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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 관련 막말 논란과 관련해 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산지부 (사)부산장애인부모회가 부산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도 이 자리로 나와 공개 사과했다.
 발달장애인 관련 막말 논란과 관련해 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산지부 (사)부산장애인부모회가 부산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도 이 자리로 나와 공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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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세상에 부정적인 존재로 (인식되며) 우리는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내 아이가 천대받지 않고 그저 평범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단 하루도 발 뻗고 자본 적이 없다. 가족에게 오롯이 전가된 그 사회적 부담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 할 말이 아니었다."

도우경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산지부 (사)부산장애인부모회 회장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도우경 회장의 발언을 듣던 같은 처지의 다른 부모들은 착잡한 마음에 고개를 푹 숙였다. 일부는 화난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 듯 굳은 표정을 풀지 못했다.

후폭풍에 고개숙인 오 구청장, 정책 협약도

체감온도가 영하 7도까지 내려간 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부산 북구청을 찾아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주 오태원 북구청장이 한 간담회 자리에서 "죄가 있다면, (발달장애인을) 안 낳아야 되는데 왜 낳았노"라는 발언으로 막말 논란을 일으킨 지 1주일여 만의 일이다.

장애인과 가족들의 반발, 관련 보도가 쏟아지면서 오 구청장이 부산장애인부모회를 만나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고, 이날 공개 사과가 이루어졌다. 발달장애인을 낳은 게 죄가 된 이들이 "말로만 하는 사과는 수용할 수 없다"며 오 구청장의 공개적 대응을 요구하면서다.
 
도우경 (사)부산장애인부모회 회장이 24일 북구청 앞 기자회견에서 사과한 오 구청장을 향해 쓴소리를 던지고 있다.
 도우경 (사)부산장애인부모회 회장이 24일 북구청 앞 기자회견에서 사과한 오 구청장을 향해 쓴소리를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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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산지부 (사)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자회견에서 공개 사과하고 있는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산지부 (사)부산장애인부모회 기자회견에서 공개 사과하고 있는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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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합의에 따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등은 규탄집회를 취소하고 오 구청장과 함께 북구청 앞에 섰다. 장애인과 가족들, 언론의 카메라를 마주한 오 구청장은 당시 발언으로 상처를 줘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자신 또한 발달장애인 가족 중 한 명이란 사실도 언급하며 관련 정책의 개선을 약속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오 구청장은 공식 사과뿐만이 아닌 장애인 복지정책 추진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공개했다. 재발을 막고 향후 제도개선까지 이어가겠단 뜻이다. 오 구청장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내 발달장애인 주거생활지원서비스 시범서비스 확대, 평생교육센터 설치·운영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도우경 회장 등은 오 구청장의 사과를 수용하면서도 "혐오의 빗장을 풀지 말라" "장애인 차별·편견 조장에 단호히 반대한다"라는 의견을 힘주어 덧붙였다. 앞서 발언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말한 '동료 시민'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더 이상 죄지은 자가 아니라 장애라는 개성을 가진 사람이 같이 살아가는 사회"를 바랐다.

대구에서 왔다는 한 자폐성 장애인은 장애인을 향한 편견에 힘겨움을 드러냈다. 그는 "당사자로 정말 많이 분노했다"라며 "우리에게 대못을 박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같이 마이크를 잡은 윤종슬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표는 구청장의 사과, 합의가 제대로 지켜지는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윤리위 여는 국민의힘 징계절차 들어갈까

기자회견 마무리로 구청장의 막말 논란은 일단락된 듯 보였으나, 여진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았다. 사과 현장을 지켜본 더불어민주당 북구의회 구의원들과 일부 시민들이 항의를 계속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과로 끝날 게 아니라 오 구청장이 물러나야 한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징계 여부에 대한 여당의 결정도 남아있다. 오 구청장의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의 중앙윤리위는 20일 긴급회의에 이어 이날 관련 안건을 심의한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징계 개시 여부를 먼저 따지고, 진행한다면 이후 소명 절차가 이어진다"라고 밝혔다. 오 구청장의 사과 결과도 심사에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이 부분도 다 반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관련 막말 논란과 관련해 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산지부 (사)부산장애인부모회가 부산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은 이날 현장으로 나와 공개 사과했다.
 발달장애인 관련 막말 논란과 관련해 24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산지부 (사)부산장애인부모회가 부산 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인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은 이날 현장으로 나와 공개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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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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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오태원, #북구청장, #발달장애인막말논란, #징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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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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