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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소리를 내며 시작되었던 언론 세무조사는 노무현 장관의 조폭적 언론이니 정권의 언론길들이기니 하는 말로 인해 더욱 그 파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보면 둘다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정부가 언론세무조사의 근거로 들고 나온 여론조사결과에서 70%가 넘는 이들이 세무조사를 찬성하였다. 그러나 여기서는 항상 지적되는 통계상의 오류가 있음을 많은 이들은 간과하지 못하고 있다.

'세무조사가 언론을 통제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있는가?'란 질문을 던진다면 또한 그러한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본래 세무조사란 일시적으로 한꺼번에 투입해서 조사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 계속적으로 감사하고 번갈아가면서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지금의 세무조사는 대통령의 언론에 대한 평이 나오고 난 뒤
곧바로 한꺼번에 언론들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고 정부소유의 언론기관들을 통해, 또한 안티조선운동등을 통해 형성되었던 언론들에 대한 불만을 가진 시민단체들의 힘을 쉽사리 빌어 여론몰이를 하면서 언론을 정권의 입맛에 맞도록 변화시키려고 하는 의도가 풍기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언론들이 문제가 많은 건 사실이다. 족벌언론이란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친인척체제, 족벌체제로 세습제를 굳히고 있는
우리 언론들의 모습은 반성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것보다도 더욱 심각한 것은 언론을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변화시키려는 행위이다.

미국에서도 이러한 일들은 많이 일어났다. 미국의 역대대통령들이 기자들에 대해 품은 불만은 이보다 더 심했으면 심했지 덜하지는 않았다.

아예 뉴스일간지들이 편을 갈라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곳이 미국이란 곳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조폭적 언론이란 말을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가장 언론이 발달된 곳이 바로 미국이 아니던가? 그리고 그걸 인정하는 데서 미국의 다양성은 출발한다.

한때 미국에서도 일간지를 폐간시키는 등 대통령들이 직접적으로 언론을 바꾸고자 한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초기의 기록을 보면 그러한 내용들이 많이 나온다.

그러나 지금은 불만을 터트리더라도 그걸 보도자료나 요청을 통해 시정하려고 하지 그걸 직접적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언론의 폐해보다도 그 언론을 자신의 의견에 맞게 바꾸려고 하는 것이 더 민주화에 역행하는 것이란 걸 이해했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수단이 있다고 그걸 쓰고 싶은 유혹에 넘어간다면 그 당시는 고칠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또다시 그러한 일이 벌어져야 하는 것인가?

그것에 대한 답은 단연코 NO일 것이다.

어떠한 일에 대해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 정책에 대해 칭찬해주지 않는다고 비판한다면 그건 언론을 단지 정권의 정책을 찬양해주기를 바라는 기능을 해주길 바라는 것과 틀림이 없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조폭적 언론이니 개혁반대세력이니 불만을 터뜨릴 게 아니라 묵묵히 일관성있는 정책을 통해 실천하고 그 결과에 대해 평가를 받는 것이 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 클린턴이 언론에게 그토록 비난받았지만 결국 그의 업적에 대해선 전 미국언론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당장에 칭찬을 해주지 않는다고 그에 대해 세무조사등을 통해 압박을 가하는 것은 결코 정권이 취해야 할 태도는 아니다. 그것도 그 의도가 명백히 보이는 상황에선 말이다.

정권은 정책으로 심판받아야 한다. 그 잘잘못을 어떻게 정권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단 말이가? 그건 언론의 몫이 아니던가? 그 대신 올바른 언론이 설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무엇보다도 전시성의 갑작스런 세무조사가 아니라 탈세등에 대한 꾸준한 조사와 상속세등의 실천여부, 지나친 판촉행위등 탈법적 행위에 대한 단속등 기존의 언론사들이 지니고 있던 강력한 헤게모니를 깨뜨리고 다른 대안언론사들이 대중들에게 선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데 정권은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정권 자신들을 칭찬해주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언론이 언론으로서 자신들의 의견과 색깔을 분명히 내고 그 언론을 국민들이 보고 선택할 수 있고 여론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나라가 결국 민주화된 나라라 칭할 수 있다.

여기에 정권이 개입되어선 안 된다. 어떠한 순수한 것도 정권의 의도가 개입되는 순간 그 순수성은 물들여지고 만다.

그 점을 지금의 정권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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