정원이 초연에 이어 다시 소냐로 분하며 최고의 연기파 배우 성기윤이 남경주에게 바통을 받아 주인공 버논으로 출연, 초연의 인기몰이를 재현할 예정이다.

이 두 걸출한 배우가 모여 만들어낼 새로운 <듀엣>은 우리 주변에 있을 듯한 인물의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따뜻한 모습을 발견하고 재치 넘치는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닐 사이먼 특유의 섬세한 각본을, 초연보다 더욱 예리한 감각으로 현실감 있게 재현해 낼 것이다. 또 뮤지컬 < I Love You >와 <맘마미아>등 한국의 대표적인 뮤지컬들을 일구어낸 마이더스의 손 한진섭 연출의 섬세한 감각이 더해져 돋보이는 작품으로 자리 매김 할 것이다.

일회적인 사랑이 난무하는 요즘 순수한 사랑이 어떤 것인가를 경쾌하면서도 감미롭게 풀어나가는 뮤지컬 <듀엣>은 두 주인공이 서로 사랑하기까지의 아슬아슬한 사랑의 줄다리기를 말초적인 감각을 추구하지 않는 웃음, 사랑, 눈물, 반전을 통해 세심하게 묘사한다.

작가 '닐 사이먼' 특유 섬세한 문체로 완성된 수작(秀作)

<듀엣>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매우 성공한 작곡가가 새로운 작사가와 만나고 그들은 처음엔 서로를 싫어하지만, 결국엔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그렇지만 이 단순한 스토리가 생명력을 가진 캐릭터로 살아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닐 사이먼의 손끝에서 탄생되었기 때문.

닐 사이먼의 다양한 작품들은 가까이에선 우리나라의 대학로에서 멀게는 전 세계 연극과 영화, 뮤지컬에서 언제나 만날 수 있다. 그만큼 닐 사이먼의 작품은 시대와 장소, 관객의 취향을 초월하여 보편성과 대중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의 작품 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겉모습이 완벽하든지 또 그렇지 않든지, 그의 인물들은 항상 실수하고 괴로워하고 가끔은 실소를 터뜨리게 하는 진짜 인간의 휴머니티를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작품의 전개방향이 항상 사람과 사람의 인간관계의 발전에 초점을 맞추며 우리들의 평범한 삶과 궤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듀엣> 또한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남부러울 것 없는 저명하고 이기적인 모습 속에서도 여자를 두려워하고 사람과의 만남 그리고 사랑에 두려움을 갖는 소심하고 허술한 인간적 모습을 보여주는 버논. 그리고 항상 덤벙대고 바보 같을 정도로 실수하며 남자에게 이용당하는 소냐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인간적인 연민을 유도해낸다.

거기에 자칫 설명위주의 지루해질 수 있는 두 사람의 관계에 닐 사이먼의 재치가 돋보이는 특이한 구성을 가미, 독특하고 짜임새 있는 뮤지컬을 완성해낸다. 소냐와 버논 이외에 각각 3명의 남·녀 코러스들이 그들의 분신으로 나와 때로는 풍부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고, 때로는 두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적절한 간섭을 통해 표현하면서 작품의 재미를 더해준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단 한 번도 무대에 등장하지 않지만 소냐와 버논이 갈등을 이루는 핵심 인물인 소냐의 옛 남자 레옹은 관객들로부터 극 전개 내내 끊임없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웃음을 선사한다. 이 모두 닐 사이먼의 코미디에서나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그만의 천재적인 웃음 코드이다.

발라드, 디스코, 클래식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보석 같은 음악

닐 사이먼의 재치와 유머가 가득한 극본 외에도 특히 눈여겨봐야 할 것은 <듀엣>의 음악이다. <듀엣>의 음악은 다양한 코드 속에서 견고하고 독창적인 방법으로 극본을 훌륭하게 받쳐주고 있다.

때로는 <듀엣>의 음악은 오히려 닐 사이먼의 대본보다 더욱 훌륭하다고 평가될 정도이며 <코러스 라인>의 음악으로 이름을 얻은 마빈 햄리쉬의 그 어떤 작품들 보다 높게 평가된다. 뮤지컬 <듀엣>의 음악에는 다채로운 음악의 장르가 녹아있다.

업템포의 타이틀곡인 'workin' it out'은 디스코 풍의 매력이 넘치는 노래이다. 이와 더불어 'fallin', 'If He really Knew Me, 'Just for Tonight' 그리고 'I Still Believe in Love'와 같은 발라드의 부드러운 정서를 지닌 아름다운 노래들이 조화를 이루며 서로를 빛나게 한다.

70년대 만들어진 곡이지만 지금 들어도 전혀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지 않는 세련되고 아름다운 음악은 10인조가 넘는 연주에서 비롯된 바이올린, 첼로, 하프 등 클래식한 악기와 트럼펫, 드럼, 기타 등 팝적인 악기가 만나 펼치는 팝과 클래식의 묘하고 풍성한 균형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소규모 작품이지만 음악적인 풍성함에 중점을 둔 것은 인물 중심의 구성에서 각 인물들의 정서를 풍부하게 대변하여 관객들에게 이입시키기 위한 장치인 것이다.

뮤지컬 <듀엣>은 지난 1997년 <사랑에 빠질 때…>라는 제목으로 번안되어 공연된 적 있으며, 그 이전에도 여러 번 해적판으로 공연된 바 있다. 이는 그만큼 이 작품이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작품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이번 공연은 연출가 한진섭이 맡았다. 이 작품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은 이유에 대해서 연출 한진섭은 "전형적인 뮤지컬 곡을 답습하지 않으면서도 쉽고 익숙한 다양한 멜로디들이 그 첫 번째 이유고,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보여주는 닐 사이먼의 천재적인 필력이 코믹하면서도 사랑의 감동과 여운을 남겨주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또 "닐 사이먼의 코미디에는 우리가 필히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부분이 살아있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가치가 있고 연출적인 측면에서 그 캐릭터들을 작가의 의도대로 살리는 것이 작품에 도전해 볼만한 가치"라고 작품을 맡은 소감을 덧붙였다.

하지만 무대를 변화시킬 수 없는 소극장 무대의 특성상, 아기자기한 깜짝 아이디어를 활용한 인테리어기법을 이용할 예정이다. 뮤지컬 <듀엣>은 한진섭의 섬세한 터치와 함께 음악감독의 박칼린 그리고 안무가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황현정이 가세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

한국 최고의 배우의 하모니, "최정원 VS 성기윤"

▲ 소냐의 최정원.
ⓒ 신시뮤지컬컴퍼니
뮤지컬 <듀엣>에는 한국 최고의 뮤지컬 배우로 공인된 최정원이 초연에 이어 다시 소냐로 분하고 연기 잘하는 뮤지컬 배우 1순위로 꼽히는 성기윤이 주인공 버논으로 출연할 예정이다.

특히 최정원은 지난 2000년 초연 때는 남경주와 호흡을 맞춰 능청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소냐의 모습을 연기해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배우 최정원은 다시 <듀엣>의 주인공 소냐를 공연하게 된 소감에 대해 "어떤 캐릭터로 처음 공연을 하게 될 때 항상 공연이 끝나면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쉬움과 미련, 후회가 남는다"며 "이번에는 두 번째니 익숙하고 작품분석에 자신이 붙은 만큼 작가가 진정으로 원하는 뮤지컬 코미디가 무엇인지 꼭 찾아내어 예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듀엣>은 누가 뭐래도 로맨틱 뮤지컬 코미디의 원조라고 생각한다"며 "정말 오리지널이 어떤 건지를 보여주고 싶고, 관객 누구나 납득하고 편안하게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작가의 의도를 더 많이 표현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고 전했다.

▲ 버논의 성기윤.
ⓒ 신시뮤지컬컴퍼니
성기윤은 지난 2000년 이미 주연급 스타였지만 선배 남경주와 최정원이 호흡을 맞추는 공연에 기꺼이 분신 역할로 참여했다. 때문에 더욱 짙은 애정이 있던 <듀엣>에 이제는 코러스가 아닌 주인공으로 무대를 장악할 예정이다.

성기윤은 주인공 버논에 대해 "한마디로 모난 사람"이라며 "성공한 작곡가라는 직업, 지위에 비해 사람 대하는 게 서툴고 소심한 소극적 인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의 이런 모습이 그의 지위에서 유추할 수 있는 바와 다르게 소시민과 상통하여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원과 성기윤이 만들어낼 진짜 완벽한 <듀엣>에는 뮤지컬 <맘마미아!> <아이다> 등에서 주 조연급으로 활동하는 배우 황만익, 오승준, 오석원과 다양한 뮤지컬들을 통해 개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 진현희, 배하나, 임혜성이 각각 남녀 분신으로 출연,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게 된다.

태그:#듀엣, #최정원, #성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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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인 공무원으로서, 또 문학을 사랑하는 시인과 불우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또 다른 삶의 즐거움으로 알고 사는 청소년선도위원으로서 지역발전과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과 아름다운 일들을 찾아 알리고 싶어 기자회원으로 가입했습니다.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아기자기한 일, 시정소식, 미담사례, 자원봉사 활동, 체험사례 등 밝고 가치있는 기사들을 취재하여 올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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