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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차산에 해가 떠오르기 직전입니다
ⓒ 이정근
회색 콘크리트 숲에 갇혀 푸른 하늘 한번 제대로 쳐다볼 여유조차 없이 앞만 보고 살아가는 도시인들은 매년 이맘때쯤이면 도시 탈출을 꿈꾼다. 열심히 뛰어봤지만 뒤돌아보면 회한만 쌓이는 지난 날을 훌훌 털어 버리고 동쪽 하늘에 불끈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다가오는 새해엔 뭔가 이루어보려는 것이리라.

연말연시엔 동해안과 서해안에 있는 전국의 일출, 일몰 명승지와 태백산과 지리산을 비롯한 명산은 도시를 빠져 나온 도회인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대한뉴스>에 애국가와 함께 나와 유명해진 동해안 촛대바위, 드라마 <모래시계> 때문에 유명세를 탄 정동진 그리고 포항의 호미곶은 온 국민이 인정하는 일출의 명소다.

▲ 해가 살짝 내밀었습니다
ⓒ 이정근
이러한 명승지에서 해맞이의 기쁨을 맛보기에는 대단한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 여름 휴가철은 길지만 연말연시 해맞이는 단 하루이기 때문에 혼잡스럽고 예기치 못한 소동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오가는 도로는 국도든 고속도로든 주차장으로 변하고 현장은 인파로 뒤덮여 짜증스럽고 즐거워야할 여행에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서해안에서 일몰을 보고 밤을 세워 차를 몰아 동해안에서 일출을 보는 극성파도 있는 세상에 그러한 불편쯤이야 감수하고 굳이 그러한 곳으로 가겠다는 사람은 말릴 수야 없지만 연말연시를 가족과 함께 조용하게 보내며 새해를 설계하고자 하는 분을 위하여 서울에서도 훌륭한 일출 일몰 명소가 있어 소개한다.

▲ 동쪽 하늘을 열고 해가 떠올랐습니다
ⓒ 이정근
아차산이다. 서울의 동쪽 끝 한강을 굽어보며 맞이하는 새해 해맞이는 가슴을 설레이게 한다. 국토의 중앙을 가로지르며 흐르는 두 물줄기가 비로소 한강이라는 이름을 얻는 곳. 한강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 사이에 퍼져나가는 아침햇살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역사 공부도 할 수 있는 곳이다.

한성 백제 개로왕이 친히 고구려군을 맞이하여 전투를 벌이다 전사하여 백제가 한수(漢水) 이남으로 밀리는 계기가 되었던 곳이 아차산이다. 또한 아차산을 점령하여 한반도를 호령하던 고구려가 평원왕 사위 온달장군이 신라군을 맞이하여 싸우다 전사한 후 신라군에 쫓기어 북으로 밀리는 계기가 되었던 한반도의 요충지다.

▲ 아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평소의 모습
ⓒ 이정근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장신대역) 1번 출구로 나와 10분쯤 걸으면 아차산 공원 주차장이 나온다. 잘 다듬어진 등산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약수터가 나오고 경사 10도 정도의 언덕길을 20분 정도 오르면 구리시와 서울시의 시 경계 안내판이 나타납니다. 여기에서 왼쪽으로 꺾어야 해맞이 광장으로 가는 길이다.

▲ 서울시와 경기도의 경계안내판
ⓒ 이정근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해맞이 광장으로 방향을 꺾어 5분쯤 가면 솔밭 사이로 삼거리가 나오는데 여기서 왼쪽 길을 선택하면 잘 만들어진 나무 계단이 나온다. 약간은 가파른 계단을 따라 5분 정도 가면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고 서울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해맞이 광장이 마련되어 있다.

예전엔 한 군데였는데 관할 광진구청에서 한 군데를 더 마련하여 두 군데가 되었지만 전망이 좋은 곳은 예전에 만들었던 위쪽이다. 북한산이나 도봉산 그리고 북악 스카이웨이에서 바라보는 일출도 아름답지만 서울의 제일 동쪽 끝 아차산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맞이하는 일출은 장관이다.

▲ 아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질녘의 모습
ⓒ 이정근
지하철역에서 도보로 불과 40분 거리에 있는 아차산 해맞이 전망대에 올라서면 탁 트인 공간에 눈부시도록 새파란 한강이 시야에 들어온다. 멀리 북한강 물과 남한강 물이 합수되는 팔당댐이 아스라이 보이고 기다리던 태양이 동쪽 하늘을 열고 불끈 솟아오르며 찬란한 햇살이 한강에 부딪힐 때 그 아름다움에 전율마저 느낀다.

 

덧붙이는 글 | 광진구청에서 1월 1일 7시부터 타악 퍼포먼스 등 해맞이 행사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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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事實)과 사실(史實)의 행간에서 진실(眞實)을 캐는 광원. 그동안 <이방원전> <수양대군> <신들의 정원 조선왕릉> <소현세자> <조선 건국지> <뜻밖의 조선역사> <간신의 민낯> <진령군> <하루> 대하역사소설<압록강>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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