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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교수에 대한 언론보도가 진보매체, 보수매체 따로 없이 한마디로 우상화된 보도였다는 모니터 분석결과가 나왔다. 특히 인터넷 언론이 주요 역할을 수행했지만 우상화된 황우석에 대한 딜레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도 모니터보고서를 통해 지적됐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는 지난 11월 22일 MBC < PD수첩 > 황우석 교수 연구 문제제기 첫 방송이후 주요 사건이 발생한 3대 사건(▲MBC 첫 보도 ▲김선종 연구원 < PD수첩 > 강압 인터뷰 ▲미즈메디 이사장 기자회견)을 기준으로 해 이후 5일에 걸친 주요 신문, 방송, 인터넷 등의 보도내용을 모니터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신문은 <조선일보> <한겨레>를, 방송은 KBS, YTN을, 인터넷은 <오마이뉴스> <프레시안>을 표본으로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관련 보도를 집중 분석했다.

방송보도, 황 교수 비판적 접근 안해

MBC < PD수첩 >이 황우석 교수 연구문제를 제기해 첫 방송이 나간 지난 11월 22일부터 26일까지 분석결과 KBS <9시뉴스>와 YTN24 <21뉴스>가 황우석 옹호론에 집중된 보도를 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KBS <9시뉴스>는 22건을 보도해 평균 4.4건을, YTN은 12건을 보도해 평균 2.4건으로 KBS가 YTN보다 황우석 교수 옹호 보도에 더 많이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 기간 황 교수 팀 연구원의 난자 제공 사실과 난자 제공자에게 돈 지급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황 교수와 황 교수팀에 대한 비판적인 접근 보도가 없었다는 점은 두 언론 스스로 사회적 기능을 도외시했음을 반증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연구원 난자 제공, 난자 제공자 돈 지급 등 윤리적 문제 보도가 나간 지 이틀 뒤, 윤리적 문제가 없다는 황 교수의 입장을 그대로 옮긴 것도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이 시기 KBS, YTN 보도는 생명윤리, 연구윤리와 관련한 황 교수와 팀에 대한 비판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선종 연구원이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MBC 취재과정에서 협박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힌 시점에서 황 교수 관련 보도가 황 교수 옹호론에서 MBC의 취재윤리에 대한 질타로 이어졌던 것으로 분석했다(12월 4일부터 8일까지). 특히 YTN의 보도 횟수는 1일 이전 평균 2.4건에서 6.2건으로 늘어났고, KBS 역시 이전 평균 4.4건에서 8건으로 급증했다.

김선종 연구원이 협박당했다는 YTN 보도 이전의 보도가 황 교수 연구에 윤리적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시기로, 당시 황 교수와 팀이 수세적인 입장이었다면 이후 보도는 황 교수 연구의 진위를 밝히던 MBC < PD수첩 >이 취재윤리를 어겼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황 교수와 팀의 논리가 공세에 있었다는 점이 대조되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12월 15일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황 교수의 논문이 조작됐다고 폭로했던 시점에서 12월 19일까지 KBS는 56건을, YTN는 33건을 보도했다. KBS는 황 교수와 미즈메드 이사장 진실공방 중계에 치중하면서 황 교수 팀에 대한 진실 검증의 노력에 초점을 맞췄고, YTN은 황 교수와 노 이사장, 김 연구원간의 진실공방 중계에 치중했다. 이 시기 KBS는 1일 평균 11.2건을 보도해 전체 보도기사의 30%가 넘게 황 교수 관련기사로 채웠다.

<조선> 황 교수 옹호...<한겨레> 형평성 치중

<조선일보>와 <한겨레> 신문도 MBC < PD수첩 > 첫 방송이 나간 11월 22일부터 26일까지를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전체 30건의 관련 기사 중 20건(66.6%)이 황 교수 옹호 보도로 일관했고 반면 황 교수 비판 입장인 < PD수첩 >의 문제제기 보도는 2건에 불과했다.

이 시기 <한겨레>는 7건의 < PD수첩 >의 문제제기 보도를, 6건의 황 교수 입장을 옹호하는 보도를 기사화했고, 양측 입장의 중립성 기사를 전체 50%인 13건을 보도해 비교적 형평성에 치중했다.

YTN이 김선종 연구원에게 MBC < PD수첩 >이 강압성 인터뷰를 했다는 보도가 나간 12월 4일부터 12월 8일까지 <조선일보>는 본격적 황우석 옹호론을 폈고 전체 기사의 51.8%인 21건을 할애해 관련 보도를 했다. 이 시기 < PD수첩 >의 문제제기를 받아들이는 입장은 한 건도 없다.

<한겨레>도 이전 중립적인 입장에서 < PD수첩 > 파장 기사를 전체 33.3%인 12건을 다뤘고, 22.2%(7건) 정도 < PD수첩 > 문제제기를 받아들이는 입장을 보였다. 한마디로 이 시기 <조선일보>는 황우석 지지와 < PD수첩 > 비판을 본격화했고, <한겨레>는 기존 관점에서 다소 흔들리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12월 15일 미즈메디 이사장의 기자회견 이후 12월 19일까지 <조선일보>는 정부 탓으로 화살을 돌리는 보도를 했고 <한겨레>는 언론보도 태도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인터넷신문, < PD수첩 > 문제제기 적극 수용

지난 11월 22일 MBC < PD수첩 > 1차 방송이 나간 후 26일까지 <프레시안>과 <오마이뉴스>는 < PD수첩 >이 주장한 황우석 교수 연구팀의 연구윤리 문제제기를 적극 수용해 보도했다.

<프레시안>은 < PD수첩 > 한학수 PD의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 내용을 기사화했고 < PD수첩 >의 추가 폭로 내용도 기사화했다. <오마이뉴스>는 < PD수첩 > 팀의 취재과정에서 드러난 황 교수 팀의 '연구원 난자 사용'을 보도했고, 노성일 이사장의 'PD수첩 취재가 새튼과 결별하는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주장에 대한 팀의 반박을 기사화했다.

<프레시안>은 외신을 인용해 <사이언스>지의 난자취득 과정 해명과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의 박기영 대통령 과학정보기술보좌관 등의 사퇴 요구를 보도했고, <오마이뉴스>는 국내외 황우석 관련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비평했다.

12월 4일 YTN이 김선종 연구원과의 인터뷰 직후 12월 8일까지 <프레시안>은 진실규명과 사진 조작 의혹을 제기했고, <오마이뉴스>는 기존 관점에서 다소 흔들려 내부 모니터 보도를 통해 입장을 정리했다고 분석했다.

12월 15일 미즈메디 이사장의 기자회견 이후 12월 19일까지 <프레시안>은 2004논문 및 영롱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정부 책임을 지적했고, <오마이뉴스>는 < PD수첩 > 2차 방송 내용을 다각적으로 보도하면서 정부 책임을 강조했다.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관련 보도 분석을 발표한 민주노동당 정책위위원회는 모니터 보고서 맺음말 통해 "황우석에 대한 언론보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이 우상화"라며 "우상화는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지상파건, 혹은 인터넷 진보매체건, 보수신문이건 간에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밝혔다.

특히 "황 교수의 윤리적 문제제기가 있을 때 진보적 매체는 수용하는 듯했으나, 과학적 연구 성과의 진위 논쟁으로 치달으면서, 매체간의 차이가 흐려지더니, 급기야 최초 취재에 방법상의 문제가 있다는 점이 제기되면서 방송, 신문, 인터넷 등 모든 매체가 보도윤리를 외쳤다"며 "진실을 규명하는 언론의 1차적 사명조차도 내팽개친 스스로의 보도윤리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않은 채, 한 지상파 방송사의 몰락을 위한 돌팔매질에 여념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모니터 결과 상대적으로 인터넷 언론이 주요한 역할을 수행했지만, 역설적으로 그들도 우상화된 황우석에 대한 딜레마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며 "모니터 보고서에는 담지 못했지만 새로운 문제제기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우상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 일부 네티즌에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언론이 소수에 의해 어떻게 조작되고 조작된 사실이 얼마나 큰 잘못된 결과를 낳을 것인가를 이번 사건이 명백히 보여줬다"며 "YTN의 보도행태와 논문조작을 은폐하는데 일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 기자의 모습은 언론이 결코 사유화돼서는 안 되고 늘 감시받는 공공의 영역에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다시금 일깨워 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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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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