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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가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야권 추천인 옥시찬, 김유진 위원 해촉 결의안을 의결한 가운데, 해당 위원들이 양천구 방심위 회의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맨 왼쪽부터 윤성옥, 옥시찬, 김유진 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가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야권 추천인 옥시찬, 김유진 위원 해촉 결의안을 의결한 가운데, 해당 위원들이 양천구 방심위 회의실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맨 왼쪽부터 윤성옥, 옥시찬, 김유진 위원.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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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이렇게 폭력적인 회의는 처음이다. 어안이 벙벙하다." - 김유진 방심위원
"위원장이 야권 추천 위원들의 발언을 일방적으로 제지했다." - 옥시찬 방심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청부민원 의혹을 받는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을 비판한 두 야권 추천 위원(김유진·옥시찬)의 해촉 건의안을 의결했다. 당사자들은 즉각 반발했고, 방심위 노조도 류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의 방송 장악 시도가 본격화한 모양새다.

방심위는 12일 오전 10시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19층 대회의실에서 임시 전체회의를 열어 '폭력행위, 욕설·모욕, 심의업무 방해와 비밀유지 의무 위반 등 범법행위 대응에 관한 건'을 처리했다. 세 야권 추천 위원(김유진·옥시찬·윤성옥) 설명에 따르면, 이날 전체회의에 참석한 여권 추천 위원(류희림·황성욱·김우석·허연회)의 전원 찬성으로 김유진·옥시찬 위원에 대한 해촉 건의안이 통과됐다.

이제 두 위원의 해촉 여부는 윤 대통령의 몫으로 넘겨졌다. 윤 대통령이 해촉안을 재가하게 되면 현재 여권 추천 위원 4명, 야권 추천 위원 3명으로 구성된 방심위 여야 구도는 4대 1이 된다.

두 위원은 그동안 류 위원장의 청부민원 의혹과 의사일정 차질 등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 옥시찬 위원은 지난 9일 열린 방송소위 회의에서 류 위원장의 해명을 요구하며 "네가 위원장이냐 XX"이라고 욕설하며 퇴장했다. 김유진 위원은 지난 3일 전체회의가 여권 추천위원(류희림·황성욱·김우석·허연회) 전원 불참으로 무산되자 기자간담회를 열어 안건(청부민원 의혹 해명 등) 발의 취지를 공개했다.

1시간반 비공개 회의... "발언권 심각히 제약"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전체회의가 12일 오전 양천구 방송회관 19층 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되어, 야권 추천 2인(옥시찬, 김유진)에 대한 해촉 결의안을 의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전체회의가 12일 오전 양천구 방송회관 19층 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되어, 야권 추천 2인(옥시찬, 김유진)에 대한 해촉 결의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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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전체회의가 12일 오전 양천구 방송회관 19층 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되어, 야권 추천 2인(옥시찬, 김유진)에 대한 해촉 결의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회의장 입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 전체회의가 12일 오전 양천구 방송회관 19층 회의실에서 비공개로 진행되어, 야권 추천 2인(옥시찬, 김유진)에 대한 해촉 결의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회의장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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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체회의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반 가량 비공개로 진행됐다. 방심위는 회의에 앞서 촬영·취재기자 20여 명의 방청을 불허했다. 회의가 끝난 직후 취재진과 만난 세 야권 위원은 류 위원장이 청부민원 의혹에 대한 해명과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외면하고 자신들의 일부 행동을 문제 삼아 해촉을 추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김유진 위원은 "이미 공개된 안건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에게 편의상 자료를 제공하고, 방송소위에서 청부민원 의혹이 있는 류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짧게 표명했을 뿐인데 '비밀유지 의무 위반'과 '회의 진행 방해'에 해당된다니 둘 다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해촉 건의안보다 오늘 회의 진행 방식에 더 충격을 받았다"며 "류 위원장의 청부민원 의혹과 관련한 지난 회의 안건을 검토하는 과정조차 없었고 야권 추천 위원들은 발언권을 심각하게 제약받았다. 여권 추천 위원들은 이런 류 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에 어떠한 문제 제기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옥시찬 위원도 "(류 위원장과)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떠나게 돼 송구스럽다"며 "류 위원장은 야권 추천 위원들의 발언을 일방적으로 저지하고 중단시켰다. 총선 승리를 위해 여권에서 이익을 도모하고 있는 것 같은데, 방심위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시급히 강구돼야 한다"고 밝혔다.

위 두 위원의 해촉 건의안 의결을 지켜본 윤성옥 위원은 "오늘 전체회의는 여권 추천 위원들의 주관적 평가와 감정에 따라 이뤄졌다. 폭행죄, 비밀유지 위반 등 법률 검토 없이 오직 다수결 표결로 해촉이 건의됐다"며 "이런 사례가 반복된다면 앞으로 방심위 심의위원을 통한 언론 검열과 통제가 언제든 가능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심위 직원 149명, 류 위원장 권익위 신고... 1인 시위도 예정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가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야권 추천인 옥시찬, 김유진 위원 해촉 결의안을 의결한 가운데, 해당 위원들이 회의실에서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옥시찬, 윤성옥, 김유진 위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가 12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야권 추천인 옥시찬, 김유진 위원 해촉 결의안을 의결한 가운데, 해당 위원들이 회의실에서 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옥시찬, 윤성옥, 김유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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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노조는 전체회의가 끝나자 곧바로 반발에 나섰다.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방심위지부는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방송회관 17층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이해충돌 문제에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고 공익신고자를 위협하는 류 위원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준희 방심위지부장은 "청부민원 의혹에 대해서는 한 마디 말도 없이 적반하장으로 공익신고자를 트집 잡고, 문제를 제기한 야권 위원들의 해촉을 건의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라며 "모든 직원이 방심위를 불신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를 수호하는 보루가 된 방심위는 전면적인 퇴진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됐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오늘 방심위 사무처 직원 149명이 국민권익위원회에 류 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행위에 대한 단체 공익신고를 접수했다"며 "모두가 공익신고자가 되어 류 위원장의 신속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스스로의 양심을 지키며 방심위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지부장이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심위 회의실에서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행위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지부장이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심위 회의실에서 ‘류희림 방심위원장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행위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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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노조는 다음 주부터 방송회관 앞에서 류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방심위 직원뿐만 아니라 언론노조 등 유관 단체도 참여할 예정이다. 또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과 공동 변호인단을 구성해 공익신고자에 대한 불이익 조치가 있을 시 법적 대응하기로 했다.

청부민원 의혹은 지난해 9월 류 위원장이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뉴스타파 '김만배-신학림 녹취파일' 인용 보도 관련 심의를 요청하는 민원을 넣게 하고, 이 사실을 인지하고도 기피 신청 없이 안건 심의에 참여해 방송사들에 대한 징계를 주도했다는 내용이다. 지난달 23일 방심위 내부 직원이 국민권익위에 신고를 접수하면서 알려졌다. 류 위원장은 내부 감찰을 지시해 사실상 제보자 색출에 나섰고, 검찰에도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태그:#김유진, #옥시찬, #윤성옥, #방심위, #해촉건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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