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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지도부  2024.2.28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와 지도부 202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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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도 해도 너무한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내일 쌍특검 표결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의총 시작 바로 직전에 민주당이 선거구 획정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지금 쌍특검 표결을 안 하겠다고 통보해 왔다"라면서 "무슨 이런 정치가 있나.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것 아니냐"라고 말했습니다. 

쌍특검법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법안입니다. 지난해 12월 28일 국회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하면서 재표결이 필요했습니다. 

당초 민주당은 29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을 표결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27일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기존 합의된 선거구 이외에 부산 지역 선거구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와 국민의힘에 재표결 연기를 통보했습니다. 

쌍특검 표결 미뤄질수록 불리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통화를 하고 있다. 2024.2.28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리는 의원총회에 입장하며 통화를 하고 있다. 2024.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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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민의힘 의원총회 분위기를 전하는 <연합뉴스>의 사진 제목은 "분위기 어두워진 국민의힘", "어두워진 표정의 윤재옥 원내대표", "심각한 국민의힘"이었습니다. 쌍특검 표결 연기가 이토록 국민의힘 분위기를 어둡게 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쌍특검법이 국회를 다시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현 297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합니다. 최소 198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이러려면 국민의힘에서도 최소 17명 이상 이탈표가 나와야 합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현역 의원 중 공천에서 배제된 의원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서울 강남과 대구, 경북 공천이 미뤄졌는데 일각에선 쌍특검법 표결을 염두에 두고 현역 이탈표를 막으려고 발표를 최대한 미루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만약 국민의힘이 현역 의원들의 쌍특검표 이탈을 막기 위해 공천을 미뤄왔다면 분위기가 어둡다는 해석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선거가 불과 40여 일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처럼 공천 발표를 미뤄두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쌍특검법 재표결 연기는 단순하게 이탈표 방지만을 위한 문제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총선과 가까운 날짜에 쌍특검이 논의될수록 윤석열 정권 심판론은 힘을 얻게 됩니다. 선거구 획정 문제가 남아 있어 야당도 마냥 늦출 수는 없지만 최대한 여당에 불리한 시점까지 연기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조용하다는 국민의힘 공천, 물밑에선 잡음과 반발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부산 사상구 단수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송숙희 예비후보가 삭발을 하고 있다. 2024.2.23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부산 사상구 단수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송숙희 예비후보가 삭발을 하고 있다. 202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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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공천이 다른 당에 비해서 유례없이 비교적 조용하고 잡음 없이 진행되고 있고 오히려 그것 때문에 '감동이 없다'라는 소위 '억까'(억지로 비판)를 하시는 분도 있으신데, 이런 조용한 공천은 역대 유례가 잘 없다."(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난 26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민주당의 공천은 시끄럽다며 국민의힘 공천이 조용하다고 자랑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를 보면 마냥 조용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송숙희 예비후보는 부산 사상구 단수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23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삭발식을 했습니다. 이 지역은 장제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김대식 예비후보가 단수공천됐습니다. 송 예비후보는 장 의원이 사학 출신 가신인 김 예비후보를 밀어줬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염오봉 전 국민의힘 성남시 수정구 당협위원장은 단수공천된 윤용근 예비후보의 자녀 캐나다 국적 취득과 아들의 군대 면제 등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민의힘 공관위가 윤 예비후보의 단수공천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현역 불패'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현역 의원 대부분이 공천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28일 처음으로 지역구 현역 의원 탈락자가 나왔습니다. 2차 경선 지역구 현역 의원 18명 중 전봉민(부산 수영),  이주환(부산 연제), 김용판(대구 달서병) 등 3명이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들은 모두 초선 의원입니다(관련기사: TK 현역 82% 생존... 국힘 "김건희 특검 고려 없었다").

지난해 국민의힘 당혁신위원회는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친윤 장제원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김기현 당시 대표는 총선 불출마 요구를 거부하고 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28일 발표된 울산 남구을 경선에서 살아남았습니다. 

그동안 언론에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공천을 두고 이런저런 잡음과 반발은 존재했습니다. 모든 선거구의 공천이 끝날 때까지 조용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태그:#국민의힘, #쌍특검법, #공천, #현역불패, #410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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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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