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국제영화제(JIFF)를 시작으로 부천국제영화제(PIFan)와 광주국제영화제(GIFF)를 거쳐 부산국제영화제(PIFF)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열리는 커다란 영화제가 끝날 때마다 느껴지는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물론 이러한 큰 규모의 영화제만이 꼭 사랑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나고 나면 차가워지는 날씨만큼이나 영화 축제의 장도 얼어 붙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익히 알고 있는 영화제가 아니더라도 보다 색다르고 독특함을 맛볼 수 있는 영화 축제의 장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독특하고 신선한 기획과 그에 걸맞는 프로그램들로 무장한, 작지만 알찬 영화들이 선보이는 축제의 현장. 영화제의 본연 취지가 다양한 영화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라는 사실에 좀 더 집중한다면, 이러한 영화 축제의 장 속에서 보다 많은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 제1회 종로영화제 포스터
ⓒ 종로영화제
결코 놓칠 수 없는 영화와의 만찬
– 제1회 종로영화제


무료 배포신문 AM7 창간 1주년과 씨네코아 개관 8주년을 기념하여 올해 처음 열리는 '종로영화제'는 국내외 영화제와 평론계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으나 관객들이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영화들을 선별하여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단 영화 팬들의 마음을 가장 설레게 하는 것은 '미드나이트 스페셜' 섹션에서 선보이는 '왕가위 감독의 사랑 연작 시리즈'이다. <아비정전>, <화양연화>, <2046>을 하룻밤 사이에 연달아 상영하는 것으로 19일(금)과 20일(토) 밤 12시에만 열리는 것이기 때문에 관심 있는 팬들은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Miss you, 미리보기' 섹션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 <아이엠 디나> <윔블던> <메모리> <아이돌> 등을 국내에서 최초로 상영하는 동시에 영화 팬들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몽상가들> <베니티페어> <스왈로우 테일 버터플라이> <6월의 뱀> 등을 상영한다.

또한 '국제영화제 화제작' 섹션을 통해서는 2004년 칸 영화제에서 장만옥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클린>, 감독상을 수상한 <추방된 사람들>, 2002년 아카데미에서 최고의 화제작이었던 <시티 오브 갓>, 2000년 부산국제영화제 히트작이자 스웨덴 판타스틱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총알발레>, 2000년 베를린 영화제 화제작인 <먼데이> 등을 선보인다.

이외에도 '놓쳤다! 다시보자' 섹션에서는 <엘리펀트> <천년여우> <몬스터> <그녀에게> <노보> <레퀴엠> 등 작품성에 비해 관객이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빈약했던 영화들을 상영하며, '옴니버스 익스프레스' 섹션을 통해서는 지난 제 1회 환경영화제를 통해 상영되었던 이영재, 장진, 송일곤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1.3.6>, 강우석 필름아카데미 출신 감독들의 단편작 모음 등이 상영된다.

또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검색 필름페스티벌'을 통해 재기발랄과 독특한 아이디어를 선보인 김성수 감독의 <빽>, 장준환 감독의 <털>, 허진호 감독의 <나의 새 남자친구>, 김동빈 감독의 <레드아이>, 이재용 감독의 <사랑의 기쁨> 등을 스크린을 통해 만날 수 있다.

그리고 허진호, 봉준호 등 유명감독의 단편 프로젝트 <이공> 역시 영화마니아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코너이다. 특히 '옴니버스 익스프레스' 섹션은 영화 상영 후 관객과의 시간이 마련될 계획이어서 영화제를 찾는 관객에게 새로운 기쁨을 선사할 예정이다.

[행사 개요]
일시 : 11월 17일 ~ 11월 25일
장소 : 시네코아 / 코아아트홀
문의 : www.jnff.co.kr


일본 영화 : 사랑과 청춘 1965-1998
– 제1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 제1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포스터
ⓒ 일본영화제
일본문화청과 메가박스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제1회 메가박스 일본영화제'는 지난 1965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대중문화가 국내에 개방되기 이전의 영화들, 즉 국내에선 미개봉 된 일본 영화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2005년 한일국교정상화 40주년을 앞두고 지난 3윌 도쿄에서 열린 '한국 독립영화 2004'의 답변 형식으로 개최되는 이번 영화제는, 개막작 <바이브레이터>와 폐막작 <칠석날의 약속>을 제외한 대부분의 영화들이 모두 1965년부터 1998년 사이에 일본에서 제작해 개봉한 작품들 중 주로 젊은 남녀의 사랑을 테마로 한 영화들로 구성됐다.

특히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44편의 영화들은 일본 영화전문지 '키네마 준보' 독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해 직접 선별한 것으로, 한국 관객들에게 보여 줄 작품들을 일본 관객들이 직접 선택했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영화제는 더 많은 관객들에게 일본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1편당 관람료를 1000원으로 저렴하게 책정했으며, 수익금 중 일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쉼터인 '나눔의 집'에 기부할 예정이다.

[행사 개요]
일시 : 11월 10일 ~ 11월 24일
장소 : 메가박스 코엑스점
문의 : www.j-meff.co.kr


디지털이 만들어낼 수 있는 ‘실험’과 ‘가능성’
- 2004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 2004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 포스터
ⓒ 레스페스트
'레스페스트 디지털 영화제'는 세계 각국의 도시를 돌며 열리는 투어영화제(International Touring Film Festival)의 형식을 띠고 있다. 올해는 지난 9월 미국의 뉴욕을 시작으로 13개국 33개 도시를 모두 순회하게 되는 12월 터키 이스탄불에서 막을 내리게 된다. 국내에서 이 영화제가 열리는 것은 올해가 다섯 번째이다.

올해는 '상상 대공습(Imaginary Attack)'이란 슬로건 아래, 리바이스 CF로 유명한 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의 상업광고·뮤직비디오·장편 영화 등을 모은 특별전으로 시작했으며, 총 309편의 국내외 장·단편이 영화제 기간 동안 상영된다. 그리고 힙합 거장들의 즉흥 리듬과 그 역사를 다룬 장편 다큐멘터리 '프리스타일 : 라임의 미학'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다양한 섹션과 프로그램 중에서도 올해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들은 글로벌 섹션의 '부시웩트(Bushwhacked)!', '시네마 일렉트로니카', '록 뮤직 비디오'이다. '부시웩트!'는 브라이언 보이스, 에릭 헨리, 마이클 무어, 아처 $ 벡 등의 단편들을 상영하는 것을 비롯해, 게릴라 뉴스 네트워크(뉴스를 패러디한 작품) 등 부시 미 대통령의 이율배반적인 모습을 조명한 23편이 소개된다.

세계 각국의 최첨단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는 '시네마 일렉트로니카'와 록 음악과 애니메이션의 절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는 '록 뮤직 비디오'는 매년 레스페스트가 자랑하는 대표적 뮤직비디오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국내와 일본 VJ들을 초청해 라이브 믹스 제작 과정을 배우는 'VJ스쿨 세미나'와 영화 <킬 빌>의 애니메이션 시퀀스 제작 과정을 선보이는 '프로덕션 I.G 애니메이션 세미나' 등이 열린다. 부대행사로는 홍대 앞 클럽에서 펼쳐지는 록콘서트와 VJ파티, 일러스트 전시회 등이 있다.

[행사 개요]
일시 : 11월 17일 ~ 11월 21일
장소 : 연세대학교 백주년 기념관
문의 : www.resfest.co.kr
2004-11-19 14:06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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